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시간은 꼭 봄날같다.
털모자 목토시 털장갑끼고 두툼한 옷에 털장화까지 완전무장하고 나선 길이 참... 난감... 덥더라~
뭐 그래도 추운 것보다는 낫지!!!
얼었던 상당 연못 물이 녹고 그 안에 살고있는 물고기들이 줄지어 헤엄치며 노니더라~ 언뜻봐선 어디 물고기가 있어?!
그러겠지만... 거뭇거뭇 제법 많으!
요즘 매일 산에 가니까 봉덕이는 신났다!
온몸으로 신남을 표현한다!
같이 물멍하다 내려왔다.
솔잎이 떨어져 연못가를 덮어서 작아보이지만 꽤 깊고 넓은 연못이다.
비도 눈도 안 내리는 겨울인데 물이 제법 많고 봉덕이가 디디고 선 곳까지 물기가 느껴진다.
저 물이 이 산골마을의 상수원지였다.
그 옛날 마을사람들이 몇개밖에 없는 우물물에 의존하다가
삽과 괭이로 뒷산에서 마을까지 물길을 파서 파이프를 묻고 집수정을 만들어 그 물을 스무가구 남짓되는 집집마다 연결해서 식수로 썼었다.
그뒤 세탁기가 나오고 집에서 샤워하는 습관이 생기면서 물이 딸리자 이런저런 분란과 갈등 끝에 집집마다 개인 지하수 관정을 파면서 잠잠해졌고
그뒤 저 물은 잊혀졌다!
몇년이 지났나... 산녀네가 저 곳에 매실과수원을 만들고 이런저런 작물을 키우는 밭을 만들었을때 저 물의 존재는 알았으나 정확한 위치는 몰랐었다.
마을 어르신들께 물어도 강산이 몇번 변한지라 딱히 모르겠다고... 어느해부터인가 특정 주변 나무들이 죽고 그 일대가 늪지대처럼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이곳이구나 싶더라구... 도시장정들과 나무꾼 등등 합세해서 포크레인 동원해서 그 물줄기를 찾아 따로 빼는 공사를 했는데 정작 그 물 파이프를 못 찾았었다! 물은 어디선가 째어나오는데...
그 지점에 큰 우물세멘놋깡을 깊이 묻고 물을 가두려고 공사를 하는데 역시 물이 빠르게 그득 고이더라!!! 다들 만세를 위치며 이제 물때문에 고생은 안 하겠구나 싶었고 저 물이 넘치면 자연스레 연못으로 흘러들어가게끔 아랫 땅에 연못을 팠지!!!
허거걱! 약 3미터 팠나...
세멘놋깡에 그득 고여있던 물이 일시에 밑으로 싸악 빠져나가는거야!!! 이게 뭔일?!
공사하던 연못으로 우다다가 내려가보니 콸콸 물줄기가...
이 뭐냐?! 왜 이리로 빠져나오냐?!
다들 놀래서 더 파보니... 세상에나...
파이프가 쨘! 그 옛날 마을 사람들이 곡괭이로 파서 묻었던 그 파이프!!!
그게 세상에 드러났네!!!
아무도 어디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던 그 물줄기를 우리가 찾았다!
그 바람에 그 거대한 세맨놋깡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연못에는 물이 그득그득... 넘칠까 우려되어 물길을 빼는 파이프도 연결했다.
수질은 일급수다.
쎄하고 강하고 단맛이 난다. 살아있는 물맛!
이 물을 물탱크로 연결해 상당 전체 식수겸 생활용수로 쓰려고 계획은 세워놨다.
다만 때가 아닌듯 실행이 안되고 있을 뿐...
아뉘 뭔 말 하다가 이 이야기로 새버렸네...
하여간 상당연못 물은 그런 사연이 있다.
또하나의 샘이 하나 있다.
생전 울엄니가 마을에 경비를 내어 만든 샘이다. 뒷산 밑 벼랑 아래 암반 위로 솟는 물줄기로 옹달샘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세맨놋깡을 묻어 우물로 만들었었다.
그 물을 낙차를 이용해 농사도 짓고 약수로도 떠가고 등등
오랫동안 인기가 있었지...
오갈데없이 오두막에 살던 어떤 모녀가 식수로 길어다 쓰기도 했었고... 그 옹달샘 우물이 어느해 2년 연달아 폭우가 내리고 산사태가 나서 묻혀버렸다.
다만 밖으로 낸 호스가 살아남아 끊임없이 물은 흘러나온다.
그 물을 맞은편 외지인이 가끔 활용하고 있나보더라...
산녀가 그 샘의 사연을 이야기해주고 잘 써달라고 했으나 아무 생각이 없더라...
언제고 포크레인 구할 수 있을때 파내야지!!!
그거 울엄니가 살려낸 옹달샘이야...
그 옛날 아무도 샘물을 활용하려고 생각을 안 했을때 엄니가 두 군데에 샘을 만드셨다.
나머지 샘물 하나는 지금 아쉬람터 연못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지.
이 세군데 샘물은 어지간한 가뭄에도 안 마른다!
마을 곳곳에 방치된 옛우물과 옹달샘에 가보면 묻혔거나 물이 말라있더라구...
이야기하다보니 별 이야기 다 나오네...
뭐 그렇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