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연말연시라네~

산골통신 2024. 12. 31. 20:53

음 그렇군…
또 한 해가 후딱 가는겨~
까이꺼 간다는데 보내고 눈물 쓰윽 닦고 새 해를 씨익 웃으며 맞이해야지!

새 달력을 방 마다 걸었다.
농협달력 농약방달력은 마당에 연장앵글에 걸어두고
시골살이연구소 밥상 농자연달력은 마루랑 주방에 걸어뒀다.

이제 하루 남았네!
하루하루가 쌓여 이틀이 되고 일주일이 되고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되고…

겨울이라 밭에 일거리는 없고 물도 땅도 얼어서 마당식구들 닭장식구들 물그릇 얼음 깨주고 뜨신 물 부어주는 일이 전부다.

햇살 따신 낮에는 온실방에 들앉아 책이나 뒤적거리고
뭘해먹을까 끼니마다 고민씩이나 하고 산다.

바깥 세상에 대한 관심은 끊으려고 나름 애를 쓴다.
알려고 하면 할수록 더 절망적으로 되어서 정신건강을 해치기 일쑤다. 감정이입이 되면 몇날며칠 힘들어지거든…
그저고저 무사무탈…
그저고저 평안하길…
이른 아침 한바퀴 돌다가 내처 산까지 올라가다 만나는 엄니아부지 묘소 앞에 두손모아 되뇌인다…

마당냥이들 중 까만아이가 둘이 있는데 최근 두 마리가 같이 있던 적이 없어서 그놈이 이놈인지 이놈이 그놈인지 당췌 모르겠다가 며칠전 두 놈을 같이 만났다!
아이구 니들 둘이 같이 본 건 참 오랜만이네~ 난또 한 놈이 죽은 줄 알았다…
삼색이와 까망이 둘 뚠뚠이 고등어 노랭이가 겨울철 사냥이 힘든지 마당으로 밥먹으러 오더라…
봉덕이 산책길에서 만나면 따라오기도 하고…
오늘도 큰 까망이와 삼색이가 산에서부터 저아래 냇가까지 따라왔다.
냇가에서 물 마시던 고라니를 만나 봉덕이가 쫓아가는 바람에 그 고라니는 황급히 냇가 물을 첨벙거리며 건너 저편 산자락으로 도망갔다.
봉덕이 녀석 씩씩거리며 끝까지 눈으로 쫓더라.

오늘밤이 지나면 새해구나.
어떤 한 해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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