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봇도랑 청소하는 날이다.
보감이라고 담당하는 사람이 있어서 일정을 정하고 사람을 모으고 일을 총 감독한다.
냇가 봇물을 이용해 논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무조건 한 집당 하나씩은 나와야하고 과수원이나 기타 밭농사를 지으면서 그 물을 이용하는 사람도 나와야 한다.
안 나오게 되면 벌금이 5만냥인데 그래도 안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만장일치로 벌금을 10만냥으로 올렸다!
보 이용료는 마지기당 2천원이고 일년에 한번 낸다.
까묵을까봐 바로 냈다.
아침 8시에 모여서 한 두어 시간 했다.
삽이나 갈퀴를 가지고 나가서 보 주변 묵은 덤불을 걷어내고 물길을 막는 흙더미들을 삽으로 파내올렸다.
해마다 이럴때 들불을 놓아서 검부지기들 태워없앴는데 산불 위험이 있다고 금지했다.
그래 어쩔 수 있나~ 그냥 쳐무지는 수밖에.
다 치우고 남정네들은 삽들고 저 위 냇가 상류쪽 원 보 자리로 올라가서 치우고 겨우내 막아두었던 수문을 열어놨다.
이제 봇도랑에 물이 흐른다.
딸깍 배가 고픈 김에 새참으로 나온 소주에 사이다를 타서 제육볶음 안주해서 서너 잔 했더니 알딸딸하구만!
산녀 술 좋아한다고 남은 막걸리 한 병을 주네~
얼른 받아왔지!
이거 오늘 일당이유!!!
그 바람에 오늘 하고자했던 밭일을 못했다.
그냥 클레마티스랑 금낭화랑 로벨리아랑 안개초 화분들을 마당에 내놨다.
마당을 가로질러 물 호스가 밭으로 가는데 걷어치우고 밭가에 새로 생긴 수도꼭지에 연결해놨다.
그거 연결하느라 애먹었네~
맞는 연결 부품이 없어서 그냥 폭이 좁은 호스를 끼워 양쪽을 나사로 팍팍 조여놨다.
이제 밭이고 비닐하우스 안에 물 주는 일이 좀 편해졌다.
연결한 기념으로 팍팍 션하게 물을 줬다.
작약이 올해도 절로 씨가 떨어져 싹이 여기저기 터 자라더라.
수십포기를 모종화분에 캐담아 심어놨네.
작년에 해둔 애들은 많이 커서 따로 작약꽃밭에 심어주고~
꽃이 다 피면 정말 멋지겠다!
심으면서 풀들도 좀 뽑아주니 훤하더라.
오늘 밭일은 그러느라고 더 못했다.
내일 마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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