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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파악하기

이 궁벽한 산골짝에서 지구본을 앞에 두고 팀 마샬의 지리의 힘 1~2권을 읽고 있다. 저자가 기자출신이라 그런가 육하원칙에 의해 따박따박 써내려간지라 읽기는 참 수월했다. 총균쇠 코스모스 사피엔스 제3의침팬지 문명의붕괴 어제까지의세계 메크로폴리스 눈에 보이지않는 지도책 국기에 그려진 세계사 국가로 듣는 세계사 미국을 만든 50개주의 이야기 상상속의 덴마크 이탈리아의 사생활 지극히 사적인 네팔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육천년 빵의 역사 우유의 역사... 지중해 세계사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가이아의 정원 농부철학자 피에르 라비 미움받는 식물들 과일길들이기의 역사 우크라이나 이야기 히든밸리로드 성냥과 버섯구름 식사에 대한 생각 그외 기타등등~ 이 겨울에 읽어치운 책들이다. 다만 정독은 아니다!..

산골통신 2023.01.28

춥다~

방콕이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불고 공기는 차갑다... 마당 물그릇도 하루종일 얼어있고 닭집 물통도 꽝꽝이다. 해가 적당히 올라왔을 무렵 슬금슬금 기어나갔다. 뜨거운 물을 한주전자 그득 받아들고 차례차례 나가면서 물을 채워준다. 마당냥이들 물그릇에 부어주니 오르르 모여들어 물을 마시네... 배고픔보다 목마름이 더 컸나보다. 닭집에 올라가 물그릇 채워주고 모이 한 바가지씩 부어준다. 서열쌈이 한창이라 장닭 한놈이 눈도 못 뜨고 찌그러져있다. 저놈을 잡아야할까 아니면 그냥 죽게 냅둬야할까... 쟈들은 싸울 때 눈을 공격하나보더라~ 그리고 닭벼슬도~ 쌈이 치열해지면 닭벼슬과 머리통 전체가 피투성이가 되어있다. 날 풀리는대로 장닭들 몇마리 잡아야겠다. 봉덕이 산책 중 이웃 소 축사에서 본 광경... 지나가는 ..

산골통신 2023.01.24

봉덕이의 산책

아까 낮에 봉덕이의 산책줄이 담겨있는 바구니를 정리한다고 뒤적거렸다가 그만~ 봉덕이에게 걸렸다! 산책줄 만지는 소리만 나면 어디 있던지간에 순간이동하여 산녀 바짓가랑이를 부여잡는다!!! 산책줄이 망가져서 줄이 자동으로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기능이 션찮아져서 그것좀 고쳐야하는데... 이놈이 눈치없이 덤비네~ 우야겠노~ 나가야지! 계획에 없던 산책을 나서야했다. 그래 나가는 김에~ 달걀 네 판을 주섬주섬 싸들고 금동할매네 두 판 그 이웃 복실이네 두 판 갖다줬다. 집에 사람기척이 없길래 문 앞에 두고왔네. 뭐 설이라고 인사치레로 줄 게 마땅찮고 달걀이라도 맛이나 보라고~ 전엔 매실액을 몇병 드렸는데 그건 남아있을 거 같고 다음번에 더 드리기로 하고... 마을에 집집이 다 돌리기도 글코 달걀이 아쉽다싶은 두 ..

산골통신 2023.01.19

꼭 저 물을 마시더라~

마당에 사는 아이들은 샘가에 둔 물그릇 물을 잘 안 마신다. 꼭 방티연못 물을 기어이 마시더라구... 저 물과 샘물이 뭔 차이가 있나... 지하수 샘물이 더 깨끗하지 않나?! 항시 그게 의문이었다. 오늘 아침 아랫채에 사는 지지 할매가 저 항아리 수반 물을 마시고 있더라! 며칠전 노랭이와 뚠뚠이 삼색이도 이 물을 마시는 걸 봤었다. 마당 아이들은 그려려니 했는데 방에 사는 지지까지?! 허참! 방에 깨끗한 물이 항시 있는데?! 마루방이 생긴 뒤로 아랫채 방문을 낮동안엔 열어둔다. 지지와 봉이가 나와서 돌아댕길 수 있게... 지지와 봉이 자매는 올해 14살이다. 사람 나이로 치면 여든 정도가 아닐까 싶네. 도시 살다가 산골로 와서 적응하며 살기가 참 힘들었지싶다. 고양이털을 기맥히게 싫어하는 나무꾼 덕분에 ..

산골통신 2023.01.17

굳이 초록을...

인간이 본래 이리 성급한가~ 아니면 이 산녀가 참을성이 없는 건가~ 뭐 어쨌든! 요즘 이 곳에서 노상 산다. 비가 연 사흘째 이슬비도 아닌 부슬비도 아닌 것이 내린다. 응달 눈도 다 녹았다. 마치 봄비가 온듯 날씨는 그러하나~ 이 비 그친 뒤에 올 추위가 은근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랫채 마루방에 화분 몇 개를 더 들여놨다. 정리를 해야하는데 되려 더 갖다 놓는~ 생일선물이라고 이름붙여져서 온 아이들이다. 트리안 셋 개운죽 여섯~ 그리고 옹기 수반 두 개 자갈 두 봉지 숯 세 개 꼬마 항아리 셋 그냥 주섬주섬 담아놨더니 저래 되더라~ 트리안이 수경재배가 되던가?! 봐뒀다가 안되면 흙 화분에 심어야겠다. 진달래 두 그루 명자나무 두 그루 파서 화분에 들였다. 진달래는 어린 2년생일때부터 키운 애인데 여엉 ..

산골통신 2023.01.15

정리가 필요해...

