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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안은 이미 봄~ 아니 여름!

식전 비닐하우스 안에서 일했다. 벌써 땀이 나네~ 털모자 쓰고 겨울옷 껴입고 시작했다가 모자 벗고 겉옷 벗고 급기야 셔츠까지 벗고~ 반팔 차림으로 일해야했다.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니 사철 옷을 구비해놓고 패션쇼를 해야한다.작년 김장배추 중 어린 놈들 몇을 그냥 두었더니 그대로 월동하고 저리 꽃을 피웠다. 이대로 씨앗을 받아보려고. 풀뽑다가 꺾여진 애들은 가져다 겉절이 해먹고~이게 냉이밭이지 뭐겠노? 마치 가꾼듯이 자랐다. 얘들을 뽑아놓으면 미친듯이 씨앗을 맺더라!!! 가히 그 속도가 무시무시하다.배추 몇포기만 냅두고 싹 정리했다. 저 화분들은 일손 생기면 다 밖으로 나갈 애들이다. 모종판만 남기고 싹 치워야지.갈퀴질 몇 번 했다고 좀 봐줄만 하네!그 자리에 모종판들을 줄줄이 놓았다. 조선파 참나리 루피너..

산골통신 2023.04.01

봇도랑 청소하는 날

오늘은 봇도랑 청소하는 날이다. 보감이라고 담당하는 사람이 있어서 일정을 정하고 사람을 모으고 일을 총 감독한다. 냇가 봇물을 이용해 논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무조건 한 집당 하나씩은 나와야하고 과수원이나 기타 밭농사를 지으면서 그 물을 이용하는 사람도 나와야 한다. 안 나오게 되면 벌금이 5만냥인데 그래도 안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만장일치로 벌금을 10만냥으로 올렸다! 보 이용료는 마지기당 2천원이고 일년에 한번 낸다. 까묵을까봐 바로 냈다. 아침 8시에 모여서 한 두어 시간 했다. 삽이나 갈퀴를 가지고 나가서 보 주변 묵은 덤불을 걷어내고 물길을 막는 흙더미들을 삽으로 파내올렸다. 해마다 이럴때 들불을 놓아서 검부지기들 태워없앴는데 산불 위험이 있다고 금지했다. 그래 어쩔 수 있나~ 그냥 쳐무지는 수..

산골통신 2023.03.30

풀하고 한 판~

드뎌 올해도 시작이 되었다. 아무리 붙어도 질 수 밖에 없는 그런 한 판... 밭 하나씩 하나씩 사부작 사부작 풀메기를 해나간다. 남들 하는 것처럼 토양살충제와 제초제를 확~ 뿌리고 시작하면 뭐 이런 일 안 해도 되는데... 왜 나는 이러고 있을까...어제 남겨둔 냉이가 가장 무성한 두 고랑을 해치웠다. 지난번 그것도 봄비라고 와준 덕분에 흙이 포실포실해서 호미질할 맛이 나더라.아래 언덕밭 구석탱이에 눈개승마와 취나물밭이 있는데 거기에 온통 냉이와 망초 봄까치풀 그리고 광대나물이 뒤덮고 있더라. 눈개승마 한 고랑을 삽으로 일일이 파서 지난번 죽나무 베어낸 자리로 옮겨심었다.취나물이다. 슬슬 올라온다.참나물도 참 부지런한 아이다. 따로 심지않아도 절로 씨로 뿌리로 번져나간다.눈개승마 한 고랑을 이리저리 파..

