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주거니 받거니~

산골통신 2023. 1. 30. 19:30

해질무렵 봉덕이랑 산길 한 바퀴~

날이 좀 풀려서 운신할 맛이 난다.
그동안엔 잔뜩 웅크리고 살았거든!!!

멀리서 산녀를 발견한 복실이네 아지매~
뭔가를 들고 부지런히 오시네!
김치 한 포기만 더 달라고~ ㅎㅎ
며칠전 한 포기만 달라고 오신 적이 있었는데 맛이 있었나벼!
보약같은 김치라고 더 달라고~
집에 오시게 해서 세포기 정도 담아드렸다. 더 드릴래도 마다하셔서~
나중에 언제라도 가지러 오시라 했네!
그러더니 잠시 후에 금방 부친 굴전이라면서 한접시 갖다 주고 가셨다.
내 이래서 뭘 못 드린다니께요!!! 한 소리했네그랴~ ㅎ

달걀 한판 가고 녹용즙 한박스 오고
김치 한 포기 가고 굴전 한 접시 오고~
뭐 그러하다.
덕분에 저녁겸 자알 묵었네!

복실이는 그집 진돗개 이름이다.
봉덕이하고 사이는 별로 안 좋다. 왜냐하면 봉덕이가 그놈을 한번 깔아뭉개서리... 그뒤 봉덕이만 보면 죽겠다고 짖어댄다!!!
그리고 봉덕이는 이 동네 개들에게 요주의 상대다.
다들 1미터 남짓 개목줄에 묶여 사는데 봉덕이만 룰루랄라~ 마당에서 돌아댕기며 살고 또 가끔 산책이랍시고 산에 풀어놓으니 지맘대로 살거든.
그게 부럽거나 밉거나 뭐 그러한듯... 개들 세상에서도 뭔가 느끼는게 있나보더라구...

그집과 우리집의 공통점은 마을에서 왕따라는 거...
마을에서 왕따를 시킨 것도 있지만 나름 자발적 왕따이다~
요 조그만 산골에서도 지지고볶고 할건 다 한다구 ㅋ

어젯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눈이 한소큼 내렸다.
아침에 내다보니 햇살 올라오면 다 녹을 그 정도의 눈이더라.

대처 인간들이 자꾸만 산녀보고 염소 좀 키우라고 난리난리~
염소가 그리 좋다고!!!
키우기만 하면 잡는건 자기네들이 알아서 하겠노라고!
이 살람들아~ 염소는 그냥 크냐?!
풀베다 멕여야지~ 겨울엔 풀 없으니 건초랑 사료 사멕여야지~

산에 들에 묵어자빠진 땅들이 널려있으나 어느 누구도 맡아서 뭘 해보겠다고 하질 않는다.
자꾸만 산녀를 들들볶는다!

안한다니께~ 난 놀고먹을겨!
하고싶으면 그대들이 하셔~
널린게 땅이여! 큰소리 땅치고 말았다~

닭집에 드뎌 사단이 났다.
장닭 여섯마리가 서열싸움을 시작한지 꽤 되는데...
그중 한 마리가 도태~ 비실비실거리다 오늘 아침에 가보니 죽어있더라.
이놈을 뜨거운 물에 튀겨 털을 뽑을까 말까 재다가 그냥 묻어줬다.
무척 가볍더라고... 그간 못 먹었나벼~ 장닭들 등쌀에...
죽은지 얼마 안 되는지 몸이 말랑하네... 조만간 잡아야지 잡아야지 하면서 못 잡았는데~
나무꾼 오걸랑 작정하고 세마리는 잡아야겠다!
그리고 알 안 낳는 직무유기 늙은 암탉 두 마리도 잡아야겠고~ 산골살면서 소일거리삼아 키우는데 보기보다 뒤치닥거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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