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봄비다~

산골통신 2023. 3. 23. 18:13

그럭저럭 목마른 대지에 물 한 모금 축이는 딱 그 정도...
밤새 하염없이 내리고 뿌리고...
조용조용 땅을 적시더라!

창을 열어 빗소리를 들어가며 늦게늦게 잠을 청했다.
그러다 느닷없는 전화 벨소리에 후다닥 깨어나 받아보니 비가 와서 오늘 공사일하러 못온다는...
그때 시각이 여섯시 하고도... 하이고 안오면 그런갑다 하는디...
그길로 잠이 깨서 마당 한바퀴 텃밭 한바퀴 닭집으로 비닐하우스로 일오재로 아쉬람터로 사방 돌아댕겼다.
우산 쓸 생각도 않고 그냥 밀짚모자 덮어쓰고~
모처럼의 비... 참 귀한 비다!

어제오늘 괜시리 맘이 두근거리고 불안정하여 뭔일이 있을까 염려되었는데 아니나달러~ 뭔일이 생겼다.
참 희한하지... 예지몽도 아니고 불안한 뭔가 알지못할 예감이 들었는데...
좋은일에 안좋은일 또 좋은일에 안좋은일~ 계속 엎치락 뒤치락 고개 하나 넘으면 또 하나 고개가 나타나는...
세상사 그런가보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이 말했나~
도시 나드리때~
수많은 불밝힌 또는 불꺼진 아파트 창들을 바라보며 저 안에는 어떤 갖가지 희노애락들이 스며있을까 싶더라.

사람 죽으란 법은 없겠지!
또 후여후여 넘어가겠지.
그러다 살다 살다가 두 내외 마주앉아 지난 세월 되새김질 해가며 웃고 울고하겠지...
언제나 그러했듯이...

비 내리는 마당 방티연못 속이 바글바글 시끄럽더라. 뭔고 들여다보니 개구리들...
곧 도룡뇽들도 보일게다.
처음 개구리 소리를 들었다.

아직 밭일 하기는 이르다.
밭흙이 좀 말라야 들어갈 수 있다.
이제 호미 괭이들고 밭에서 노상 살아야할 철이 돌아왔다.

부레옥잠이 겨울에 월동을 못해 다 걷어내고 새로 띄워야한다.
고라니가 별식으로 즐기시는 바람에 울타리를 쳐야만 키울 수 있다. 아기물고기들이 은신처로 놀이터로 삼기 때문에 아직 걷어내지 않고 있다.

창밖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꼬질꼬질 봉덕이~
아이들이 보면 목욕시키자고 덤비겠네!
물을 엄청 싫어라하는 봉덕이~ 우짤라나...
봄비 내리는 날 비 맞기 싫어서 저기에 하루종일 웅크리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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