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잔뜩 흐린 날~ 이런 날이면...

산골통신 2023. 4. 4. 18:24

하늘이 아침부터 잔뜩 찌푸려져 있다.
어젯밤 달무리가 짙게 둥글게 크게크게 지더만~
그리고 청개구리가 꽥꽥 여기저기서 외치더만...

비가 오긴 올 모양이다.
잔뜩 가물어서 지난번 온듯만듯한 봄비로는 해갈이 안되긴 했어.
봄비답게 촉촉히 넉넉히 내려줘야 인간들 농사지어먹고 살지...

이렇게 날이 흐린 날이면 어김없이
생전 울 엄니 식전부터 산녀를 다그치시면서 하시는 말씀...
“게글뱅이 낮잠자기 좋고
부지런한 사람 일 쳐내기 좋다!”

그러시면서 참 여러가지 일들을 하시고 시키시고 해내셨다.

마당 풀들이 난리다. 벌써부터 이러니 어쩜 좋냐?!
그래도 올해는 수동 잔디깎기가 있어서 쓱쓱 밀고 댕기니 해결되네... 역쉬 일은 연장이 하는겨!!!

아래 사진들은 작년 처음 샀을때 막 신나서 밀고댕길 때 모습이다!
우리같이 작은 마당은 충분히 건사할 수 있드라...


돌 틈 사이 디딤돌 사이 등등은 어차피 사람 손으로 해야한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골프장에서 쓴다는 잔디만 살고 다른 풀들은 죽는 그런 약을 치고 싶지만...
에라~  운동삼아 간간이 밀고 댕기지 뭐!

비설거지는 어제부터 대충 해놨다.
농사용 전기 고장난 것도 힌전에 연락헤서 고치고~
우리 문제가 아니라 전봇대에서 문제가 생긴 모양... 사다리차가 와서 올라가서 손보더만!

산골사람들 고추밭 장만하느라 바쁘다. 어제그제는
논 가느라 바빴고~ 다들 일 순서가 있으니 이젠 탁 보면 뭔 일하는지 알게된다.
지금부터 6월까지 모든 씨앗들을 땅에 넣어야 한다.
그와더불어 풀하고 쌈박질도!

이웃 아지매네 논밭 농사를 남 줬단다. 도지받고 넘긴 모양...
그냥 텃밭만 하기로 하신듯...
그집 아저씨가 뇌출혈로 쓰러지신뒤 한 5년 만에...
더이상 70후반 여자 혼자 힘으로는 논밭 농사 버거우셨던게지...

작은 산골 마을 변화해가는 그 세월을 바라보며 마음이 먹먹해진다. 빈집이 군데군데 생기고 어제 뵌 어르신들 오늘 못 보고... 묵은 논밭 생기고 낯선 외지 농사꾼들이 들어와서 농사짓고...
이걸 내 생에 다 보고 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

그래도 오늘 여상하게 하루 일을 시작한다.
어제 하다 다 못한 정구지 캐옮기기를 싹 마쳤고
닭집이며 마당식구들 밥 건사하고
비닐하우스 안 모종판에 물도 흠뻑 주고...
꽃이 피기 시작하는 화분들 마당 여기저기 보기좋은 자리에 내놓고
보스톤고사리 화분이 터져나갈듯해서 네 동강으로 포기나누기를 한 다음 화분 네 개에 나눠 심었다. 오늘밤 비가 온다니 잘 살아붙을게야!

게글뱅이 낮잠자기 딱 좋은 날~
대낮 한나절은 좀 쉬었다.
식전부터 일을 하니까 그리고 오후늦게까지 하니까
그 중간 햇살 뜨거운 대낮에는 푹 쉬어줘야한다.

세상사 모든 일들이 다 내 맘대로 입맛대로 되어가진 않겠지만
그래도 좀 순순하게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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