하나씩 둘씩 갖다 놓은 화분들이 갑자기 많아져버렸다. 처음엔 추위에 견딜까 싶어 좀 강한 애들부터 갖다놓기 시작하다가 의외로 마루방이 따시고 낮에는 막 온실처럼 땀이 날 정도로 더워서 마구마구 갖다놨더니만~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플라스틱 화분들이라 모양새가 볼품없고~ 다들 그래서 이태리 토분이니 독일 토분이니 뭐 그런걸 사들이나보더라고~ 아직까진 화분 욕심은 없는데~ 앞으로는 모르겠네~ 대낮 햇살은 너무 강해서 챙이 넓은 모자를 써야만 한다. 툇마루에 앉아있는데 막 뜨거워!!! 뭐 이런 일이... 마치 여름처럼 땀을 흘리며 일을 해야했다구~ 트리안 화분을 금이 간 항아리를 엎어놓고 그 위에 올렸다. 얘는 막 치렁치렁 늘어지는 애라 좀 높아야 한다. 조만간 어찌어찌 정리를 해야하는데 정신 사납다구~..

산골통신 2023.01.11

봄을 기다리는 성급함...

12월 추위를 견디고 1월 그리고 설이 얼마 안 남은 달력을 보면서... 그리고 몇차례 연이어 내린 눈이 따뜻한 기온에 다 녹아버린 지금... 한낮 햇볕에 땀이 날 정도고 마루방에 앉아있으니 마치 봄이 서둘러 온듯... 뭐 그러했다. 마침 딸아이가 보낸 꽃모종 포트들을 받아들고 함박 웃음이 터졌다. 이야~ 좀만 견디면 봄이다!!! 제라늄 8포기 후크시아 2포기 실라 구근 2알 스카비오사 1포기~ 겨우내 농원 온실에서 크던 아이들이라 아주 꽁꽁 싸매져서 왔다. 아직 어린 모종이지만 몇놈들은 꽃대를 달고 있더라구... 좀더 키워서 큰 화분으로 옮겨줘야지. 제라늄 빼고는 첨 보는 애들이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라고 이쁜 꽃들을 보거나 정원을 보면 사진을 찍어 보내거나 유튜브 링크를 걸어준다. 오늘도 여백서원이라..

산골통신 2023.01.10

간만에 손님~

큰아이 손님이 다녀갔다. 어려운듯 어렵지않은 그런 손님... 딱히 산골밥상을 차리게 되면 입맛에 안 맞을까하여 샤브샤브로 준비했다. 채소야 뭐 텃밭 비닐하우스에 있고 샤브용으로 몇가지만 구해놨었다. 먹기는 우리들이 포식했고 정작 손님은 도토리묵에 꽂혀서 한대접 다 먹고 갔다나~ 해서 도토리묵 쑤어놓은거 모조리 싸줬다. 달걀도 네 판이나 실어주고 속이 안 찬 배추들 쌈싸먹으라 한 바구니 담아주고 햅쌀로 가래떡 뽑은거 한 봉다리 넣어주고 또 뭐더라... 뭐 하여간에~ 줄까 물어서 좋다 하는 것만 준다. 빈말로라도 됐다고 하면 안 준다 ㅎㅎㅎ 직접 만든 거라면서 디저트용 빵과자들을 한 봉다리 주고갔다. 입호강할 생각에 입이 씩 올라간다! 가끔 당 충전용으로 요긴하거든~ 샤브상 차림을 하면 따로 반찬을 안 해서..

산골통신 2023.01.09

눈 또 눈~

밤새 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내린 눈이 다 녹기도 전에 다시금 눈이 내리다. 올해는 눈이 참 푸짐하구만~ 눈사람 만들고 놀 아이들도 없는데 말이지... 봉덕이랑 마당냥이가 아침에 돌아댕긴 흔적~ 닭집 올라가는 비탈길을 한참 쓸어내는데 아기냥이 세 마리가 뭔 재미난 일 있는가보냐 하고 쫓아댕기더라~ 일단 빗자루로 쓸고 삽작거리는 깔끼로 끌어냈다. 이번 눈은 물기가 많아 참 무겁더라! 닭집 안은 평화롭다! 모이를 많이 주면 그 순간만은 평화가 찾아오고 다 먹고나면 서열쌈이 시작된다. 눈이 닭집 안까지 쳐들어와 쌓여있다. 봉덕이는 마치 북극여우처럼~ 삽작거리 마당 닭집 가는 길까지 눈을 치운 다음~ 따끈히 데운 우유 한 잔... 해올라오는 즉시 녹아내리는 눈 구경 하고 앉아있다. 바람이 좀 분다. 처마밑으로 ..

산골통신 2023.01.07

한가한 겨울햇살아래...

참으로 오랜만에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그동안엔 바람이 불어서 추웠거든! 간만에 봉덕이를 데리고 상당에 올라갔다. 나가 놀고싶어 안달복달하던 봉덕이~ 꿈적도 안하는 산녀를 향해 별꼼수를 다 부렸으나... 몸이 션찮아 방콕을 하는 산녀... 우짤겨~ 오늘은 그래도 몸이 우선하야... 봉덕이 산책용 목걸이를 들은 순간! 나르듯이 산녀 앞에 순간이동하야 딱 대기하는 봉덕이!!! 어여 문 열으라고 발길질이 막 거칠다! 느긋하게 산책하는 모습이 아니라 막 끌려가는 모양새가 되어 숨이 턱에 차도록... 상당에 올라가 목걸이를 풀어주니 쏜살같이 사라지다! 근 열흘만에 온 건가? 일주일?! 그 며칠새 고라니가 사철나무잎과 접시꽃 잎사귀를 뜯어잡수시다! 아직 맥문동잎은 놔둔 걸 봐서는 덜 배고픈가보다... 봄이 오기..

산골통신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