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들이 겨울에도 자주 내려온다.
다른 계절에 비해 먹을 것도 줄어들고하니 당연한 거겠지만...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다보면 멧돼지들이 들쑤시고 다닌 흔적들이 많이 눈에 띈다.
특히나 우리 밭은 주 공략대상인지 지들의 화장실로까지 쓰는듯...
몇년째 저 곳에 똥을 싸무져놓는다!
산밭에도 코로 킁킁거리며 파뒤집은 흔적이 여기저기...
딱 보면 안다.
상당의 연못도 얼었다. 봉덕이가 물을 마시고 싶어 다가갔는데 마셨으려나?
겨울의 산밭... 그리고 겨울 숲은 썰렁하고 황량하다...
닭집 식구들은 저마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놀면서 산다.
겨울이 되면서 얼마나 잘 먹는지 모이를 적게 줄 수가 없다.
저 중에 장닭이 여섯마리라 성비균형이 안 맞는데 조만간 정리해야지. 내년 봄 서열싸움이 벌어지면 살벌하니까 그 전에...
7마리 병아리들은 잘 크고 있다.
희한하게 봄여름에 까나오는 병아리들보다 초겨울 서리 내릴 무렵에 까나온 애들이 훨 건강하게 살아남는듯...
저 중에 장닭이 또 몇 마리나 나올려는지...
또 달걀을 심심찮게 낳아서 알 모으는 재미가 좋다.
아기냥이 세마리는 이제 아기란 말이 안 어울릴 정도로 많이 컸다.
아침저녁으로 닭집에 오르내리는 산녀를 막 따라댕기는데 그러다가 닭집 닭들을 좀 노리는 불상사가... 이놈들! 니들 그러면 안되는 거야!
똘망이는 어쩌다 눈에 띄는데 집에 오면 산녀의 기척을 찾아내고 딱 모퉁이에 서서 기다린다.
봉덕이 때문에 집 마당엔 안 들어온다.
마당냥이들은 각자 자기 겨울 동굴을 마련했는지 그 속에 들어가 잘 안 나온다. 아주 햇살 좋을때만 나와서 해바라기를 하더라. 집냥이인 지지와 봉이는 많이 늙었다. 이제 내년이면 14살인데 사람나이로 치면 일흔 넘은 건가...
털관리도 통 안 하고 밥도 적게 먹고 잠만 잔다.
봉덕이는 절대 집으로 안 들어가고 밖에서 자는데 저거 안 추울까 싶어서 작은아이가 겨울에 태어난 송아지들이 입는 옷을 사서 보냈다.
근데 입나 이놈이!!! 절대 안 입으려고 도망가고 주저앉아 버리는 걸...
안 입으려면 말아라~ 니 춥지 내가 춥냐?!
아침마다 얼어버린 물을 녹여 새로 부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큰일거리다. 잠깐 다른 일 하다 놓치면 얼음을 쪼아먹고 핥아먹고 있더라구!
다들 겨울을 잘 살아내고 있다.
나만 잘 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