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 앞에 퍼질러앉아 군불을 때야한다.
아침나절엔 참 맑고 푸른 하늘이 점심 무렵이 되어가면서 저리 꾸무리하게~ 잔뜩 찌푸려지더라...
하늘도 심경의 변화가 사뭇 무쌍하야~ 종잡을 수 없어라...
이럴땐 모조리 긁어다가 불싸질러야한다!
마을회관에서 호출~
오리백숙을 나눠먹자고 오란다.
사실 공적으로 일을 해야할땐 가지만 뭐 먹자고 할땐 안 가는데...
아주 집 앞에 서서 불러제끼네!!!
못 들은 척~ 귀먹은 척해봐도 소용없어...
전화를 해대니께...
뭐 까이꺼 가지 뭐~
아침 먹은지 얼마 안 되지만...
가서 맛나게 먹고 설거지 나서서 쓱싹 후딱 해치우고 눈치껏 빠져나왔다. 막판에 화투판이 벌어지려고 하더라고...
노는데는 잼병인 산녀인지라 참 어렵고 힘든 자리가 노는 자리여~ 어쩔겨 이렇게 타고났는걸~
콩깍지 모아둔 거 한아름 담아갖고와서 다 처땠다. 불땀이 좋구만!
울 나무꾼이 산녀 사주엔 특히 화가 부족하니 불을 많이 때면 좋단다! 해서 올겨울 주구장창 군불 때란다!!!
사주 역학 명리학 스승에게 하산해도 좋다라는 말을 들은 나무꾼이 봐준 사주인지라 뭐 맞것지~ ㅎ 근데 아뉘~ 장작을 패주고 불을 때라고 해야지! 저리 아름드리 통나무만 쌓아두고 때라면 우쨔?!?!
안되면 돠게하라~ 는 신조로 사는 산녀인지라 시방 인터넷 쇼핑몰을 싸그리 뒤지고 있다!
디월트 무선 전기 충전식 톱이 가장 좋다고!!!
근데 비싸네...
음... 음... 질러볼까?!
1년 농사지어 현금화 할 수 있는 농작물이 쌀밖엔 없는데...
뭐 하여튼 그렇다고! 닭집엔 서열싸움이 시작된 모양이다!
장닭 한 마리가 머리가 피투성이가 된채 눈도 못 뜨고 구석에 처박혀 있다. 모이통 근처에도 못가고 찌그러져있네...
저놈을 격리시켜서 따로 살게 해야하나 고민이다...
아니면 성비면에서 장닭이 많으니 알아서 개체조절하게 냅둬야하나...
닭을 키우면 별일을 다 신경써야한다.
서열쌈이 봄이나 되어야 할 줄 알았더니 겨울이 좀 따뜻하니 지들도 착각을 했나...
오늘 똘망이의 비밀 하나를 알았다.
이놈이 온동네 집집마다 가서 밥을 얻어먹고 산다네?!
다들 이놈을 알더라고!!!
아뉘 아뉘~ 밥 못 먹고 댕길까봐 무쟈게 신경써서 챙겨줬더니만~ 오만군데에서 다 밥상을 차려줬던거야?!
한 아지매가 저 고양이가 꼭 와서 차려준 밥을 먹고 간다고!!! 그래서 사료값이 한달에 몇만원 들어간다고!!! 으잉?!
하이고 똘망아~ 니 이름값은 하는구나! 세상에 난또 그런 줄도 모르고 굶고 댕기는 줄~ ㅋ
완전 산녀 호구 만들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