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그동안엔 바람이 불어서 추웠거든!
간만에 봉덕이를 데리고 상당에 올라갔다.
나가 놀고싶어 안달복달하던 봉덕이~ 꿈적도 안하는 산녀를 향해 별꼼수를 다 부렸으나...
몸이 션찮아 방콕을 하는 산녀... 우짤겨~
오늘은 그래도 몸이 우선하야... 봉덕이 산책용 목걸이를 들은 순간! 나르듯이 산녀 앞에 순간이동하야 딱 대기하는 봉덕이!!!
어여 문 열으라고 발길질이 막 거칠다!
느긋하게 산책하는 모습이 아니라 막 끌려가는 모양새가 되어 숨이 턱에 차도록...
상당에 올라가 목걸이를 풀어주니 쏜살같이 사라지다!
근 열흘만에 온 건가? 일주일?!
그 며칠새 고라니가 사철나무잎과 접시꽃 잎사귀를 뜯어잡수시다!
아직 맥문동잎은 놔둔 걸 봐서는 덜 배고픈가보다...
봄이 오기 전에 맥문동잎도 싹싹 뜯어먹을게다~
멧돼지들 다니는 길이 반지르르하다.
이 상당에 오가는 산식구들이 멧돼지 고라니 산토끼 오소리 너구리 삵쾡이 족제비 그리고 매
산새들이야 뭐 늘 자유롭게 오가고~ 꿩 중에서 장끼들이 가끔 발밑에서 푸다닥~ 길게 날아오른다.
연못가에 둔 벤취에 소나무 그늘이 져서 햇살 비추는 곳으로 옮겨놨다.
여름에 다시 그늘로 옮기더라도 지금은 햇살이 좋다!
겨울에도 할 일이 제법 있는데 이리 게으름부리고 있다.
매실나무 전지도 해줘야하고 고춧대도 말목 뽑고 치워야하고 등등 소소하게 일거리가 있는데
설이나 지나고 하자고~
설 쇠고나서 여기저기 거름도 뿌려야 하고 슬슬 일년 농사 시작해야지!
사실 설쇠고 정월대보름 지나고 나면 봄 농사철이다...
부지런한 농사꾼은 진작부터 몸 풀고 있더라~
하지만 늘 얼치기 산녀는 그거 따라하다간 골로 가니께~
뭐 대충대강 흉내만 내고 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