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감자놓기

산골통신 2023. 3. 14. 16:07

이 동네에선 감자 심는 것을 감자 놓는다고 한다.
구멍마다 씨감자 놓고 흙 덮으니까 그런 말이 생겼나보다.

오늘 감자 놓았다.
지난 주말 거름 깔고 고랑 따고 귀한 봄비 맞춘 다음에 고랑고랑 비닐을 씌웠다.
감자싹 나기엔 꽤 흙 상태가 좋네~


요샌 감자 묻고 북주고 하는 일을 다 서서 한다.
다만 2인1조가 되어 해야하니 혼자 하는 농사엔 적당치가 않다.
허리에 바구니나 트레이를 차고 담고 하면 되는데 그러면 허리에 무리가 가지...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지 싶네~
씨알이 자잘한 작물은 혼자도 가능하지만...

드뎌 감자 심었다. 조금만 우리 먹을 것만 했다.
그러니 일이 참 수월하게 금방 끝났다.

올해 첫 뱀을 만났다.
까치살모사인지 쇠살모사인지 그건 모르겠다. 하여간 독사다.
아쉬람터 도랑가를 지나는데 뭐가 똬리를 틀고 가만히 있길래 멈칫... 섰지!
가만 살펴보니 죽은 놈이여!!! 슬쩍 건드려보니 대가리가 없네...
언넘이 잡아서 대가리만 뜯어묵고 버리고 간겨!
이런건 주로 고양이들이 그러더만~
괭이에 걸어서 휙 도랑 너머로 던져버렸다.

이제 뱀 시작이구나!
싸이메트라고 토양살충제가 가장 효과가 있다는데... 고민이다.
뱀은 온데 사방 다 댕기는데 어디는 뿌리고 어디는 안 뿌리고 땅이 너른데 우짜노 말이다...
목이 긴 장화 필수로 신고 호신용 괭이나 낫도 늘 갖고 댕겨야 한다.
일년에 열댓마리는 평균적으로 잡는 것 같은데~ 올해는 좀 줄었으면 좋겠다.
특히 마당에선 만나지 맙세!!!

봄이 실종되고 바로 여름이 올 모양이다.
하루에 사계절 옷이 필요하다.

여기저기 새싹들이 막 돋아난다. 순서없이 너도나도~
잡풀들이 가장 무성하게 자라올라오고 월동 작물들은 더디다.
내일부터는 쪽파밭 풀메기를 시작해야한다.
주로 냉이가 많은데 이젠 꽃이 피니 나물로는 인기가 없고 다 뽑아내야한다.
광대나물하고 봄까치풀하고 기승을 부린다. 꽃이 앙증맞게 귀여워서 냅두고 있었더니 아주 밭을 다 덮어버리려고 덤비네!!!

밭으로 가는 물 호스를 마저 설치했다.
주로 모종 심을때 필요하고 가뭄이 들면 아침저녁 물 주느라 써야 한다.
하얀 계통 호스들은 다 걷어 치웠다. 햇볕에 노출되면 물이끼가 생겨서 분사기를 먹통으로 만들기 일쑤다.
모조리 검은색이나 노란색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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