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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같은 오늘 그리고...

2023/05/02/화/오후 7시 무렵... 다시금 해가 졌다. 밤이 지나가고 해가 다시 뜨면 어제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어제같은 오늘 하루... 고마운 일이다! 올봄 마당 한켠에 옮겨 심은 목단 세 그루~ 그 중 한 그루에서 꽃이 피네. 작년엔 노린 아이가 피었었는데 그 아이는 옮겨심은 과정에서 몸살을 하는지 꽃이 안 왔다. 나머지 한 그루는 무슨 색깔 꽃인지 한번도 안 피어서 모르겠고... 내년엔 다같이 피어나겠지!화중지왕이라는 말이 떠올랐다!제사가 있어 나물을 몇 바구니 뜯어왔다. 곡우무렵에 든 제사에는 늘 나물을 많이 올리게 된다.달걀도 하루에 저만치 낳아주니 쏠쏠하게 쓰고 나누고 할 수 있다. 암탉 두어 마리가 알을 품고 싶어하는데 진득하니 들어앉아있지를 않아서 두고보고 있다.옛우물가 미나리꽝에..

산골통신 2023.05.03

닭들의 수난 그리고...

이른 봄 입춘에 깨어난 8마리 병아리들이 이웃집으로 분양가고 암탉 한 마리가 알 10개 품고 들앉아있다. 얘들도 곧 병아리로 까나오면 다른 이웃집으로 분양가기로 약속이 되어있다. 작년 초겨울 서리배로 깨어난 7마리 병아리들 중에서 4마리가 수탉이어서 기존 있던 대장장닭 한 마리까지 다섯마리의 수탉들이 14마리 암탉들 쟁탈전에 들어갔다. 슬슬 발동을 걸드라구... 지난번 장닭들중 4마리를 잡아묵었는데 또 서리배 아그들이 수탉 행세를 할 정도로 자랐으니... 조만간 거하게 서열 싸움이 시작될 조짐이라... 암탉들 등짝 털은 남아날 새가 없고... 가장 총애를 받는 암탉 등짝은 아주 헐벗었더라는... 도저히 더는 두고 못 보겠어서 오늘 호시탐탐 수탉들 격리시킬 작전을 짜고 있던 중~ 해거름에 알을 꺼내러 들어..

산골통신 2023.04.25

집 하나 유지하기가~

참 힘들고 버겁다. 하나 고장나면 연달아 여기저기서 터진다. 보일러 교체했다고 안심했던게 언제던가~ 이번엔 온수가 고장이네! 수리업자한테 연락하고 언제 올려는지 하세월 기다리고 앉았다. 마당 지하수 물이 안 나와~ 닭집 물 주려고 틀으니 무소식이여! 또 한전 불러야 하나~ 고민하다가 급히 전기 잘 아는 도시장정에게 물어보니 집안 두꺼비집 차단기 살펴보라고 하네. 부랴부랴 들어가서 열어보니 역쉬 차단기 내려가있어서 올리니 바로 전기가 들어와. 차단기가 왜 내려갔는지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일단 수습은 했다. 아침 식전부터 이 난리가 나서 분주했다. 산녀 팔자가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나보다. 이런 일은 주로 남정네 할 일 아니던가?! 왜 산녀가 다 수습해야하지?! 심히 남녀차별성 발언이긴 한데 전기나 토목이나 건..

산골통신 2023.04.21

냉이는 잡초다!

