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바퀴 둘러보니 아이구 추버라…
얼릉 달구시키들 밥이나 챙겨주고 껴들어왔다.
오늘은 일하지 말자~ 고 맘묵고 놀자 싶었는데
계속 날은 춥다카지 가을걷이 뒷걸거지는 다 못했지…
그리고 일을 냅두고 놀자카니 몸도 맘도 안 편해…
에라 답답한 속이나 풀자 싶어 나가서 이것저것 손대가며 설거지를 시작했다.
대봉시랑 단감 따놓은거 선별해서 정리정돈해놓고 대봉시가 홍시가 되면 냉동에 넣어두고 동시로 먹으면 좋다.
단감은 익어서 물러지기 전에 다 먹어치우는게 가장 좋고~
헛간에 두었던 토란이랑 감자랑 고구마도 박스에 담아 마루방 한짝에 넣어뒀다.
이젠 추운 밖에 두면 안되걸랑…
한참 무거운 박스 들었다 놨다 일을 하다보니 땀도 나고 가라앉았던 기분도 좀 풀리네…
역쉬 사람은 몸을 움직여 일을 해야하는거야.
하릴없이 들앉아 있으면 뭐하노!
계획을 세워 일을 하는게 아니라 그저 닥치는대로 눈에 띄는대로 일을 하는 스타일이라 하루일이 대중없다.
그냥 들어가서 쉴까 하다가 정짓간 아궁이 앞정신사나운 박스 나부랑이며 봉덕이랑 마당냥이들 살림살이가 눈에 거슬려…
버릴건 버리고 챙길건 챙겨놓고 교통정리를 한바탕 해제꼈다.
그리고 아랫채 손님방 이불정리하다가 이불빨래 한바탕 해널고
그거 하느라고 한나절 다 갔네!
그것도 일이라고 아 글씨~
시골 살림살이가 정리한다고 말끔해지는게 아니여!!!
거기서 거기여~
한나절 청소랍시고 해놓고봐도 손댄 흔적이 뭐 별로…
에라 됐다! 오늘은 여기까지!
저녁나절에 알타리 두 바구니 다듬어서 소금 쳐놨다.
내일 아침 일찍 버무려야지!
이노무 알타리 김치는 참 손이 많이 가…
다듬어야지 일일이 하나하나 박박 씻어내야지
반으로 갈라야지 등등…
겉잎사귀 뜯어낸게 아까워서 따로 모아놨다. 내일 한데 아궁이 가마솥에 불때서 데쳐내야지.
그러면 겨우내 냉동에 뒀다가 나물삼아 먹으면 좋지! 이번 알타리가 잎이 연하더라고!
내일 일거리는 쪽파김치랑 열무김치 담기다.
쪽파를 월동시켜 내년 봄에 먹을것하고 씨앗종구 할 것만 남기고 다 뽑아야 혀.
김장때 양념에 들어갈것도 놔둬야 하는구나.
한 바구니만 김치하지 뭐~
열무도 더이상 밭에 두면 안될거니께 뽑아서 김치 담고~
내일은 그거나 합세!
산골 살림살이 하다보면 일이 너무 많아.
안해도 당장 탈 나는건 없는데 하자하면 한도끝도 없으…
슬쩍 춥고 서글픈 날 하루죙일?! 아니 오후만인가? 어쨌든 쏘댕기며 이 일 저 일 많이 했다.
이 몸이 쥔장을 잘못만나 고생이다 ㅋ
그래도 몸 피곤하게 일을 하고보니 시간도 잘가고 속도 좀 풀리고 좋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