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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또 오지…

아이들이 다 떠났다. 추석 연휴가 길다해도 도시에서 할 일이 또 있으니 산골에선 사나흘만 푹 쉬다 갔다. 덕분에 봉덕이와 마당냥이들이 신났지 뭐~ 맛난거 수시로 주니 마당에 진을 치고 살더라. 독립시킨 아기냥이들도 서너 마리 돌아와 자리잡고~ 봉덕이는 노상 아이들이 산책한다고 데리고 나가니 나중엔 지치는가 보더라 ㅎㅎ 잡채를 아이들이 잘 먹어서 세 번이나 만들어야 했다. 먹성 좋은 아이가 셋이라 적게 하면 난리난다. 늘 푸짐하게 해야 골고루 돌아간다. 이번 추석엔 내맘대로 간결하게 차렸다. 문중 웃대 어르신들이 다 세상 떠나시거나 연로하셔서 아랫대에선 산녀가 제일 어른이다. 그러니 제사니 명절이니 지금 세상에 맞게 바꾸어도 뉘 뭐라 할 사람이 없다. 되려 반기는 현실이다. 산골 동네 명절도 조용하게 지나..

산골통신 2023.10.01

참 이런 일도...

며칠전 컴이 고장났다. 인터넷 연결 문제로 설비기사가 다녀가도 무용지물... 인터넷 선 문제가 아니라 컴 본체 문제란다. 수리점에 맡기라는데... 이 산골짝에서 컴 본체를 들고 멀고 먼 시내까지 가야한다는 거지... 차가 있으면 문제도 아닌데... 운전대를 놓은지 오래... 난감하도다. 폰이 있으니 문제는 없다~ 하고 추석 연휴나 지나고 보자 했네. 그런데 어제 느닷없이 폰이 사망하셨다! 이 무신 일??? 그냥 꺼졌다... 다시 안 켜지고 깜깜이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봐도 이미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 옛날 어느 어르신이 말씀하셨지~ ㅎ 내일 애들이 온다는데 연락이 안되면 무쟈게 놀라겠군~ 부랴부랴 나무꾼 노트북을 꺼내 카톡이라도 연결하고자 했더니 모바일폰으로 인증을 하란다~ 에라이~ 바로 그 모바일..

산골통신 2023.09.27

책읽기 좋은 날~

밤새 비가 내리고도 모자라 오늘도 하루종일 추적추적 가을비가 뿌린다. 난방을 하기엔 애매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 난방을 하지않은 집 안에 있자니 으슬으슬 춥고 밖에 나가자니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하릴없이 아랫채 썬룸 청소를 시작했다. 봉덕이가 흔들그네를 차지하고 온통 털투성이를 만들어놓아 도저히 앉을 수가 없더라. 조만간 다 걷어내어 새로 깔고 덮고 해야겠다. 그리고 지지와 봉이가 썬룸에서 생활하는데 이놈들도 털 뿜뿜공장인지라 온통 여기저기 털이다. 걸레로 빗자루로 한참을 털고 닦고... 겨우 앉아있을 수 있게 만들었다. 여름철엔 아침저녁에나 썬룸을 사용했고 또 들일에 바빠 들앉을 새가 없었다. 모처럼 치우고 책 하나 꺼내 읽으니 새롭네... 이병한의 유라시아 견문 1 2 3권 ..

산골통신 2023.09.26

방치된 밭과 꽃들...

거의 두달여 마당과 텃밭은 그냥 내버려진... 풀도 뽑아주지 않고 벌레도 잡아주지 않고 그냥 말 그대로 방치... 산녀 건강 상태도 나무꾼 건강 상태도 그닥 안 좋아서 부부가 쌍으로 병원 나드리에 바빴다. 나무꾼은 어제 드뎌 결과가 나왔다. 다 깨끗하다고... 걱정말라고 그러네. 다만 문제의 증상은 정신적인 문제가 크다고 스트레스 받지 말란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약을 두달치나 받아왔다. 약보따리만 자꾸 커진다. 산녀는 평생 관리하며 잘 데리고 살라고 그러네. 산녀 약도 한달치 만만찮더라 ㅎ 돌아오는 길에 두 내외가 손을 마주잡고 허허~ 웃었다... 이젠 이런 세월이 왔으니 그려려니 하고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느냐고!그 와중에 먼데서 온 다알리아 꽃이 드뎌 피었다. 화분에 심었다가 답답해 하는 것같아 소나무 ..

산골통신 2023.09.23

뭔가가 바뀐 느낌...

지난 7월 건강검진 이후 뭔가가 살짝 바뀌었다. 집에 나무꾼 손님 포함 이런저런 방문객들이 줄어들었고 의외로 산녀의 외출이 잦아졌다. 그야 산녀의 외출은 주로 병원행이지만 그외에도 장거리 출타할 일이 자꾸 늘어나고 있다. 손님들이 줄어든 건 나무꾼이 위기를 느낀 것일까?! 아니면 이젠 힘이 딸리는 것일까?! 우찌된 일인지 남으로 북으로 동으로 서로 남한 땅이 좁다고 종횡무진 매주 다니게 되네~ 이번 주말에도 서울행이 잡혀있고 그 다음주엔 저기 남쪽으로 볼일 보러 가야한다. 10월에도 매주 뭔가가 잡혀있다. 산녀 인생에 참 희한한 일이 생겼다.아쉬람터 연못에 부레옥잠이 무쟈게 번졌다. 뭐 거의 다 덮었네. 봄에 서른 포기 띄웠는데 저리 무섭게 번식하더라.잉어랑 붕어 새끼들은 참 잘 놀더라. 먹이를 뿌려주면..

산골통신 2023.09.14

가을일까?

