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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인듯 가을인듯~

종잡을 수 없는 나날들이다.명자나무 꽃이 피어있더라. 야들이 철이 없네!!!요새 봉덕이 등쌀에 매일매일 산책을 가야한다. 안 가면 그 눈초리에 살아남지 못할듯~상당에 풀어놓으면 저 알아서 잘 논다.두더지 구멍 파느라 열일중!가끔 삼색이와 까망이가 따라붙어서 같이 산책하기도 한다. 희한한 애들이다. 기를 쓰고 따라댕긴다. 산녀를 따라댕기는게 아니라 봉덕이를 따라댕기는거다.밭에 있는 케일잎이 아까워 모조리 뜯어다 건조기에 말려버렸다. 바삭바삭하게 말려 가루를 내놨다. 바질처럼 여기저기 넣어먹어도 좋을듯해서리… 김장을 끝으로 무기력증에 걸렸다. 메주 쑤기는 할까 말까 여전히 머리로만 궁리 중이다. 청국장도 미뤄놨다. 세상 구찮다!!! 지난번 읽다가 펼쳐놓은채 그냥 둔 유라시아견문 2권 3권을 휙휙 주마간산 식..

산골통신 2023.11.28

어쩌다 들은 말

”어디 감히 여자가 남자 발을 밟아! 아이구 세상이 말세야.“ 어쩌구 저쩌구 막 화를 내신다. 산골가는 버스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무심코 앞만 보고 가다가 좌석에 앉아계신 어르신 발을 밟았다. 통로에 발을 내놓고 앉으신 탓인데 내가 못보고 밟은건 잘못이라 꾸벅 죄송하다고 연거푸 사과했더니 하시는 말씀… 자리에 앉아서도 들리는 계속되는 투덜거림… 그때 드는 생각이 저 어르신 가족들은 참 힘들겠다… 특히 배우자가… 산골에 도착해서 걸어들어가는 길에 만난 마을 아지매 내손을 꼭 잡고 등을 마구 두드리시면서 왜 통 안 보이냐고 마실 좀 나오라고~ 산골마을에 같이 말동무할 사람이 없다고 너무 적적하다고… 전에 큰아이 혼례 답례품으로 마을에 돌린 한과는 너무 맛있게 잘먹었다고 인사가 쏟아진다. 아재는 잘 계시냐..

산골통신 2023.11.21

일복

아무래도 일복이 산녀를 무쟈게 좋아라 하나보다. 어제그제그끄저께는 엄청나게 분주하고 바쁘고 힘들고 뭐 그랬다. 사실 김장 날자를 잡지못해 우왕좌왕 하던 중 도시장정이 18일께에 시간이 난다해서 두집만 김장을 하기로 했다. 올해는 식구가 줄었으니 서른포기만 한다고… 그럼 우리도 서른포기만 하자요! 해서 육십포기 배추를 뽑아 절이기로 했는디… 이 장정 좀 보소!!! 세상에나 80포기를 절여놓은겨!!! 산녀가 한눈 파는 새에 속이 덜찬 배추는 숫자에 넣지도 않고 이건 작으니까~ 뭐 이럼서 막 절인겨… 이거 어쩔겨~ 그대가 다 가져갈겨? 안 가져간대… 그럼 어쩔겨~ 우린 김치냉장고 하나가 고장나서 넣을데도 없으야~ 책임져라~ 모른대~ 이 대책없는 도시장정을 보았나 그래… 뭐 하여튼 나무꾼은 일이 바빠 밤에나 온..