마당에 주로 사는 풀들은 일부러 심은 잔디와 꽃 말고 토끼풀 질경이 망초 민들레 긴병꽃풀 냉이 쇠별꽃 봄까치풀 제비꽃 지챙이 명아주 환삼덩굴 등등이 산다. 그중에 질경이는 아주 징글징글하고~ 그다음으로 토끼풀... 두손두발 다 들음... 거기에 냉이가 합세를 했다! 처음엔 냉이를 그리 타박하지 않았는데 얘가 얘가 갈수록 억세지네?! 이른 봄 냉이와 그 뒤의 냉이는 하늘과 땅 차이의 대접을 받는다. 이른 봄 냉이는 겨울을 이겨낸 상징으로 그리고 봄나물로 이쁨을 받는 귀하고 착한 나물이지만... 그 철이 지난 뒤에는 질기고 억센 잡초 신세로 돌변한다. 얘는 뽑아놓아도 씨를 맺는다. 망초는 한손으로 뽑을 수 있다. 하지만 냉이는 호미로도 힘들다. 오늘 야금야금 하는데까지 해보자 하고 시작했지.봉덕아~ 좀 비켜..

산골통신 2023.04.19

이러다 병아리 잘 깐다고~

산녀 닭 잘 키우고 병아리 잘 깐다고 소문이 제대로 났나보다. 오전내내 비가 오고 날이 춥고 서글프고~ 밭일은 못하니 집에서 쉬다가 비가 얼추 그치고 날이 개니 밖엘 나와봤다. 이런날 면에 나가 묵은 볼일 보면 좋겠다싶어 날 잡고 나가다 마을 초입에 다다르니 이웃 아지매 한 분 산녀를 기다리고 계시더라구... 멀리서 산녀 나오는 걸 보시고 부랴부랴 집앞 길가에 나와서 지켜선 모양이여! 전에 입춘병아리 8마리 깐 거 다른 이웃 아지매네 드렸었는데 그 소식을 들으셨는지 그 병아리들이 참 좋다며 우리 병아리 또 까면 다 달라시네. 지난주인가 한 마리가 알 10개 품기 시작했다고~ 까나와서 한달은 더 키워야 드릴 수 있다고~ 암컷 수컷 각 몇마리 나올라는지~ 또 알10개 품지마는 몇 마리가 부화에 성공할지~ 또..

산골통신 2023.04.19

내 귀는 둘이지만...

언덕밭 위에는 산골 동네 제일 끝 두 집이 나란히 있다. 옛날에 이 언덕밭 터에서 살다가 위로 집지어 이사간 거다. 산녀가 언덕밭에서 일하고 있으면 그 집 다니러온 아들네들이 아는 척하며 수다 한바탕 떨고 간다. 요새는 아흔일곱 금동할매 위독하여 아들네 딸네들이 번갈아 보초서고 있다. 어제는 고추를 한참 심고 있는데 세째 아들이 심심했던지 계속 말을 걸며 안 떠나... 산녀는 일하는 틈틈이 상대를 해주며 듣고 하는데 그 옆집 아저씨까지 합세해서 이런저런 말을 건다. 둘이 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상대는 온리 산녀!!! 하이고 이 분들아~ 산녀 귀는 둘이지만 입은 하나요! 차례차례 말을 하면 안되겠소?! 서로 경쟁적으로 다른 주제로 산녀에게 말을 거는데 동시다발로 대답을 해줘야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

산골통신 2023.04.18

느닷없는 고추 심기~

늘 일이 이렇다. 대충 계획대로 되기도 하지만 순간순간 툭 툭 튀어나오는 일들이 생긴다. 오늘도 그러했고 어제도 그러했다. 어제는 밭 두 군데를 갈아 고랑을 만드는 일을 했는데 밭이웃 내외가 자기네 텃밭도 갈아달라고 하는 바람에 그거 갈아주고 고랑만들고 하다가 그예 고맙다고 끌려가 저녁까지 얻어묵었다. 도시에서 이사온 분들이라 농사는 여엉 모르신다. 1부터 알려드려야 한다. 그동안 작은 텃밭에 뭔가 이것저것 심어드신 모양인데 고랑도 없고 그냥 평평한 맨땅에 호미로 긁적여 심어놓은... 그걸 나무꾼이 작은 고랑 여섯개밭으로 쨘! 변신시켜줬다. 오늘은 아침나절에 미나리 좀 베어오고 나무꾼 일터에 이것저것 싸보내는 일하느라 분주했는데 마을 이웃 전화~ 고추 모종 가져가라고~ 당신네는 어제 다 심었다고... 우..

