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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묵을게 따로 있지...

오늘 뭐한다고 아 글씨 닭모이 주는 것을 깜박했다. 아침 일찍부터 일꾼들이 와서 땅파기에 들어갔고 오전에 KT에서 온다고 했고 등기우편이 온다고 저번처럼 어데가지 말고 딱 집에서 기다리라고 우체부 아저씨 연락왔고 보일러 아저씨 뭐 부품 설치한다고 갑자기 들이닥쳤고 해서 아침밥 먹는 것도 까묵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여간 뭔가를 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겨... 내가 닭모이를 줬나?! 갸웃?! 부랴부랴 닭집에 올라가 모이를 주고 내려오니 시간이 하매 점심때여... 닭들이 산녀 욕했을겨~ 주말에 손님들 온다니 반찬 좀 장만한다고 틈틈이 나물 좀 서너가지 뜯어다 다듬어놓고 일꾼들 일하는거 들여다보자니 참말이지 하루죙일 땅만 파네... 이럴거면 포크레인을 부를걸 그랬다고 이제서야 한탄을 하네... 그걸 몰랐단..

산골통신 2023.03.16

잔잔한 삶에 파문이...

요새 정신없다. 오늘 아침에 드뎌 보일러통을 띠어갔다. 일꾼 두 사람이 와서 심야보일러통을 해체하고 물을 도랑으로 다 뺀 다음 크레인이 와서 냅다 들고 갔다. 참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이렇게 빨리 끝날 줄 알았으면 공사를 바로 이어서 할걸 그랬다. 하지만 우짜냐~ 일은 벌어졌고... 천상 내일 공사업자가 와서 기초 시멘트공사를 할거다. 하루정도 말리고 그 다음 토요일에 새 보일러통을 크레인이 와서 놓아주고 갈거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벱... 기다리고 견디는 연습을 해야한다. 이역만리 혈육이 말하길... 모처럼 한국에 다녀간 누가 수십여 년 전에 살았던 마을을 둘러보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왔단다. 천지개벽 상전벽해인 옛 어린시절에 살았던 동네 모습을 보고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마을이 수십여 년 전과..

산골통신 2023.03.15

감자놓기

이 동네에선 감자 심는 것을 감자 놓는다고 한다. 구멍마다 씨감자 놓고 흙 덮으니까 그런 말이 생겼나보다. 오늘 감자 놓았다. 지난 주말 거름 깔고 고랑 따고 귀한 봄비 맞춘 다음에 고랑고랑 비닐을 씌웠다. 감자싹 나기엔 꽤 흙 상태가 좋네~ 요샌 감자 묻고 북주고 하는 일을 다 서서 한다. 다만 2인1조가 되어 해야하니 혼자 하는 농사엔 적당치가 않다. 허리에 바구니나 트레이를 차고 담고 하면 되는데 그러면 허리에 무리가 가지...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지 싶네~ 씨알이 자잘한 작물은 혼자도 가능하지만... 드뎌 감자 심었다. 조금만 우리 먹을 것만 했다. 그러니 일이 참 수월하게 금방 끝났다. 올해 첫 뱀을 만났다. 까치살모사인지 쇠살모사인지 그건 모르겠다. 하여간 독사다. 아쉬람터 도랑가를 ..

산골통신 2023.03.14

일이 자꾸만 커진다.

엎친데 덮친다는 말이 바로 우리 일을 두고 하는 말일게다. 심야전기 보일러 난방수통이 노후되어 판넬로 보일러집을 지어서 난방수통을 보호하기로 한 공사를 하기로 했고 하는 김에 연달아 처마를 더 길게 내고 샤시문을 달아내어 썬룸을 같이 만들고자 했지. 어제 견적을 보고 오늘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날이 추워 땅파기가 곤란하다고 내일 온다고 연기가 되었다. 마침 잘되었네 싶어 공사 자리를 청소하고 정리하고 꽃들 다 캐서 옮기고 한참 하는데 보일러통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겨... 이게 뭔 일이냐?! 보일러 업자를 불렀지! 이 보일러통 수명이 15년인데 20년이나 되었다고 이래서는 보일러 집을 짓는다해도 이게 터지면 보일러집을 뜯어내야 한다고 공사 말짱 헛수고라는... 한참을 둘러서서 머리 맞대고 의논을 한 ..

산골통신 2023.03.13

꽃 봄비 그리고 꽃샘추위...

꽃이 피기 시작한다. 산수유꽃이 어느날 문득 피었다. 응? 어느새 이렇게... 매화 꽃망울이 타닥타닥 터진다. 매화 나무 아래 수선화도... 오며가며 쪼그리고 앉아 꽃구경한다. 묵은 히야신스도... 알리움 구근을 묻어두고 잊어버렸는데 잎이 돋고~ 다들 난리다. 언덕밭 고랑을 만들다. 나무꾼이 거름 날라다주면 산녀가 거름을 펴깔고 나무꾼이 관리기로 쓱쓱 밭을 갈아주면 산녀가 고랑을 만들어나갔다. 너무 가물었던지 먼지가 풀풀 일어난다. 비가 온다니 비 좀 적시고 비닐을 씌웁시다~ 긴 고랑 두 개는 고추를 심고 작은 고랑 다섯개는 감자를 심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우리 먹을 작물만 심기로 했다. 대처에 선포했다. 이젠 고추도 감자도 무 배추도 우리 식구 먹을 것만 할거이니 그리 아소!라고... 목련이 요며칠 2..

