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한다고 아 글씨 닭모이 주는 것을 깜박했다.
아침 일찍부터 일꾼들이 와서 땅파기에 들어갔고
오전에 KT에서 온다고 했고
등기우편이 온다고 저번처럼 어데가지 말고 딱 집에서 기다리라고 우체부 아저씨 연락왔고
보일러 아저씨 뭐 부품 설치한다고 갑자기 들이닥쳤고
해서 아침밥 먹는 것도 까묵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여간 뭔가를 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겨... 내가 닭모이를 줬나?! 갸웃?!
부랴부랴 닭집에 올라가 모이를 주고 내려오니 시간이 하매 점심때여... 닭들이 산녀 욕했을겨~
주말에 손님들 온다니 반찬 좀 장만한다고 틈틈이 나물 좀 서너가지 뜯어다 다듬어놓고
일꾼들 일하는거 들여다보자니 참말이지 하루죙일 땅만 파네...
이럴거면 포크레인을 부를걸 그랬다고 이제서야 한탄을 하네...
그걸 몰랐단 말여?! 왜 그리 하염없이 땅을 파대는지 몰랐는데 뭐 하여간 본인들이 저지른거 알아서 수습하시것지...
우리가 생각한 공사랑 아저씨들이 생각한 공사 규모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버려... 이렇게 큰 공사가 될 줄은...
아저씨들도 놀래고 산녀도 놀래고...
이래서는 오늘 시멘트 못 들이붓는다!!! 천상 내일 해야하는데 그러면 공기가 자꾸 늦춰지는거지...
전문가라고 해서 믿고 맡겼는데 융통성은 없는듯...
일은 꼼꼼하게 잘 챙기는데...
쪽파가 실하게 올라온다. 그것도 봄비라고 비 좀 맞았다고 쑥쑥 자라네.
이거나 다듬고 부지깽이나물이나 좀 뜯고 시금치 뜯어서 나물반찬해야지.
복실이네 아지매보고 쪽파 좀 뽑아가라고 하고 쪽파밭 고랑에 쫙 들어붙은 냉이도 좀 캐가라고 했다.
산녀만 만나면 먹을게 막 생긴다고 막 웃으신다...
봉덕이는 요새 일꾼들 올때마다 묶여지낸다.
영문을 몰라 둘레둘레 산녀만 쳐다보는데 니가 말한다고 알아듣냐... 알아들은들 어차피 묶이는걸 뭐~
어여 이 공사가 끝나야 편해질겨...
좋은 소식 안 좋은 소식~ 연달아 들리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세상사 그런거라고 맘을 달래보지만 오늘도 맥주 한 잔 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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