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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3

뭐 남아나는 게 없단다. 냇가 근처 논밭 과수원 등등 포함 집도 쓸려내려가고 나무가뿌리채 뽑혀서 물에 떠내려가고 없단다. 논이고 밭이고 그저 흙모래 잡목더미 폐허로 변해버렸단다. 논둑 밭둑 무너진건 피해도 아니고 작물 병오고 쓰러지고 한 것도 문제가 아니더라... 여기다 비가 더 온다니 다들 말을 잃은채 하늘만 바라보더라... 다들 망연자실 그저 이웃마을에 비해 인명피해 없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릴 뿐... 상수도는 나흘만에!!! 비록 흙탕물이 섞이긴 했지만 나오고... 물이 나오니 세상 좋은거!!! 한참 물 틀어놓고 고맙다 고맙다 절로 고개가 숙여지더라... 급하게 밀린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했다. 사람사는 꼬라지가 여엉 봐줄 수가 없었다는... 지하수 관정을 살려둔 것이 얼마나 잘 한 것이었는지... ..

산골통신 2023.07.18

난장판 2

물이 안 나온다. 상수도는 아무 예보없이 끊겼고 마당 지하수는 흙탕물만 콸콸~ 급하게 엄니집으로 뛰어가 마당 지하수 틀어보니 흙탕물만 줄창 나오다가 뚝 멈추네~ 이거 뭐야?! 지하수 모터를 들여다보니 뜨끈뜨끈 조용... 또 급하게 일오재 겨올라가서 물 틀어보니 여긴 말짱하네!!! 주섬주섬 짐싸들고 일오재로 피신했다. 비록 콘테이너 농막이지만 물없이 살 순 없으니 여기라도 감지덕지... 당장 식구들 밥을 해먹어야하는데 흙탕물로 할 순 없자나... 저 아래 냇가는 쳐다보기도 무섭고 비는 쉬지않고 퍼붓는다. 산너머 동네 어디선가 사고가 많이 난 모양... 하염없이 퍼붓는 비를 바라보며 뭐든 적당이란 것이 없구나 싶다. 오후 비가 그치고 반짝 해가 났다. 이게 뭔일?! 이 잠깐 틈새를 놓칠새라 마을 사람들 쓰러..

산골통신 2023.07.16

난장판~

기어이 고추들이 드러누웠다. 이웃집 참깨밭도 다 널브러졌다. 논에 벼들도 여기저기 쓰러졌다. 논둑이 무너져 그대로 벼들이 뒤덮여버렸다. 지하수가 흙탕물이 콸콸 나오더니 그대로 멈췄다. 뭔 이유인지 상수도도 끊겼다. 이 골짝에 상수도 들어왔다고 이제 지하수 모터 고장나도 괜찮다고 만세를 불렀는데... 아침을 대충 해먹고~ 물이 안 나오니 할 수 있는게 없더라... 화장실이 가장 문제인데 산골의 장점이 바깥화장실이 있다는 거다! 수세식이 안되면 푸세식으로 연명하는 거지 뭐~ 지붕 빗물 홈통 두 군데가 막혀서 그거 뚫느라 애먹었고~ 막힌 곳이 뚫리면서 쏟아지는 오물을 그대로 덮어쓰다 ㅠㅠㅠ 씻으려해도 물이 안 나오니 마당 샘가에서 대충 씻다. 저 산길 아래 물건너 큰길 신작로에는 경찰들하고 119구급대 차량들..

산골통신 2023.07.15

비 대박~

오고 또 오고 따루고 또 따룬다! 온 것도 많은데 앞으로 더 온단다. 면사무소에서 방송~ 이장님 방송~ 비 피해 있으면 신고하라고... 수시로 돌아보고 있단다. 저 위 상류 댐에서 방류를 한 건지 아니면 비가 많이 온건지 저 아래 냇가 보뚝이 안 보일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황톳빛 물이 내려가고 있다. 댐에서 방류를 했으면 위험 방송을 했을텐데 들었는지 말았는지 가물가물하다... 전 기상학회장을 하셨던~ 가끔 기후관계로 뉴스에 자주 나오시던 분이 말씀하시길~ 우리나라는 이렇게 한번씩 전국 땅을 뒤집어줘야 청소가 된단다. 그리고 물이 보충이 되고 그래서 꼭 나쁘다고만 볼게 아니라고... 그래도 불 지나간 자리엔 먹을 것이 있어도 물 지나간 자리엔 먹을 게 없다라는 울 엄니 말씀이 생각나네... 수시로 비가 뜸..

산골통신 2023.07.14

강냉이철~

비가 온다. 11시즈음부터 온다고 해서 일을 시작했는데 집안팍 둘러보고 텃밭 둘러보고 닭집 모이주고~ 고추밭 오이밭 채마밭 둘러보다가 고추말목이 느슨하게 기울어져 있는 것 같아 쑥쑥 더 땅에 꽂아넣고 그 바람에 가지가 늘어져~ 내친김에 고추 줄을 네번째 메어주기로 했다. 고추밭이 두 군데 있는데 한 곳은 말목이 괜찮아서 그곳부터 줄을 먼저 매주기 시작했는데 막판 한 줄 남겨두고 빗방울이 후두두... 떨어지네!!! 아이쿠야~ 아직 9시밖에 안되었는데~ 잉... 할 수 없이 철수~ 다행히 못한 곳 말목은 단디 박아줬으니까 괜찮을겨! 고추 무름병이 간간이 왔는데 고추굵기도 좋고 양도 많이 달려서 이대로만 붉어줘도 대박이겠는데 말이지~ 이 장마통에 병이 더 안 와야할텐데... 아직 고추 붉어지지도 않았는데 고추..

