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온세상이 꽁!

산골통신 2022. 12. 2. 18:30

내일 절여야 할 배추들이다.
반은 이웃이 줘서 가운데골에 세워놨고 양쪽 두 고랑 배추들 중에서 나머지 반이 충당될거다. 아직 안 뽑았다.

한파가 온다해서 서둘러 부직포를 덮어씌웠다. 아무리 배추가 추위에 강하다한들~ 기왕이면 안 어는게 더 좋지!

내일 오전 해 올라와서 따셔지걸랑 배추 다듬어서 소금에 절일거다.
올해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모르고 편히 있다가 된통 마음 고생 중이다.

마당 수도전이 꽝꽝 얼어 오전엔 물이 안 나온다. 마당을 가로질러 아랫채로 가는 온수 선도 땅 속에서 얼었는지 온수도 잘 안 나온다.
참 기맥힌 추위다!!!

해서 배추 절이기는 우리집은 좁아서 안되고 비어있는 엄니집에서 하려고 통이란 통은 크기별로 죄 동원해서 갖다놨다. 큰 고래통 하나면 되는데 너무 덩치가 커서 문으로 들어가질 않는다구!!!

심심한 봉덕이~
마당냥이 중 뚠뚠이랑 저리 논다. 유난히 뚠뚠이하고만 저런다.

날이 참 춥다!
아침나절 해 뜨면 한바퀴 돌고 해지기 전에 한바퀴 돌고 그러곤 일이 없다!

사람 소리도 안 나고 봉덕이 짖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이라 적막하기 그지없는 산골이다.

사람 구경하려면 마을앞으로 한참 나가야 하려나~ 거기 가도 사람 구경 못한다. 다들 집안에 들앉아있어서...

해지기 전에 봉덕이랑 산으로 들로 한바퀴 휘휘 돌고 들어왔다.
사람 만나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산녀는 주로 마을 뒤 산으로만 돌아댕긴다.

내려오다가 아쉬람터 연못 물고기 밥 주려고 보니 연못물이 얼어있네... 물길이 들어오는 쪽만 안 얼고 모조리 얼었다.
할 수 없이 얼지 않은 쪽에 먹이를 좀 뿌려주고 왔다. 다들 물 속에서 어찌 살려나... 참 대단한 추위다!

산골은 참 외롭다. 적막강산이란 말이 딱이다.
적성에 맞는 산녀같은 사람만 살지 사람 좋아하는 이들은 못 살거다!

이번 추위가 가시면 솔갈비 한 푸대 긁으러 산에 갈거다.
이 긴긴 겨울 뭐하고 놀지 궁리를 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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