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이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불고 공기는 차갑다...
마당 물그릇도 하루종일 얼어있고 닭집 물통도 꽝꽝이다.
해가 적당히 올라왔을 무렵 슬금슬금 기어나갔다.
뜨거운 물을 한주전자 그득 받아들고 차례차례 나가면서 물을 채워준다.
마당냥이들 물그릇에 부어주니 오르르 모여들어 물을 마시네...
배고픔보다 목마름이 더 컸나보다.
닭집에 올라가 물그릇 채워주고 모이 한 바가지씩 부어준다.
서열쌈이 한창이라 장닭 한놈이 눈도 못 뜨고 찌그러져있다. 저놈을 잡아야할까 아니면 그냥 죽게 냅둬야할까...
쟈들은 싸울 때 눈을 공격하나보더라~ 그리고 닭벼슬도~
쌈이 치열해지면 닭벼슬과 머리통 전체가 피투성이가 되어있다.
날 풀리는대로 장닭들 몇마리 잡아야겠다.
봉덕이 산책 중 이웃 소 축사에서 본 광경...
지나가는 봉덕이를 본 소들이 막 쫓아오더랴~
그러고는 저렇게 봉덕이하고 눈을 맞추고 한참을 저리 있더랴...
뭐를 말하고 싶었던 걸까?
너 누구냐? 뭐하냐? 어디 가냐? 뭐 이런 걸까?
설은 잘 보냈다.
맛난거 많이 장만해서 배 두드리며 먹고 놀고 또 먹고 놀고~
예년과 다르지않게 어르신들께는 모조리 전화로 대신하고...
우리가 가지 않는 한 어르신들은 외출이 힘드시니까들...
늘 그러했듯 날 좋을때 두루 방문하는 걸로.
읽을 책을 수북히 쌓아두고 읽다가 잠이 오면 자고~
다시 깨어나 읽고 무수히 반복이다.
먹을 건 설 준비하면서 엄청나게 냉장고에 쟁여놨으니까 따로 밥할 걱정은 없다!
그저 냉장고 파먹기만 하면 된다!
설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이 산골도 집집이 들앉아서 각자 설을 지낸다.
성묘하는 모습만이 멀리서 보였고 잠시 많아졌던 마당의 차들이 싹 사라지는 걸로 명절은 끝났다.
설 쇠고 닷새째에 여자들 설이라고 회관에 모여 노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없어진듯...
그리고 대보름에 한바탕 달집태우기와 쥐불놀이랑 윳놀이 하고 노는 것도 없어지고...
없어진게 참 많다.
하지만 있다고 해도 할 사람이 없다네~
그렇게 저렇게 조용조용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