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간만에 손님~

산골통신 2023. 1. 9. 11:24

큰아이 손님이 다녀갔다.
어려운듯 어렵지않은 그런 손님...

딱히 산골밥상을 차리게 되면 입맛에 안 맞을까하여 샤브샤브로 준비했다.
채소야 뭐 텃밭 비닐하우스에 있고 샤브용으로 몇가지만 구해놨었다.
먹기는 우리들이 포식했고 정작 손님은 도토리묵에 꽂혀서 한대접 다 먹고 갔다나~
해서 도토리묵 쑤어놓은거 모조리 싸줬다.

달걀도 네 판이나 실어주고 속이 안 찬 배추들 쌈싸먹으라 한 바구니 담아주고 햅쌀로 가래떡 뽑은거 한 봉다리 넣어주고
또 뭐더라... 뭐 하여간에~
줄까 물어서 좋다 하는 것만 준다. 빈말로라도 됐다고 하면 안 준다 ㅎㅎㅎ

직접 만든 거라면서 디저트용 빵과자들을 한 봉다리 주고갔다.
입호강할 생각에 입이 씩 올라간다!
가끔 당 충전용으로 요긴하거든~

샤브상 차림을 하면 따로 반찬을 안 해서 좋긴한데 좀 허전한 감이 있어...
그 빈틈을 뭘로 채워야 하나 그게 좀 고민거리다...

외국에 손님들 초대해서 밥 먹는 걸 보면 일품요리만 달랑 하나 꺼내놓고 각자 개인접시에 덜어먹으며 수다떨던데...
상다리가 부러지게 그득 차려놓고 배 두들기며 먹는 우리나라 밥상 풍경에는 서양 상차림이 빈틈이 많아보이더라구...
그래도 우리도 이젠 변해야겠지?!

아침부터 날이 잔뜩 찌푸려져있다.
눈이던 비던 올듯말듯한 그런 날씨다.
기온은 높아서 응달 눈만 빼고는 다 녹았다.

산골 마을이 조용하다.
가끔 오가는 차 소리도 안 들린다.
요즘 산골사람들 안 걸어댕긴다. 꼭 오토바이나 트럭몰고 다닌다.
사람 구경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때로 혼자 중얼중얼 궁시렁거리기도 하고 봉덕이나 마당냥이들 상대로 일방통행식 수다를 떨기도 한다.
가끔 닭집에 닭들 서열싸움에 개입해 한바탕 스트레스 풀기도 하고~


새로 만든 아랫채 마루방에 들여놓은 화분들 정리하며 봄을 기다리기도 한다.
지루하나 지루하지 않은...
그런 농한기 겨울이다. 가만가만 올해 농사 규모를 짐작하고 교통정리도 하고...
그러면서 보내고 있다.

작은아이가 주문해서 보냈다는 꽃들이 기다려진다.
작약과 제라늄이라던데~ 꽃이 굉장히 화려하다고...

*** 밖에서 입맛 다시는 봉덕이~
스콘 두 개에 차 한 잔...
봉덕이가 스콘을 엄청 좋아해서 기어이 한귀퉁이 떼어줬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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