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가 간지 열이틀만에 지지도 갔다.
요며칠간 유난히 사람곁을 찾고 보채더니…
오늘 아침에 갔다.
어제 저녁 못 일어나는 걸 보고 아하… 오늘낼 가겠구나 짐작했다.
어제 눈곱이 끼어 흐르고 걸음걸이가 안좋더라고…
밥도 사흘 전부터 못 먹고 물만 마시고 잠은 자는둥 마는둥 거의 쓰러져 지냈다.
깨어있는 동안엔 산녀 찾아 삼만리…
그리 쫓아댕기고 무릎에 올라와 있으려 했다.
무정한 산녀는 엉겨붙는 걸 싫어해서 그냥 먹을거나 잠자리나 챙겨주고 말았네.
2009년 크리스마스에 태어나 그 이듬해 2월에 우리집에 왔다.
길고양이엄마한테서 태어나 집고양이로 14년을 살다갔구나.
마침 큰아이가 와 있어서 하룻밤이지만 마지막을 따뜻하게 보냈다.
오늘 아침 작은 담요로 폭 싸서 모과나무밑 봉이 무덤 옆에 묻어줬다.
자매가 14년을 같이 살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갔네.
그랴…
니도 가고 나도 가고 순서모를 가는 길이다.
부디 편해라…
앞으로 다시는 집고양이는 안 기를란다.
며칠전 젖뗀 강아지를 데려가라는 연락에 단칼에 거절했네. “절대 노!” 라고…
아이들에게도 신신당부했다.
데려오지 말라고!!!
그간 보낸 아이들이 몇인고!!!
숱한 목숨들이 거쳐갔다.
아침에 지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을 걸었더니 고개를 들어 보더라.
그리고 일하다 다시 가보니 숨이 멎어있었다.
아까 그 손길이 마지막이었던 거지…
알까?! 서운해하지 않으려나…
왜 못해준 것만 기억나고 미안한 마음만 드는 걸까…
삼숙이를 보내고 오래오래 마음이 안 편했는데 이번 지지와 봉이를 보내고는 더 오래 마음앓이를 하겠구나 싶네…
그냥 그려려니 살아야지 뭐…
애써 생각하려 하지말고 애써 생각 안 하려 하지도 말고 그냥 그렇게…
아픈 지지와 봉이 챙겨먹이라고 여기저기에서 보낸 밥이랑 간식이랑 쌓여져 있는데
마당에 오는 삼숙이 새끼들만 신났네…
봉덕이도 얻어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