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1832

공사를 시작하다.

일단 봉덕이부터 격리시키고~ 찬찬히 설명을 한 다음 마당 저짝 나무에 묶어놨다. 한 며칠만 견뎌라! 잔뜩 불만스러운 표정이긴 하지만 제딴엔 이해를 했는지 가만 있더라. 우짤겨!!! 굴뚝 쪽 모퉁이 벽이 저모냥이 됐다. 저러니 지네가 들끓지… 바깥 벽만 그런 줄 알고 안쪽은 살펴보지 않았는데 안일했다. 집 앞 길에 옛 도랑이 있었는데 그걸 마을 전체 도로 포장을 할 때 하수 파이프를 묻어 물길을 뺐다고 알고 있다. 아마도 내 짐작에 그 도랑의 물길이 새어나와 집 벽을 침범한 듯 싶다. 일단 오늘 아침 7시부터 일꾼들이 와서 방바닥을 다 깨고 있다. 바닥 걷어내고 구들장 걷어내고 등등 일이 많다. 파보니 저 부분만 그렇다고… 한시름 놓겠네. 공사하는 김에 창고로 쓰고 있던 곳에 바깥 화장실 하나 실내 화장실..

산골통신 2024.05.03

몽땅 묶어야만~

샤스타데이지와 수레국화의 습격! 말 그대로 점령당했다~ 텃밭이고 다니는 길이고 간에 쟈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터잡고 자라더라! 뉘 뭐라하겠노~ 지들 씨가 거기 떨어져 싹이 텄는걸! 나가란다고 순순히 방 빼줄 애들도 아니겠고~ 천상 산녀가 이리저리 교통정리를 해줄밖에!수레국화가 쳐들어온 상추밭~ 그 옆의 볼장 다 본 시금치밭에는 미처 못 들어갔던가보더라. 녹색 끈으로 일일이 붙잡아 말목도 박아 묶어줬다. 안 그러면 상추들을 뒤덮어서 못 자라게 하더라고~ 그건 상도덕에 어긋나지 야들아?! 같이 살자구!!!드나드는 문 앞에도 한덩치하는 수레국화가 브로크 틈바구니에서 싹이 터 크게 자랐더라구! 세상에나… 그래 그놈도 묶어주고~ 들락거리는데 걸리적거리기는 하지만 꽃이나 보고 그 담에 니 처분을 생각해보자!!!야들은..

산골통신 2024.05.02

선택과 집중~

선택과 집중~ 잘 못하는 일 중 하나다. 산녀 눈에는 그저 나물이고 꽃이고 그다지 갈구치지 않으면 냅두는 게 풀이라… 마당이고 밭이고 간에 좋게 말하면 자연스럽고 안 좋게 말하면 풀투성이인 무질서한 상황이다. 그걸 어제 반성이란걸 쪼매 하고 호미를 들었다. 꽃은 꽃이고 나물은 나물이고 풀은 풀이다! 적재적소에 살 곳을 정해줘야 한다. 꽃밭이라 경계를 지은 곳에 쳐들어온 풀들은 그게 설사 나물일지언정 가차없이 뽑아버리거나 옮겨주었고~ 번식력이 좋아 마구 터잡고 뒤섞여 사는 애들도 적당히 무리를 지어주고 뽑을 건 뽑아버렸다. 서너 시간 마당에서 살았더니 그럭저럭 꽃밭과 마당이 구분이 되어지더라! 그동안은 꽃밭인지 마당인지 당췌 구분이 안되었던지라 정신사나웠었거든… 아침나절엔 고추밭에 말목 좀 때려박아주고 옥..

산골통신 2024.05.01

미나리 농사?!

