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울이라 시간이 남아돈다.
하릴없이 있으니 좀이 쑤시고…
농사꾼에게 겨울은 선물과도 같지만 쉬는 것도 노는 것도 한 사나흘이면 족하다.
월동채비를 이것저것 더해야하지만 순서가 있는 법이라 차근차근 일정대로 한다.
오늘은 무턱대고 일 하나 벌렸다.
방 안에 있는 소파를 보일러실겸 썬룸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아랫채에 있는 침대 하나를 갖다놨다.
둘이서 맞잡고 하면 수월한 일을 혼자 하려니 세월아 네월아…
뭐 그렇지… 조금씩 되는대로 옮기면 되지 뭐~
이카면서 영차 끙차 옮겼네. 되긴 되네~
소파는 창문으로 내보냈고 침대는 문으로 들여왔다.
슬금슬금 밀고 당기고 힘들면 좀 쉬었다가 안되면 되게끔 억지를 써보고…
뭐 하여튼 옮겼다! 이게 중요!!!
먼지투성이가 되어 한바탕 털고 쓸고 닦고 치우고~
다시금 정리 해놓으니 봐줄만 하네…
스트레스 쌓였던게 홀라당 날라갔다.
언제고 해야지 해야지 벼르던 일이었는데 오늘 제대로 일 발동이 걸려서 숙원사업 하나 해치웠다!
썬룸에 앉을 공간이 없어 아쉬웠던 참에 소파가 생겼고
아랫채에 필요없는 침대가 제자리를 찾았으니 오늘 아주 쓸모있는 일을 했네그랴…
보일러실겸 썬룸에는 햇살이 엄청나게 들어온다.
한낮엔 따시다못해 덥다!!!
정남향인데다 유리창이 전면에 있으니 그야말로 썬룸이다.
실내용 꽃화분들을 여기저기 놓아두면 참 좋겠네.
이제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아랫채 마루공간을 막아 만든 썬룸도 좋다. 다만 아주 추운 겨울엔 앉아있기는 좀 춥더라. 한낮엔 괜찮은데…
왜냐하면 저짝 아궁이칸에서 바람이 좀 들어오고 또 이짝엔 봉덕이를 위한 개구멍이 있어서 그곳으로 바람이 들어와…
그래서 작은 화목난로를 하나 놓았으면 하는데 전문가 상담을 좀 받아서 설치해야한다.
불이라 위험하거든…
냄비 하나에 다 때려박고 샤브샤브 육수 넣어 푹푹 끓여 묵는다.
목이버섯 양배추 쪽파 표고버섯 당면 등등~
이름하야 샤브샤브이긴 한데…
모양은 저래 뽀다구가 안 나도 맛은 좋다.
바깥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일하고 들어와서 별다른 준비 안 하고 대충대강 있는거 다 넣고 뜨끈하게 훌훌 끓여 먹을 수 있으니 참 좋더라~
어제는 자잘한 화분들을 비닐하우스 안으로 옮겼다.
마당 큰화분들은 나무꾼이 옮겨주고 갔는데 미처 뒤안에 작은 화분들이 있다는 걸 까묵어서리…
할 수 없이 산녀 혼자 옮겨야했네.
까묵는게 일상이라…
이제 남은 화분들은 국화뿐이다.
물호스들도 다 걷어 치우고 비닐하우스 문도 이중비닐을 쳐서 찬바람 막아야 하고
일거리는 뭐 아직도 많다.
하지만 화급을 다투는 일이 아니다보니 설렁설렁하게 된다.
이젠 겨울이네…
햇살찾아 다니며 일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