산골통신 2023.04.17

풀떼기밥상 그리고...

나물 바구니를 앞에 놓고 좀 쉬었다 하자~ 뭐 이카면서 쉬려던 때... 불쑥 들이닥쳤다! 오후에 온다지 않았나? 왜 아침에?! 산녀 아직 아침도 안 묵었는디... 뭐 그러거나 말거나 도시일꾼들은 들이닥쳤고 밥상 준비는 안되었다. 서둘러 밥부터 앉혀놓고 나물바구니들을 갖고 들어와서 다듬고 씻고 물을 들통으로 두 솥 올려놓고 끓이고~ 차례차례 삶아내고 데치고 씻고 물기 빼서 착착착 무치고 버무리고~ 무념무상 해치웠다! 아직 쥔장은 일터에서 안 들어오고~ 일꾼들 먼저 일을 시키라는데... 일단 밥부터 먹고 합시다~ 부랴부랴 쑥국이라도 끓여 나물반찬에 밥차려주고 거름푸대 수십여 장하고 오삽 각삽을 구루마에 싣고 거름터미로 가서 일을 이케이케 하라고 시켰다. 고생했지~ 삽질이 어디 쉬운가~밭에 거름을 날라 깔고 ..

산골통신 2023.04.15

저 푸른 초원 위를 달리는 밥상...

저 푸른 초원 위를 달리는 온리 풀떼기 밥상을 위하야~ 아침 나절 9가지 나물을 뜯었다! 주말에 일하러 오는 도시일꾼들과 울식구들을 위해서 산녀가 오직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것밖에는... 눈개승마순 참나물 고수 시금치 섬초롱순 삼잎국화순 당귀잎 부지깽이나물 삼동추 여기에 미리 뜯어둔 머구 아스파라거스 나무두릅 땅두릅 엄나무순을 더하고 아직 덜 자랐으나 미나리 좀 베어오게 하고~ 집 뒤안 죽나무 순이 좋으니 그것도 좀 따오게 하고~ 다만 곤달비 곰취 참취는 한창 올라오는 중이라 곡우무렵에나 가능하니 다음을 기약하고 등등~ 나무꾼은 여기에 쑥은 없느냐고 그러는데 산녀 쑥 뜯을 새는 없었네... 그건 와서 좀 뜯어주쇼... 지금부터 이 모든 나물들을 다듬어 씻어 물 끓여 데치고 삶아 무치는 일을 해야한다.

산골통신 2023.04.14

나물밭 이사시키기 끝!

드뎌 끝냈다. 첨엔 못할 줄 알았으... 저걸 하기는 해야하는데 가능할까... 머리를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도리도리를 치며 하세월 보내다가~ 어느날 엉디방석 하나 깔고 앉아 호미 하나로 덤볐지! 하다 못하면 말지 뭐 이카면서... 다행히 봄비 온 뒤라 흙이 포실포실 푹신푹신하야~ 호미질에도 힘이 안 들고 부지깽이나물이 원체 뿌리가 깊지 않고 옆으로 번져가는 애라서 캐기가 쉬웠다. 옆 헛고랑에 줄줄이 캐놓고 이틀에 걸쳐 옮겨 심었다. 그 윗밭에 가생이로 감나무 때문에 뭘 심어먹지 못하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가 딱 맞춤이라... 여기 다 못 심으면 그 맞은편에도 풀밭이 있으니 모종이 남으면 거기다 마저 심기로 하고 일 시작했지! 근데 웬걸~ 거기까지 심을 것도 없네~ 감나무밑에 모두 다 들어갔어! 잘됐다....

산골통신 2023.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