이 산골마을 가운데 아주 아주 오래된 큰 우물이 하나 있는데 마을 공동우물터였더랬다.오랜 세월이 지나 집집마다 개인 지하수관정을 파면서 이 우물은 잊혀졌고 방치되었다.그 우물 한참 바로 밑에 우리 논이 있는데 이 우물 물길이 논을 관통하는듯하더라. 항시 논에 물이 그득하여 수년 전에는 물막이 공사를 한 적도 있었다. 도랑으로 물 내려오는 소리가 콸콸 날 정도로 수량이 많다.이 물로 그 아랫논 그 아래 아랫논까지 벼농사를 지을 수 있을 정도였다나…그 도랑에 미나리가 언제적부터인가 자라고 있었다. 미꾸라지도 많고~ 막힌 도랑 칠 때 삽질 한 번에 미꾸라지가 쭉쭉 빠져나가는 걸 볼 수가 있었지.해마다 모내기철 앞두고 논둑 보수하고 논 삶기 전에 미나리를 벤다.도시장정들이 미나리를 베러 온다.이건 뭐 미나리를 ..

산골통신 2024.04.29

아침풍경~

대략 아침 6시나 7시경 눈뜨자마자 창을 열고 마당으로 나간다.일상이다.초봄엔 이른 아침 공기가 무척 차서 꺼려졌었는데 이젠 상쾌하고 개운하게 느껴진다.목단~ 캐서 옮길 때는 얘가 살을까 싶었는데 잘 살고 꽃까지 저리 피어주니 너무 고맙더라.노랑이랑 자줏빛도 있는데 이 아이가 제일 먼저 피어났다.향플록스~ 다들 심어보라고 권해도 시큰둥했었는데 얘가 이리 멋진 아이였다니…이어 하얀색도 필것이니 어우러지면 진짜 이쁘겠다!공조팝 두 그루를 화분에서 키우다가 모과나무 아래에 심어줬다. 나중 커지면 대단하겠는걸~ 살짝 전지를 해줘가며 키워야지.죽단화 즉 겹황매화가 울타리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이제 밖에서는 마당이 안 보인다. 눈이 부실정도로 꽃이 피었다. 집 앞뒤로 둘러쳐 심었더니 좋구만! 나무꾼이 자꾸만..

산골통신 2024.04.27

연장 욕심!

최근 본 연장에 확~ 꽂혀 이날까지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제초와 흙파기가 가능한 휠~ 이라는데 기존 예초기에 부착시켜서 쓰는 거란다.산녀가 쓰려면 엔진예초기는 겁나서 힘들고 전동예초기를 새로 사서 부착시켜야 한다.위의 것이 제초휠이고 아래 것이 흙파기휠이다.각각 기존 예초기에 부착시켜 쓰는거란다.동영상을 보니 간단한 텃밭에는 관리기도 필요없겠고 헛고랑 풀잡는 건 일도 아니겠고~고로 산녀가 어제오늘 이틀 걸려 한 감자밭 헛고랑 풀메고 북주는 일은 힘들이지 않고 한큐에 드르륵 할 수 있다는 거!!!문제는 요 물건이 중국산이라는 것이고~해서 신용이 안 간다는 것이고~ 조만간 한국 것이 나오면 좋겠다는 것이고~그렇다는 거이다!!!손목과 손가락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호미질이 힘들어지니 자꾸만 최첨단?! 연장에 눈길..

산골통신 2024.04.26

우찌된 일인지 내도 모린다.

나무꾼의 일터다. 다니러 오신 분들과 회원 분들이 이번주에 보낸 나물들을 다듬고 계신다. 산녀는 재료만 드릴테니 다듬어 반찬 만드는 건 알아서들 하시라 했다. 원래는 나무꾼이 집을 떠나 혼자 있으니 밑반찬 개념으로 몇가지씩 반찬을 싸보냈었는데… 우찌된거이 슬금슬금 식구!!! 들이 불어나서 많으면 열댓명?! 적으면 대여섯명 같이 밥을 먹는단다. 역쉬 나무꾼이여!!! 절대 혼자는 못 먹지! 조금이라도 꼭 나누고 같이 먹고 하는 사람인지라…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부모가 좋은걸 구해 몰래거둬먹여도 동네 친구를 소리쳐 불러 우리집에 맛있는거 있다! 와서 같이 먹자! 해서 어머니를 매우! 곤란하게 한 유별난 아이였단다. 그 습이 어딜가나~ 지금까지도 그러하다!!!쪽파 참나물 미나리 상추 취나물 두릅 엄나무순 달걀 ..