산골통신 2023.07.11

아랫채 썬룸?!

도시에서 귀양와서 살고 있는 지지와 봉이는 말년을 잘 보내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꼬질꼬질하게 변해서 완전 시골냥이보다 더 털털하게 변해버렸다.마당냥이들 등쌀에 방에서 살다가 봉덕이의 텃세와 유세로 마당냥이들이 영역찾아 나가자 지지와 봉이를 마당으로 내보냈다. 이제 니들이 마당 차지하고 살거라~ 했지!잠은 썬룸에서 자고 봉덕이가 드나드는 개구멍이 있어서 마당으로 자유롭게 다닌다.밤새 그리고 새벽까지 어마무시히게 퍼붓던 비가 그치고 언제 비가 왔더나~ 하듯 파란 하늘로 변해버리더라~아래 사진의 캣타워는 참 오래된 거다. 작은놈이 동전을 몇년째 모은 것으로 산 건데 세월이 흘러 망가지고 부서지고 그래도 잘 써먹고 있다. 지지 전용 잠자리다.이 흔들그네는 산녀 것인데 봉덕이가 차지하고 안 내놓는다. 완전 꼬..

산골통신 2023.07.05

비와 비 사이~

비가 오려고 꾸무럭 꾸무럭 시동을 걸고 있다. 큰비가 온다고 예보는 되어있는데 아직 시작을 안해서 둘레둘레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비가 오고 난 후 그 다음 비가 오기 전까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풀에 뒤덮이지 않을 수 있다. 약간은 서늘하고 약간은 후덥지근한 요상한 날씨의 반복이다. 마당가 자귀나무는 꼭 이럴때 만발한다. 꽃나무가 귀한 요즘 노란 모감주나무꽃과 분홍 자귀꽃은 참 멋지고 눈이 호강한다.봉덕이는 요즘 늘어지게 잠만 잔다. 지지와 봉이에게 주는 간식을 하도 탐을 내서 가끔 주는데 이놈은 개밥보다 고양이밥을 더 먹고 산다. 14살이 된 도시에서 귀양온 까칠 지지와 징징 봉이는 요즘 아랫채 썬룸 마루칸에서 봉덕이와 한 공간에서 산다. 아랫채 방에서 키우다가 며칠전 그만 내보냈다. 이젠..

산골통신 2023.06.29

장마와 땡볕사이~

어제는 미친듯이 비가 퍼부었고 오늘은 작렬한 햇살 아래 서 있을 수가 없었다. 낼모래 또 퍼붓는다고 하니 이 틈새를 잘 활용해야한다. 비때문에 밭일 못하겠네 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밭에 가보니 포슬포슬~ 풀 뽑기 대충 좋은 상태네~ 그래 그길로 퍼질러앉아 낫질에 호미질에 두손 열 손가락 다 동원하여 밭 하나 고랑고랑 풀 뽑았다. 덕분에 정구지골이 훤해졌고 이런저런 텃밭 작물들이 좀 말끔해졌다. 수양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차이브랑 아스파라거스 포기 사이사이 풀들을 집어냈다. 밭고랑 풀뽑기는 서둘러선 절대 안되느니~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세월아네월아 해야한다. 하다보면 하게 되어있다. 요즘 풀을 안 뽑으면 가을에 먹을게 팍 줄어든다. 봄풀은 자라봤자 고만고만해서 호미로 평정이 되지만 요즘 비가 잦고 햇살이 뜨거..

산골통신 2023.06.27

창가에 비...

창가에 앉아 하염없이 비멍을 하고 있다. 비가 잠깐 우선했을때 급한 바깥일들을 대충 해놓고 들어왔다. 자귀나무꽃이 참 많이 피었는데 이번 비로 추레해져버렸다. 샤스타데이지도 다 스러지고... 비 그치고 물기가 좀 마르면 낫으로 정리를 해줘야겠다. 어제까지 나무꾼이 이 밭 저 밭 산밭 돌아댕기며 풀을 쳐줬다. 치는 와중에 산나물밭도 와장창 쳐버려서 그게 좀 거시기... 뿌리가 살아있으니 올라오긴 할거다마는... 장마 오기 전에 해야한다고 서둘러 해치웠다. 매실도 80키로 더 따서 담아놓고~ 이젠 나무꾼이 알아서 일을 해치운다. 닭집에는 식구가 자꾸 는다. 두번째 엄마닭네 병아리가 열마리가 까나왔다. 알 열네개가 있었는데 네 개만 부화가 안 되었다. 첫번째 엄마닭네는 알 열개 중 여섯개인가가 냉장고에서 하루..

산골통신 2023.06.26

까치~

까치가 짖는다... 울 작은 산골마을에 까치 서너 마리가 산다. 물건너 마을엔 까마귀가 대거 산다... 가끔 두 종족이 영역싸움을 하곤 하는데~ 희한하게 매번 물건너 까마귀들이 쳐들어오고 꼭 지고 간다~ 뭔 이유로 까마귀들이 쳐들어와서 한바탕 싸우고 결국엔 쫓겨가는 모양새인데... 일년에 서너 번 그렇게 전쟁을 치르더라~ 옛날에 울 동네 아이들과 물건너 아이들이 냇가를 사이에 두고 돌팔매질을 하며 싸울때도 울 산골 아이들이 이기고 돌아왔단다... 해서 이 골짝 아이들은 건드리면 안되는 걸로 굳어졌다는... 그 까치들이 아침마다 짖는다... 참새 딱새 박새 등등 새들은 좀 자잘하게 시끄럽고 한낮 뻐꾸기는 좀 외로움을 느끼게 하고 비둘기는 한가로움을... 소쩍새는 가슴을 저미게 하는데... 이노무 까치들은 ..

산골통신 2023.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