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풀하고 한 판~

산골통신 2023. 3. 29. 18:05

드뎌 올해도 시작이 되었다.
아무리 붙어도 질 수 밖에 없는 그런 한 판...
밭 하나씩 하나씩 사부작 사부작 풀메기를 해나간다.

남들 하는 것처럼 토양살충제와 제초제를 확~ 뿌리고 시작하면 뭐 이런 일 안 해도 되는데...
왜 나는 이러고 있을까...

어제 남겨둔 냉이가 가장 무성한 두 고랑을 해치웠다.
지난번 그것도 봄비라고 와준 덕분에 흙이 포실포실해서 호미질할 맛이 나더라.

아래 언덕밭 구석탱이에 눈개승마와 취나물밭이 있는데 거기에 온통 냉이와 망초 봄까치풀 그리고 광대나물이 뒤덮고 있더라.
눈개승마 한 고랑을 삽으로 일일이 파서 지난번 죽나무 베어낸 자리로 옮겨심었다.

취나물이다. 슬슬 올라온다.

참나물도 참 부지런한 아이다. 따로 심지않아도 절로 씨로 뿌리로 번져나간다.

눈개승마 한 고랑을 이리저리 파 옮겨심었다.


눈개승마는 주로 나무 그늘에서 잘 자라니까 일부러 밭고랑 차지까지 하면서 키울 필요는 없겠더라고.
취나물은 몇년 되니까 자꾸 줄어서 다시 씨앗으로 모종내서 보충시켜야겠어.
절로 떨어져 싹튼 애들도 봐가며 옮겨 심고해서 밭고랑을 좀 채워줘야겠다. 이거야 원 군데군데 뭐 파먹은 것처럼...

나무꾼 일터로 매주 반찬이 대여섯가지씩 가는데
지난주에는 참... 봄나물 대여섯 가지가 왕창 갔다.
미나리 삼동추 시금치 부지깽이나물 눈개승마 쪽파김치 등등
산녀가 가꾸는 밭이 무슨 화수분도 도깨비방망이도 아닌데~

나무꾼이 산골 봄나물 자랑을 어지간히 했던가벼~
그리고 이곳 자랑을 엥간히 했는지 초청해달라고 난리라네...
음...
나무꾼은 없는 것도 만들어서 막 퍼주는 사람이고
산녀는 우리 먹을거 챙기고 남는 것들을 나눠주는 사람이다.
나무꾼 하자는 대로 하면 진작 우리는 거덜난다구...

이번에 직접 나물을 뜯으러 가자고 막 앞장을 서더라고~
미나리도 이런저런 나물들도 같이 뜯어서 가져갔다.
얼마나 자랑을 했으면 직접 그리 나섰을까 생각하니 참...
웃음이 난다.

나무꾼 일터에 밥 먹으러 오는 사람이 많으면 10명 정도 된단다.
어제 그제도 7명이 나눠먹었다네.
그러면 매주 해서 보내는 반찬이 감당하겠나?!
산녀 생각엔 그저 나무꾼 혼자 밥먹는게 부실할까 싶어 두고 챙겨먹으라고 한건데...
적당히 해주다가 필요없다 하면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이젠 일이 커져도 너무 커졌다!

다 산녀 탓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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