낮에는 무쟈게 덥다. 매번 땀으로 범벅이 되어 들어온다. 아침저녁으로만 일을 하는데도 그러하다. 쪽파밭을 다 만들어서 쪽파 종구를 다 넣고 흙을 다독거려 덮었다. 세 고랑은 구멍 뚫린 검정비닐을 씌워 심었고 두 고랑은 그냥 맨흙에 심었다. 결과를 보고 내년에 참고하려고. 오늘 아침에는 김장 무 밭에 무싹 솎아주는 일을 했다. 햇살이 금새 뜨거워져서 후딱 해치우고 그늘로 피신... 아침저녁 비닐하우스 안 배추골에 물 주는 일을 하고 닭집 갔다오고 늘 일과는 같다. 닭집 올라가는 언덕길 풀 좀 맘먹고 뽑아내고 텃밭 초입 풀들을 좀 걷어냈다. 하면 하는데 하기까지가 참 어렵네... 요즘 유난스레 몸이 피곤하고 힘이 없어서 마치 약먹은 병아리 모냥 비실거리며 살았다. 식은땀이 나고 기력이 없어서 그저 널브러져 ..

산골통신 2023.09.07

풀벌레 소리

잠 못 드는 날이면 유난히 풀벌레 소리가 귀에 젖는다. 참 시끄럽다 싶기도 하고 참 열일한다 싶고 니들 삶도 고단하겠구나 싶고 뭐 그렇더라... 아침저녁으로 서늘하야 그런대로 살만한데 사흘들이로 비가 추적추적~~ 마치 가을을 재촉하는 그런 비가 내리더라. 그러다가 쨍쨍 내리쬐는 햇볕은~ 또 여름 막바지 힘 쓰는 걸 느끼게 하고... 참으로 다양 다사다난한 여름 보내기다. 매주 고구마 줄기를 두어 구루마 잘라와 다듬어서 나무꾼 일터로 보낸다. 반찬 중에 고구마줄기 반찬이 제일 인기라고... 다들 좋아하니 참 다행이다. 반찬이 변변찮아서 딱히 뭐 하기가 그런데 잘 드셔주니 고맙지 뭐... 올해 고구마가 심을 때부터 비가 잦아서 줄기가 무성무성~~ 마구 뻗어나가더라. 운반차로 두 차 실어냈을 때도 있는데 다음..

산골통신 2023.08.31

그래도 흐른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일이 많을 예정이다. 늘 조용히 살고싶다고 외치지마는~ 늘 뭔가가 일어나고 지나가고 한다. 건강이 좀 안 좋아졌다. 병원투어를 몇날며칠 했다. 약이 늘었다. 나무꾼도 병원 예약이 되어있고 산녀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한단다. 뭐 이젠 별일이 아니고 그려려니 넘어간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일어나는 거려니... 그리 생각하기로 했다. 마당 방티연못 연이 세 송이 올라왔다. 두 송이가 피고 지고 나머지 한 송이가 필 준비를 하고 있다. 참 곱다... 아쉬람터 연못에 띄워둔 부레옥잠 꽃이 피어난다. 서른 포기 띄웠는데 억수로 많이 번졌더라~~~ 한달여 퍼부은 비와 폭염 덕분인듯 하다. 붕어와 잉어들의 은신처로는 그저그만인듯... 어제 칠석에 작은 산골마을 제비들이 총집합했던가보더..

산골통신 2023.08.23

풀풀풀~

긴긴 장마와 긴긴 폭염~ 그리고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풀만이 남았더라! 식전 일하려고 나서보니 밤새 조금 비가 왔던지 축축하네~ 그래도 날 흐릴때 일하긴 좋아서 시작을 했지. 일하기 전 한바퀴 돌아본 금화규 밭은 태풍에 좌르르 쓰러져~ 꼴이 우습고~ 밑의 사진은 태풍 오기 전 아침나절 찍은 사진이어라... 저 모습은 이제 없네! 울타리를 한 덕분에 고라니한테 상납은 피했고~ 무사히 수확은 할 수 있겠다. 도시 친구들에게 이 사진들을 보내줘야겠다. 가을에 와서 수확하라고~ ㅎㅎ 마당 방티연못 연이 몽우리를 맺었다. 하필 태풍이 모질게 불어대던 그날... 발견했다. 비가 잠깐 그친 사이에 찍은 건데 바람이 막 불어제껴서 건진 사진이 별로 없다.일하러 나가기전 한 바퀴 돌때 발견한 털 무더기들... 여..

산골통신 2023.08.12

잠깐 나가도 땀이...

식전에 잠깐 한바퀴~ 해거름에 후딱 한바퀴~ 그뿐 지속적인 일은 못한다. 나갔다 들어오면 무조건 샤워에 입었던 옷은 세탁기에~ 기냥 땀이 뚝뚝 줄줄... 오늘 한 일이 뭐가 있다고 이러냐... 불암3호 김장용 배추 씨앗이 사흘째 아침에 저리 싹이 텄다. 참 생명은 신기하다. 마당냥이들이 밟고 다닐까봐 빈 포트로 덮어두었는데 이젠 벗겨줘도 되겠다. 뭐가 자라고 있으면 건드리지 않더라고... 한 구멍에 세 알씩 넣기는 좀 많고 해서 두 알씩 넣으려 조심했는데 어쩌다 막 서너알 씩 들어가기도 했더라. 나중에 솎아내어 새싹 샐러드 해묵지 뭐~ 아깝다거나 버릴건 없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흠뻑 주고 있다. 요새같이 뜨거운 날씨에는 금방 흙이 마르더라. 오늘도 이곳 저곳 물 주느라 바빴다. 그래도 다음날이면 물 줬나..

산골통신 202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