산골통신 2023.03.29

일당 마이 받아야 하는 날~

식전 일이 시작되었다. 이른 아침 마당 방티 연못 물이 살짝 얼었더라. 요며칠 그렇다. 툭 눌러보니 탁 깨져~ 공사가 끝났으니 뒷정리를 해야하는데 늘 일손은 때맞춰 없으니 천상 산녀가 해야한다.닭집 앞 밭에는 냉이로 뒤덮였다. 주말마다 손님들이 냉이 캐겠다고 해서 냅뒀더니만 그예 꽃이 피어버렸네~ 정작 냉이는 얼마 안 캐가고 기분만 내고 말았다나... 뭐 그럴줄 알았지마는 ㅋ어찌되었든 이제 뭐라도 저 밭에 심어야하니 냉이는 캐없애야한다. 풀밀어 농기구와 좁은 괭이를 종류별로 들고 올라가 한바탕 밀고 긁고 뽑고 파헤쳤다. 가장 냉이가 무성한 두 골만 냅두고 일단 철수~ 내일 합세!왜냐하면 오늘 식전부터 모래 퍼담아 나르고 돌덩이 나르고 시멘트 한 푸대 영차영차 나르고 냉가벽돌 한 무더기 나르고 등등~ 서너..

산골통신 2023.03.28

삼.시.세.끼 찍는거냐?!

지난 주말 참 웃겼다. 이거 우리 삼시세끼 찍는거 아녀?! 좀 잘해봐~ 다 태우네! 불이 너무 세다! 반죽이 너무 많아~ 쪽파 좀 더 넣어!!!아주 난리를 치면서 봄 쪽파전을 해먹었다.넘의살이랑 김치도 굽고 기어이 라면까정~역시 모닥불 불멍은 진리다! 산녀는 불담당 도시처자1은 뒤집개를 들고 도시처자2는 반죽 국자를 들고 도시처자3은 맛봐주기로~ 착착! 옆 아궁이에선 무시레기와 배추우거지가 삶겨지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다 걷어 삶아서 나눴다. 누가 봤으면 안 웃고는 못배길 그런 광경... 머리에 꽃단듯한 과년한?! 6학년 동갑 처자 넷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봄날 목련꽃그늘아래 모닥불 피워서 하루 잘 놀았다... 그 다음날엔 미나리전~ 아직 미나리가 어리고 어려 먹잘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훌훌 낫으로 쳐와..

산골통신 2023.03.27

봄비다~

그럭저럭 목마른 대지에 물 한 모금 축이는 딱 그 정도... 밤새 하염없이 내리고 뿌리고... 조용조용 땅을 적시더라! 창을 열어 빗소리를 들어가며 늦게늦게 잠을 청했다. 그러다 느닷없는 전화 벨소리에 후다닥 깨어나 받아보니 비가 와서 오늘 공사일하러 못온다는... 그때 시각이 여섯시 하고도... 하이고 안오면 그런갑다 하는디... 그길로 잠이 깨서 마당 한바퀴 텃밭 한바퀴 닭집으로 비닐하우스로 일오재로 아쉬람터로 사방 돌아댕겼다. 우산 쓸 생각도 않고 그냥 밀짚모자 덮어쓰고~ 모처럼의 비... 참 귀한 비다! 어제오늘 괜시리 맘이 두근거리고 불안정하여 뭔일이 있을까 염려되었는데 아니나달러~ 뭔일이 생겼다. 참 희한하지... 예지몽도 아니고 불안한 뭔가 알지못할 예감이 들었는데... 좋은일에 안좋은일 또..

산골통신 2023.03.23

자꾸자꾸~

복실이네 아저씨는 뭐든 자꾸자꾸 도와주려고 한다. 천성이 그러하신가보다. 좋게 이야기하면 고맙고 사람좋은거고 좀 흉을 보자면 오지랍이 넘친다... ㅎㅎ 내외가 비슷하다... 외지에서 들어와 이 산골에서 친한 이웃도 없고 심심하기도 하고 산녀네와 이웃되어 작은밭도 얻어부치고 꽃구경도 하고 재미나신가보더라... 면 마트에 일꾼들 새참 사러 가야하는데 나무꾼이 없으니 사다 줄 사람이 없는기라... 사실 산녀도 운전할 줄 안다. 심지어 트럭을 몬다! 근데 몇년전 사고가 한번 난 뒤로 운전대 잡기가 그만 싫어져버려... 뭐 하여튼 저 고물 트럭 세워만 놓고 안 쓰는게 말이 안되지만 그래도 내 목숨 내가 지켜야지!!! 새참으로 빵이랑 우유랑 달라했으니 이 산골에 그런게 있나? 면까지 나가서 사와야지! 갑장총각 출근..

