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비설거지~

산골통신 2023. 4. 3. 19:24

비소식에
산골 농부들 어제오늘 일 엄청 하심!
논 갈고 밭 갈고 하루죙일 경운기 트렉터 소리가 왕왕~
우리 논도 언제 갈았는지 말끔하게 갈아놨더만.

꽃들도 열일함! 하루이틀 사이에 화르륵~ 피다!
좀 시차를 두고 펴야 할거 아녀?!
이건 뭐 동시다발로 어제 몽우리였던 것이 오늘 활짝 피어나니 정신을 못 차리겠다.

서둘러 밭에 거름도 마저 내야했고
가시오가피 다 피어버린 새순도 따야했고
땅두릅 캐고
눈개승마 두번째 따고
아주 바빴다.

가시오가피순이랑 땅두릅이랑 오늘 낳은 달걀 8개 봉다리에 담아 복실이네 갖다줬다.
아까 낮에 돼지고기 한 봉다리 사다주셔서리 그 답례로!

아뉘!!!
어제 분명 오가피순이 벌어질락말락헸단 말야!!!
근데 오늘 가보니 다 벌어져버렸어~ 이러면 맛이 덜한데...
땅두릅도 다음 주에나 올라가볼까 했는데 나무꾼이
보고는 다 피었다고...

헐레벌떡 겨올라가 한 바구니 따왔네.
이거야 원~ 두서를 못 차리겠다!
좀 찬찬히 차례차례 돋아나야 하는거 아녀?!
엄나무랑 나무 두릅도 돋아나고 있고 다들 왜이렇게 서두는거냐구우...

마당가 명자나무는 역대급 꽃잔치를 벌렸다.
지난 겨울에 전지를 싹뚝 해버렸더니 나죽겠다~ 하고 막 꽃을 피워대는 거 아닐까?!

부지깽이 나물을 하다가 봉덕이랑 꽃구경만 열심히 했다.

저 원추리싹도 뜯어먹으면 된다는데 너무 미끌거려서 별로다.
요즘 나물 천지다.
막 여기저기서 쑥쑥 한꺼번에 돋아난다.
이러면 놓치고 못 얻어먹는 수도 생긴다구...
가시오가피순처럼~
마가목 순은 어느새 피어서 꽃몽우리까지 달고 있던걸 그새!!!
부지런히 돌아댕겨야 얻어묵것다!

정구지밭을 파 뒤집어서 새로 다른 곳에 심어뒀다.
정구지는 몇년에 한번씩 파옮겨서 포기나누기를 해야 잘 자란다.

내일하고 모레 비가 온다해서 비설거지 좀 했다.
비 맞으면 안되는 애들 다 덮어두고 치우고 한참 했네!
비가 좀 제법 올듯한데 두고봐야지.

지난 주말 다녀간 손님들은 원없이 놀다간 모양!
밥이랑 나물반찬 댓가지하고 양념장하고 김치하고만 내다주고 당신네들 알아서 놀다가쇼! 해버렸다...
그랬더니 진짜 엄청나게 잘 놀았던지 솥뚜껑삼겹살에 김치볶음밥에 라면에 거기다 미나리전까지 부쳐먹었다는~
엄청 고마워하고 미안타고 하시더라.

사실 좀 산녀나 손님들이나 서로가 다 어려운 관계였는데 좋게 재미나게 잘 지나갔다. 다행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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