산골통신 2023.11.21

해쳐모여 한 판…

이제 겨울이라 시간이 남아돈다. 하릴없이 있으니 좀이 쑤시고… 농사꾼에게 겨울은 선물과도 같지만 쉬는 것도 노는 것도 한 사나흘이면 족하다. 월동채비를 이것저것 더해야하지만 순서가 있는 법이라 차근차근 일정대로 한다. 오늘은 무턱대고 일 하나 벌렸다. 방 안에 있는 소파를 보일러실겸 썬룸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아랫채에 있는 침대 하나를 갖다놨다. 둘이서 맞잡고 하면 수월한 일을 혼자 하려니 세월아 네월아… 뭐 그렇지… 조금씩 되는대로 옮기면 되지 뭐~ 이카면서 영차 끙차 옮겼네. 되긴 되네~ 소파는 창문으로 내보냈고 침대는 문으로 들여왔다. 슬금슬금 밀고 당기고 힘들면 좀 쉬었다가 안되면 되게끔 억지를 써보고… 뭐 하여튼 옮겼다! 이게 중요!!! 먼지투성이가 되어 한바탕 털고 쓸고 닦고 치우고~ 다시금 ..

산골통신 2023.11.14

지지도 갔네…

봉이가 간지 열이틀만에 지지도 갔다. 요며칠간 유난히 사람곁을 찾고 보채더니… 오늘 아침에 갔다. 어제 저녁 못 일어나는 걸 보고 아하… 오늘낼 가겠구나 짐작했다. 어제 눈곱이 끼어 흐르고 걸음걸이가 안좋더라고… 밥도 사흘 전부터 못 먹고 물만 마시고 잠은 자는둥 마는둥 거의 쓰러져 지냈다. 깨어있는 동안엔 산녀 찾아 삼만리… 그리 쫓아댕기고 무릎에 올라와 있으려 했다. 무정한 산녀는 엉겨붙는 걸 싫어해서 그냥 먹을거나 잠자리나 챙겨주고 말았네. 2009년 크리스마스에 태어나 그 이듬해 2월에 우리집에 왔다. 길고양이엄마한테서 태어나 집고양이로 14년을 살다갔구나. 마침 큰아이가 와 있어서 하룻밤이지만 마지막을 따뜻하게 보냈다. 오늘 아침 작은 담요로 폭 싸서 모과나무밑 봉이 무덤 옆에 묻어줬다. 자매가..

산골통신 2023.11.11

일단 다했다.

어제 다듬어 씻어 소금 쳐놓은 알타리 막 뽑아온 쪽파 한 바구니 또 막 뽑아온 열무 두 바구니~ 오늘 담을 김치다. 양념은 작년 김장양념 남은거 냉동에 저장해둔 것 마지막으로 꺼내 해동시켜 쓴다. 모자르면 재료야 넉넉하니 즉석에서 보충시키면 되고~ 일단 알타리부터 씻어 건져 물기 빼놓고 밭으로 열무랑 쪽파 뽑으러 간다~ 열무 다듬는 동안에 알타리 물기는 빠지고… 다 다듬어 씻어 열무는 소금쳐 놓고 쪽파는 건져놓고 알타리 버무리기~ 간을 보니 적당하네! 통과~ 열무 절여질 동안 쪽파 양념에 버무리기 시작~금새 해치우고 점심밥 맛나게 먹은 뒤 열무 양념 모자라 조금 보태서 만들어놓고 열무 버무리기 시작~ 해서리 후딱후딱 해치웠다는 뭐 그런 이야기 되겠다! 알타리는 알이 작아 먹기는 좋겠다. 쪽파는 썰지않고 ..

산골통신 2023.11.08

추운날 쏘댕기기~

아침에 한바퀴 둘러보니 아이구 추버라… 얼릉 달구시키들 밥이나 챙겨주고 껴들어왔다. 오늘은 일하지 말자~ 고 맘묵고 놀자 싶었는데 계속 날은 춥다카지 가을걷이 뒷걸거지는 다 못했지… 그리고 일을 냅두고 놀자카니 몸도 맘도 안 편해… 에라 답답한 속이나 풀자 싶어 나가서 이것저것 손대가며 설거지를 시작했다. 대봉시랑 단감 따놓은거 선별해서 정리정돈해놓고 대봉시가 홍시가 되면 냉동에 넣어두고 동시로 먹으면 좋다. 단감은 익어서 물러지기 전에 다 먹어치우는게 가장 좋고~ 헛간에 두었던 토란이랑 감자랑 고구마도 박스에 담아 마루방 한짝에 넣어뒀다. 이젠 추운 밖에 두면 안되걸랑… 한참 무거운 박스 들었다 놨다 일을 하다보니 땀도 나고 가라앉았던 기분도 좀 풀리네… 역쉬 사람은 몸을 움직여 일을 해야하는거야. 하..