산골통신 2023.03.22

이런저런 오늘 하루 이야기

모종판에 상토를 넣어 수북수북 잔뜩 쌓아두고 씨앗 보따리를 가지고 와서 파종 시기를 살펴보고 때가 맞는 아이들을 골라 모종판에 넣는 작업을 했다. 조선파 두 판 갖은 쌈채소 모듬 씨앗 네 판~ 그러다가 꽃씨 대여섯 판~ ㅎㅎ 이름표가 없으면 야가 누구더라~ 하는 사태가 발생하니 꼭 이름표를 붙여줘야 한다. 꽃씨 하나는 도무지 뭔지를 몰라 이름표를 못 붙였다. 천상 싹이 나고 자라는 모양을 봐야 알겠네... 처음부터 이름표 붙이는 습관을 확실히 들여야겠다. 작년에 썼던 헌 모종판을 재활용하고자 하니 가생이가 자꾸 뿌개진다. 이것도 1회용이구만... 쓸만한 것들만 골라서 써본다. 먼데서 온 다알리아 구근 고이 모셔다가 크고 깊은 화분 하나 꺼내와서 심어놨다. 올해는 꽃이 볼만하겠다~ 보일러집 벽체 공사를 오..

산골통신 2023.03.21

하나씩 하나씩 마무리

드뎌 보일러통이 들어왔다. 막 밥숟갈 뜨려고 하는 순간~ 막 들이닥치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나감... 기초바닥 공간을 넉넉히 한 덕분에 나중에 온수통도 놓을 자리가 생겼다. 그 와중에 나무꾼은 일터로 떠나야했고 일주일치 반찬통 가방 챙기느라 뭘 넣었는지 빼먹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나더라... 빠이빠이 하고 보낸 다음 뭘 잊어먹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안 떠올라... 나무꾼도 별말없고 해서 뭐 다음주에 보내도 되니께 괘안타! 라고 한 순간 딱 생각이 났다... ㅠㅠ 닭을 까묵었어! 닭 한 마리 가져가기로 했는데~ 역숴나 안 까먹으면 산녀가 아니다... 괜시리 미심쩍은 게 다 이유가 있었어... 바닥 뜯어낸 시멘트 조각들에 루피너스가 그대로 묻혀버려 아무리 손으로 헤집어본들 그 산더미같은 잔해를 걷어내..

산골통신 2023.03.20

흙산과 돌산 그리고...

흙산 하나 돌산 하나 그리고 시맨트 깬 조각들 산이 하나 생겼다! 시멘트가 모자르다 모래가 모자르다 브로크가 모자르다 등등 하지만 결국엔 하나도 모자르지 않았다는 사실... 되려 남았다는... 만약 시키는대로 한차씩 주문했다면 어찌되었으려나... 고스란히 남아 자리차지하고 결국엔 또 지난번 일오재 공사 때처럼 세상 걸리적거리는 천덕꾸러기 신세였다가 산녀가 푸대에 일일이 담아 쳐무져놔야겠지... 시멘트 깬 거 한 무더기 크게 나왔다. 포크레인이 와서 옮겨야 할 그정도 시멘트조각들... 아무도 치우려고 하지 않아서 어찌하면 좋으냐 물으니 트럭에 담아서 폐기물업체에 갖다주란다. 한 차에 얼마 한다고... 나오느니 한숨이요~ 일꾼을 쓰자니 인건비 나가고~ 그래 오늘 나무꾼보고 우리가 걍 합시다! 산녀는 퇴비푸대..

산골통신 202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