산골통신 2023.03.12

봄농사 시작이다~

어제 오늘 일 제법 했다. 복실이네 아지매가 이제 일 시작되었다고 살살 하란다. 봉덕이 전용으로 왕겨 한 푸대 갖다 부어줬더니 꽤 좋아한다. 자꾸만 꽃밭에 들어가 뭉개고 눕고 해서 보다못해 저리 해줬다. 이제 할매가 다 된 지지와 봉이는 해가 올라오면 나와서 햇살바라기를 한다. 사람 손을 자꾸 타고 싶어하는데 아마도 나이들어 딴엔 외로움을 느끼나보더라구... 자꾸 사람 근처에 있으려고 한다. 털도 관리를 안 하는지 거칠거칠하고 좀 추레해졌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늙으면 그리 되나보다. 안아주면 가만히 있는다. 아쉬람터 밭을 트렉터가 갈아주고 갔다. 속션하게 갈았네! 역시 장비가 일을 하지 사람손으로 저리 못한다! 겨우내 안 보이던 물고기들이 눈에 띈다. 큰 잉어들은 여전히 안 보이고 아기물고기들이 떼지어 ..

산골통신 2023.03.08

경칩이라던데~

개구리는 진작 뛰어나왔고 아쉬람터 연못에 헤엄치고 놀더라~ 도랑가에는 개구리알 바글바글! 언제 저리 낳았댜?! 개구리 뛰어나왔으면 뱀도 나왔겠다... 조심해야할 철이 돌아왔다. 이젠 괭이나 낫을 호신용으로 꼭 들고 다니고 목이 긴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한다. 조심하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다!!! 도시 어느 공원 물을 뺀 연못가에 가만히 앉아있는 고양이 한 마리...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지... 어제 갑자기 도시 나드리를 하고 왔다. 급한 볼일 수습하고 또 부리나케 산골로 돌아왔네... 하룻밤 자고 느긋하게 놀다 와도 되련만... 딸린 부록들이 많아 눈에 밟혀서 그냥 눈 딱 감고 잘들 있어라~ 하고 뒤 안 돌아보고 왔네. 산녀 하루 없는 티가 억수로 났단다... 산녀 없는새 다녀간 도시장정네 식구들이 닭..

산골통신 2023.03.07

닭잡기~

울 엄니 당신 자식 닭키워서 못 잡아묵을까 노심초사~ 닭잡는 전과정을 가르치셨지. 장 담그는 것도 떡쌀 소금 가늠하는 것도 썰방아 찧는 것도 농사일 하는 틈틈이 가르치셨다. 뭐 가르친다기보다는 일 시키셨지 무지막지하게~ ㅎ 오늘 장닭 네 마리 잡았다. 한데 가마솥 아궁이에 장작불 때서 물을 따끈하게 데우고~ 물을 절대 끓이면 안 된다. 닭 살이 익어버리거든... 적당히 한 70도 그 즈음이 딱 좋더라구! 그러면 닭을 집어넣어 충분히 털을 적신 다음 좀 담궈뒀다가 꺼내면 닭털이 살살 뽑히는 게 아니고 그냥 손가는대로 걷혀진다. 날개죽지와 꽁지 깃털만 조금 힘을 줘서 뽑아내면 된다. 물 온도가 마치맞아 털 뽑기는 수월했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중식도로 탕탕 모가지 자르고 닭발 자르고~ 핏물 뺀 다음 털을 다..

산골통신 2023.03.05

뭘 해야하나~

늘 찬거리 걱정이다. 그냥 찌개나 국 하나 끓여서 먹으면 안되나~ 뭐 그래도 되긴 할게다... 안되진 않지~ 하지만 좀만 몸을 꿈적거리면 뭐라도 찬이 두어가지 서너가지 나오니까 그 재미에... 이러니 늘 일을 몰고 다닐 팔자네라~ 냉이꽃 언제 봤는지 가물거린다는 친구가 있어 사진을 찍어봤다. 해질녘에 찍어 좀 흐릿하다. 매주말 손님 약속이 잡혔다. 나무꾼이 좀 한가한가보다~ 그걸 냉큼 알고 손님들이 아무날 아무때 오겠노라고 통지가 온다. 다들 말을 안 해서 글치 매달 매주 오고 싶었을게다. 다음주중에 하나 그 다음 주중에 하나 주말에 하나 그 다음 주말에 하나 예약 당첨!!! 뭘 해먹여야 할래나~ 고민 끝에 점심은 샤브샤브 저녁은 솥뚜껑 삼겹살 구이 담날 아침은 닭백숙으로... 메뉴는 정해졌다! 니들 맘..

산골통신 2023.03.04

나무 자르기

집 뒤안 언덕에 죽나무가 너무 울창하야~ 거기를 소먹이덤불이 감고 올라가 어전스럽고 복잡하다. 겨우내 하려다가 못하고 이제서야 전동톱의 힘을 믿고 덤빈다. 배나무와 복상나무도 두어 그루씩 베어버리고~ 약을 안 치니 다 병들어 골골하니 꽃이나 보자고 냅뒀다가 이젠 그마저도 구찮아 베어버린다. 죽나무는 봄 새순이 맛있어서 냅뒀더니만 자꾸 번져서 밭이 엉망이 되니 어쩔 수 없이 일부만 냅두고 정리를 해야했다. 여기든 저기든 사람 손이 가야 말끔하다. 한해만 손이 안 가도 정글처럼 변해버린다... 몇해 묵으면 사람 손 갖고는 정리 못하고 포크레인이 들어와야 한다구!!! 전동톱이 하도 기특하야 노상 들고 댕기면서 잡목을 쳐낸다. 죽나무 한 그루 남았는데 베터리가 여영 션찮아 일단 철수~ 밥묵고 합세!!! 눈개승마..

산골통신 202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