산골통신 2024.04.24

어느 봄날~

그냥 여기저기 쑤시고 쏘댕기며 일하다 놀다가 그런 나날들이었다. 생각나는대로 눈에 띄는대로 닥치는대로 일을 한다. 머릿속에 아무리 계획이 서 있다한들 제때 생각이 안 나면 도로아미타불이니 생각나는 즉시 그 일을 해치워야만 했다. 이젠 그런 세월이 왔다.작년에 태어난 병아리가 올해 암탉이 되어 첫 알을 낳기 시작했는데 알둥지는 큰 닭들이 차지하고 안 내줬나… 뒷쪽 구석탱이에 지푸라기와 닭털을 모아놓고 거기다 알을 소복하게 낳아놓았다! 그걸 딱 열하루째 발견했다는 거이지… 알 열한 개~ 초란은 알이 작다. 초란만 구해다 먹는 사람들도 있다더라!작년에 삽목해둔 국화들을 대거 상당 축대 위에 줄줄이 심었다. 나무꾼의 성화에 안 심을 수가 없었다는!!! 타래붓꽃도 도랑 양쪽으로 대거 이사시키고~ 삽들고 땅부터 파..

산골통신 2024.04.23

한바퀴 돌면 얻을 수 있는…

오늘 잊지않고 산에 올랐다. 어제 본 엄나무순이 오늘 지나면 쇠어버릴것 같더라고~ 어제는 좀 어려서 따기를 망설였는데… 엄나무 가지가 너무 높아 결국엔 꺾어야했다. 역시나 원순이 내일이면 쇠어서 안된다. 오늘 오길 잘했네! 원순만 따도 바구니 하나 그득일세~ 곁순은 큰 아이들만 따고 냅뒀다.걷는대로 눈에 띄는 취나물 뜯는 재미에 또 한움큼~야생두릅나무가 많아 거기서도 한움큼~ 금새 가져간 바구니 그득 찼다. 고마운 일이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도랑가에 자라고 있는 아직은 좀 어린 미나리 한움큼 베어서 가져가야지… 그러면 오늘도 풀떼기밥상이 차려진다.넘의살 좀 구어서 미나리랑 쌈싸묵으니 절로 소주 생각이 나더라~참나물 한움큼 베어와서 다듬었더니 한 바구니~ 참나물은 따로 키우지 않고 그냥 천지사방 지들맘..

산골통신 2024.04.17

비 그친 후 땡볕…

어제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가 오고 그쳤는데 오늘 새벽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잠이 깼다. 오늘도 일 못하려나~ 싶었는데 오전에 개이는구만! 그러더니 바로 땡볕이여! 유럽사람들 홀딱 깨벗고 뛰쳐나올 그런 땡볕!!! 참 희한한 날씨로고… 뭐 그러거나 말거나 일거리 있나 두루 살펴보니 감자골 싹이 우후죽순 돋아있구만~ 슬쩍슬쩍 비닐 안에서 싹 올라오는 애들 끄집어내주었다. 비닐을 안 씌우고 심으면 그럴 일이 없는데 풀땜시 비닐멀칭을 하니 감자싹들이 천지분간 못하고 위로위로 돋아나다가 비닐에 막혀 그대로 두면 싹이 녹아버린다. 대충 눈치봐가며 그럴 조짐이 있는 애들을 꺼내줘야한다. 이웃 감자밭은 시푸르둥둥 싹이 너울너울 벌써 좋은데 우리밭은 뭐 파먹은양 여기저기 드문드문 삐죽삐죽 돋아나있어 ㅎㅎ 도시에서 온 이..

산골통신 202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