산골통신 2023.11.07

무시레기 걸자~

밤새 몰아친 비바람이 개고 아침나절엔 바람만 좀 불었다. 날이 그리 춥지는 않았으나 일하긴 살짝 그런 날… 그렇다고 일을 안 하고 방콕하기엔 너무나 심심한 나날들~ 꼬무락 꼬무락 작은 화분들을 썬룸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상추화분 19개를 옮기고 뒤늦게 싹이 튼 상추들은 비닐하우스 안으로 옮겨 심었다. 그래도 뭔가 일을 더 하고 싶어 돌아댕기다가 무청이 만지기 좋게 시들어있어서 아이구 잘됐다~ 이거나 하자 하고 퍼질러앉았네.처음 무가 쌓여있을때 사진을 찍지 않아서 많아 보이지 않는데 저기 한가운데에 산처럼 쌓여져 있었다. 이걸 언제 다 하노… 오늘 못하면 내일하지 뭐~ 이런 생각으로 시작은 했지.척척 무청과 무를 칼로 잘라서 나눠놓고 무를 저장통에 옮겨 담고 무청만 따로 쌓아놨다.전에 소를 키우던 외양간인..

산골통신 2023.11.06

술 취한 날~

이제 술 함부로 마시지 말아야겠다. 취해버렸어~ 이정도 술은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이젠 몸이 견디지를 못하는구나. 음… 마음을 비워야겠네~ 술은 두주불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모인 사람들 중에서는 언제나 제일 많이 마시고 끝까지 남아 뒷정리까지 할 수 있었는데… 어제는 제일 먼저 뻗었다네~ ㅋ반찬이 마땅찮아 며칠전 담은 고들빼기랑 돌산갓김치 깍두기 부추겉절이 그리고 작년 김장김치~ 기름장이랑 양념된장이랑 상추랑 이케 내놨다.손님들이 수육거리를 사와서 가마솥에 불때서 삶고 딱 45분 삶아야한다고 시계까지 재가면서~ 가시오가피 가지랑 대파 양파 마늘 된장 기타등등 넣고 푹푹 삶아냈다.너무 맛있어서 금방 해치워버리는 바람에 술안주가 모자라… 고기 누가 사왔냐? 앞으로는 더 사와라 알겄냐?! 산녀가 마구 혼을 냈단다 ..

산골통신 2023.11.05

손이 커서 탈이여…

고들빼기 스무단 절여서 큰 다라이로 하나 그득 버무렸다. 쌉싸름한 것이 아주 맛있네! 고들빼기는 써야 제맛이지~ 요즘 재배한 건 쓴 맛이 안 나서 별루여~ 알타리무도 담아야하는데 다음주에나 뽑아야 한단다. 아직 굵기가 적당하지 않다네. 본격적인 김장 전에 자잘한 김치 만들어두기 시작이다. 고들빼기 알타리무 쪽파김치 열무김치 돌산갓김치 등등… 열무도 내일 뽑아 절여야겠네… 쪽파가 자꾸 키가 커서 그놈들도 솎아내야 하겠고… 김치양념을 작년 김장때 남은 것을 소분해서 냉동고에 두었더니 일년내내 김치양념 걱정없어서 좋더라구!!! 올해도 넉넉히 만들어서 저장해놔야지~ 아주 요긴하게 썼으요~ 오늘 고들빼기 김치도 작년 김장양념으로 버무렸다구!!!배추고 무고 간에 뭐든지 절이기만 하면 양념 꺼내서 그대로 버무리기만 ..

산골통신 2023.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