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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돈다네~

문득 지난 봄에 술을 담궜다는게 생각이 났다. 근데 어디있지? 송순주도 담았고 더덕주도 담았고 기타등등 송순주는 봄에 소나무 순이 한참 올라오는 철에 그 순을 꺽어 담은 거다. 누가 한병 주길래 마셔봤는데 그 향이 기맥히더라구~ 나무꾼의 성화에 담긴 했는데 어디 있는지 못 찾것네... 더덕주는 뒷골에 씨가 날라가 절로 수년 자란 애들인데 작정하고 삽들고 가서 캔 애들로 담은 거다. 문득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뒤져봤다. 저 술 사진을 찍어올리니 나무꾼 첫마디가 군침돈다고... 하이고~ 말은 안 하지만 저걸 탐내는 사람이 또하나 있지! 저걸 봤으니 조만간 쳐들어오겠군!!! 술은 담궈도 먹을 사람이 없으니 그냥 창고에 묵혀져 있다. 황매실주도 벌써 몇년째~ 잊혀져 있고... 옻술도 송담주도~ 술을 보고도 잊으..

산골통신 2022.12.11

이리도 새초롬하니 추울 땐~

아궁이 앞에 퍼질러앉아 군불을 때야한다. 아침나절엔 참 맑고 푸른 하늘이 점심 무렵이 되어가면서 저리 꾸무리하게~ 잔뜩 찌푸려지더라... 하늘도 심경의 변화가 사뭇 무쌍하야~ 종잡을 수 없어라... 이럴땐 모조리 긁어다가 불싸질러야한다! 마을회관에서 호출~ 오리백숙을 나눠먹자고 오란다. 사실 공적으로 일을 해야할땐 가지만 뭐 먹자고 할땐 안 가는데... 아주 집 앞에 서서 불러제끼네!!! 못 들은 척~ 귀먹은 척해봐도 소용없어... 전화를 해대니께... 뭐 까이꺼 가지 뭐~ 아침 먹은지 얼마 안 되지만... 가서 맛나게 먹고 설거지 나서서 쓱싹 후딱 해치우고 눈치껏 빠져나왔다. 막판에 화투판이 벌어지려고 하더라고... 노는데는 잼병인 산녀인지라 참 어렵고 힘든 자리가 노는 자리여~ 어쩔겨 이렇게 타고났는..

산골통신 2022.12.10

겨울 햇살

낮시간은 꼭 봄날같다. 털모자 목토시 털장갑끼고 두툼한 옷에 털장화까지 완전무장하고 나선 길이 참... 난감... 덥더라~ 뭐 그래도 추운 것보다는 낫지!!! 얼었던 상당 연못 물이 녹고 그 안에 살고있는 물고기들이 줄지어 헤엄치며 노니더라~ 언뜻봐선 어디 물고기가 있어?! 그러겠지만... 거뭇거뭇 제법 많으! 요즘 매일 산에 가니까 봉덕이는 신났다! 온몸으로 신남을 표현한다! 같이 물멍하다 내려왔다. 솔잎이 떨어져 연못가를 덮어서 작아보이지만 꽤 깊고 넓은 연못이다. 비도 눈도 안 내리는 겨울인데 물이 제법 많고 봉덕이가 디디고 선 곳까지 물기가 느껴진다. 저 물이 이 산골마을의 상수원지였다. 그 옛날 마을사람들이 몇개밖에 없는 우물물에 의존하다가 삽과 괭이로 뒷산에서 마을까지 물길을 파서 파이프를 묻..

산골통신 2022.12.08

멧돼지 흔적

멧돼지들이 겨울에도 자주 내려온다. 다른 계절에 비해 먹을 것도 줄어들고하니 당연한 거겠지만...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다보면 멧돼지들이 들쑤시고 다닌 흔적들이 많이 눈에 띈다. 특히나 우리 밭은 주 공략대상인지 지들의 화장실로까지 쓰는듯... 몇년째 저 곳에 똥을 싸무져놓는다! 산밭에도 코로 킁킁거리며 파뒤집은 흔적이 여기저기... 딱 보면 안다. 상당의 연못도 얼었다. 봉덕이가 물을 마시고 싶어 다가갔는데 마셨으려나? 겨울의 산밭... 그리고 겨울 숲은 썰렁하고 황량하다... 닭집 식구들은 저마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놀면서 산다. 겨울이 되면서 얼마나 잘 먹는지 모이를 적게 줄 수가 없다. 저 중에 장닭이 여섯마리라 성비균형이 안 맞는데 조만간 정리해야지. 내년 봄 서열싸움이 벌어지면 살벌하니까 그 ..

산골통신 2022.12.07

마음

솔직히 고맙다 인사받는 것은 참 어색하고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 늘 그러하다. 어려서부터 칭찬받은 적이 거의 없어서 칭찬은 나와 상관없는 단어였다. 감사하다 인사받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항시 나무꾼을 앞세우고 산녀는 뒤에 숨는다. 그리고 베풀고 나누고 하는 일들을 앞장서 하는 건 나무꾼의 전매특허이기도 하니까 산녀는 그냥 뒤에서 숟가락 하나 얹으면 되었다. 산녀는 우리 먹고 쓰고 남은 것들이 있으면 두루 나누는 쪽이고 나무꾼은 우리 먹을게 있거나 없거나 상대편이 필요하다 싶으면 그냥 갖다준다. 없어도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서 준다. 그래서 산녀가 붙여준 별칭이 해결사다... 그걸 도무지 이해를 하지 못해 한동안 갈등도 있었다. 가정이 없는 사람이면 그려려니 하는데 어린자식들을 키우기 급급했던 시절에..

산골통신 2022.12.07

일복은 타고났다.

