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시작한…
처음엔 시레기를 삶을까 말까를 재고 또 재다가 다 늦은 시각에 발동이 걸려서 가마솥을 떼내어 마당에 걸고 불을 때기 시작~
마를대로 마른 시레기를 걷어와서 한 솥 그득 넣었다.
자꾸만 도시장정들이 가져가는 바람에 우리먹을거 삶고 이역만리 사는 형제에게 두 박스 그득 보내고 나머지는 숨겨뒀다.
그러다 다 삶고 난뒤의 저 아까운 숯불 어쩔거야~
감자를 구워도 좋겠고 등등 이야기를 하다가 딸아이가 주섬주섬 고기 한봉다리를 꺼내오네~
그리 시작한 삼겹살 숯불굽기~
옹기종기 모여앉아 한 옆에 모닥불 피워놓고 불멍하다가
고기도 굽다가 먹다가 급기야 김치도 꺼내오고~
그래도 숯불이 남아 아까운지라 라면까지 끓이게 되었네 그랴…
하다보면 늘 이렇게 끝나게 되어있다.
공간과 재료는 다 있고 하기만 하면 되니까…
저녁을 뭘 먹지~ 하다가
작은아이가 슬금슬금 꺼내온 고기로 인해 시작된 즉석 바베큐~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늘 이렇게 해먹어왔기 때문에 언제든 할 태세가 되어있다.
산녀는 그저 장작과 김치만 대령해주면 될 뿐!!!
아이고 잘 무따~
덕분에 봉덕이도 들냥이들도 얻어먹고~
한겨울 어느날 이렇게 한 끼 때웠다는 뭐 그런 하찮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