식전 마당에 내려서서 하늘을 바라보니 잔뜩 찌푸려져있더라. 그래도 그리 춥지 않고 바람도 없어서 얼마나 다행이냐 속으로 안도를... 그짝 김장 일정에 맞추려면 오늘 오전 중으로 절여야 오늘 밤이나 내일 새벽에 씻어 건질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한다. 나무꾼은 이따 저녁 늦게야 도착할터이니 천상 산녀 혼자 해야한다. 뭐 언제는 혼자 안 했나 뭐~ 새삼스럽게시리 ㅎㅎㅎ 해마다 이 단체에 보내는 김장배추 절이기는 항상 혼자 했었다. 비닐하우스 안 배춧골 두 고랑~ 희한하게 가을이 길어서 볼품없던 배추들이 막판에 힘을 내어 속이 찼다. 그래도 반 정도가 포기가 부실해 은근 걱정이 되던차 며칠 전에 이웃 아지매가 스물두 포기를 선뜻 가져가라하셔서 얼른 가서 영차영차 실어다 놨었다!!! 복받으실겨유~ 아지매! 갑자기 ..

산골통신 2022.12.03

온세상이 꽁!

내일 절여야 할 배추들이다. 반은 이웃이 줘서 가운데골에 세워놨고 양쪽 두 고랑 배추들 중에서 나머지 반이 충당될거다. 아직 안 뽑았다. 한파가 온다해서 서둘러 부직포를 덮어씌웠다. 아무리 배추가 추위에 강하다한들~ 기왕이면 안 어는게 더 좋지! 내일 오전 해 올라와서 따셔지걸랑 배추 다듬어서 소금에 절일거다. 올해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모르고 편히 있다가 된통 마음 고생 중이다. 마당 수도전이 꽝꽝 얼어 오전엔 물이 안 나온다. 마당을 가로질러 아랫채로 가는 온수 선도 땅 속에서 얼었는지 온수도 잘 안 나온다. 참 기맥힌 추위다!!! 해서 배추 절이기는 우리집은 좁아서 안되고 비어있는 엄니집에서 하려고 통이란 통은 크기별로 죄 동원해서 갖다놨다. 큰 고래통 하나면 되는데 너무 덩치가 커서 문으로 들어..

산골통신 2022.12.02

추운 날엔 이거~

그냥 이것 세 가지만 넣고 바글바글 끓여묵었다. 워낙 어묵을 좋아하기도 하고 표고가 남은게 몇송이 있었고 얼가리배추 마지막으로 거둬놓은게 있어서... 대충 육수 내어서~ 후후 불면서 건져먹으니 뱃속이 따끈해지더라... 아이들이 보고 일본 스끼야끼 같다고~ ㅎㅎ 뭐 어때! 나 먹기 좋으면 되지... 여기에 해물이랑 고기랑 이것저것 폼나게 넣으면 일급 요리 되겠지만 뭐 그딴거 없으니 담백 단순하게 내꼴리는대로!!! 어제는 참 추웠다. 하지만 그분들의 김장일정에 맞춰주려면 좋은게 좋은거라고 아무 생각 안 하고 먼길 다녀왔었다. 오늘 도착한다고 우체국카톡 알림 뜨더라~ 우리나라 빠른나라 좋은나라 ㅎㅎㅎ 문제는 배추를 절여야 하는데 아침나절엔 마당 수도가 얼어서 물이 안 나온다는거... 오전내내 그려려나 지금 시..

산골통신 2022.12.01

겨울철 소소한 일거리

오늘 아침 닭집에 들여다보니 물이 얼었더라. 주전자에 뜨거운 물 담아가지고 가서 부어준다. 닭들이 목마르면 얼음을 쪼아먹기도 하더라. 마당냥이들 봉덕이 물그릇도 얼어서 뜨거운 물을 부어 얼음 깨주고 다시 물 담아줬다. 마당 수도가 햇살이 올라와서 한참 있어야 물이 나온다. 한짝 구석에 놓아둔 물그릇에 냥이 발자국이 콕 찍혀있더라! 물 마시려고 왔는데 얼어서 저리 발만 대보고 갔나벼! 보일러랑 마당 수도 모터들이랑 비닐하우스도 매일같이 한바퀴 돌면서 살펴야 한다. 이제 겨울철이라 신경 좀 써야한다. 그리고 올 겨울 새로 생긴 일거리~ 아쉬람터 연못 물고기들 밥주기! 도시 연못에 있을땐 일주일에 한번 줬다는데... 이제 아기식구들이 대거 늘어났으니 사흘 간격으로 줘야하지 않으려나... 춥다고 안 움직이면 나..

산골통신 2022.11.30

끝없는 월동채비...

언제 쉬려나 ㅎㅎㅎ 엄니집 심야전기보일러 고장~ 도시장정이 이번에 월동채비 한다고 수도랑 이것저것 단속하고 갔는데 다음날 보니 난방수랑 온수 온도가 9도여... 잉... 보일러 업체에 연락해서 와보고는 이건 한전 소관이라고... 한전에 연락했는데 언제 온다는 말이 없네... 하염없이 기다리는 중! 그바람에 일오재 보일러도 퍼뜩 떠올라 아이쿠 거길 잊어버렸구나... 부랴부랴 겨올라가서 보일러 가동시키고... 참 까묵을게 따로있지~ 큰일날뻔... 비닐하우스 문에 이중 보온막 둘러치고 군데군데 찢어진 곳 찾아서 땜빵하고! 요샌 비닐하우스 땜빵하는 테이프가 있어서 척척 잘라 붙이면 된다. 오늘은 쉴 수 있겠다 싶어 맘 놓고 있으면 어디선가 뭔가가 툭툭 치듯 일거리를 제공한다. 아직 아니야 여기도 손봐야해~ 하듯..

산골통신 2022.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