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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가 갔다…

어제 보니 오늘낼 하겠구나 싶었다. 아침 저녁으로 볼일보러 밥 먹으러 나왔다가 들어가는데 어제는 나와서 다시 들어갈 힘이 없었는지 마당 구석에 앉아있더라… 파리가 몇마리 주변을 맴돌고… 가슴이 철렁… 아 갈 때가 되었나보다! 안아서 옮기려고 손을 대니 옆으로 픽 쓰러져서 못 일어나더라. 그대로 안아서 봉이 잠자리로 옮겨주었다. 밥 먹은 흔적은 있는데 모르겠다. 어젯밤 봉이를 부르면서 숨쉬는지 확인을 몇차례나 했다. 오늘 아침… 툇마루로 나와서 숨숨집 옆에서 죽어있더라. 아마도 늦은 어젯밤이거나 오늘 새벽에 갔나보다. 덤덤하다. 그간 며칠간이지만 이별연습을 한 때문인지.. 지지가 하도 아파서 먼저 갈 줄 알았는데 건강하던 봉이가 저리 서둘러 갈지 뉘 알았나… 정작 지지는 털에 윤기도 나고 이빨과 다리만 좀..

산골통신 2023.10.30

일을 찾아하는 계절~

지금은 그런 계절이다. 그게 가을이지! 상추골에 가을까지 이어서 먹으려고 쌈채소를 종류별로 씨앗을 뿌려두었었는데 늦여름 지독한 폭우때문에 싹이 나는둥 마는둥 흔적이 없어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중 청상추가 소복하게 모여 자라고 있더라… 그래서 스물다섯 포기는 비닐하우스 안에 심었고 서른세 포기는 일단 작은 화분에 심어 썬룸 안에서 키우려고 한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이중 비닐보온을 해줘야 할테고 썬룸 안에서는 아침저녁 환기만 잘 시켜주면 될듯~ 둘 중 하나라도 성공하면 겨우내 이른 봄까지 상추 걱정은 없겠다. 겨우내내 묵은나물이랑 김장김치만 먹고 살순 없잖여~ 아 물론 시내 마트에 가면 널린게 초록초록이지만 여그 산골에는 그런거 없이 텃밭마트를 잘 운영해야한다!도시에서 온 도도오만방자한 고양이 지지봉이 자매..

산골통신 2023.10.26

가을가을2

드뎌 다 했다. 고구마줄기 가마솥에 데쳐 건져 말리기~ 아직 건조기에 토란대가 들어있어 가을 햇살에 말리고 있다. 총 8번 넣었다 꺼냈다~ 산녀 팔뚝 굵어지겠네~ 자알 말려서 나눠먹어야지! 저기저짝 채소가 아주아주 귀하다는 이역만리에도 뱅기 태워 보내고 나무꾼 일터에도 보내고 기타등등 나누고 내도 묵고~ 이제 뭔 일이 남았나… 들깨타작 미뤄둔거 해야겠구나~ 그건 내일 식전에 해야지. 왜냐하면 해 올라와서 타작하면 꼬투리까지 떨어져 나와서 일거리가 많아진다. 식전 이슬이 촉촉할때 두들기면 깨알만 튀어나오지~ 그리고 마늘을 심을까 말까 고민이다. 마늘은 여기저기서 나눠줘서 아쉽지 않은데 마늘잎사귀가 쪼매 아쉽네~ 고민 좀 해보고… 밭에 갔다 내려오다가 길 한 가운데 척~ 가로 드러누운 독사를 만났다. 너 한..

산골통신 2023.10.25

가을가을…

이른 아침 안개가 자욱하거나 아랫채 지붕에 하얗게 서리가 내리면 음 오늘 낮에 따시겠다! 전날 해거름에 하루살이가 얼굴 주위로 몰려들면 내일 날이 덥겠네~ 대충 날씨 파악하는 거다. 오늘 아랫채 지붕에 이슬이 내렸다. 날이 쌀쌀하다. 일하려다가 닭집에만 돌아보고 그냥 내려왔다. 어제 일하다 그냥 둔 토란대에도 밤이슬 아침이슬로 축축하다… 해가 올라와서 말라야 뭔 일을 하겠구나! 그냥 뒤돌아왔다. 이런날 들깨타작하면 최상인 날씨인데도 에라 오늘만 날이냐~ 베어놨으니 어데 가지 못할겨! 뽑아둔 고춧대궁들이 마를대로 말라있으니 걷어치워도 되련만~ 음… 쟈들은 따신 겨울 낮에 해도 된다 뭐! 대충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일을 미루기 일쑤… 저 다알리아를 구근을 캐야한다고라… 이제사 꽃을 피우는디… 쫌만 더 두고봅..

산골통신 2023.10.24

이제 다 잘 될거야!

그래… 이제 홀가분하게 한 짐 덜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이 밭 저 밭 닭집 마당냥이들 봉덕이~ 돌아보고 챙겨주고 휘휘~ 눈인사 하고…돌아보는 이 없어도 잘 지내고 있어서 고마웠고 두루 물도 주고 풀도 대충 뽑아주고…열무랑 상추랑 뜯어먹어도 좋을 정도로 자라서 여기저기 담아주고 오늘도 나무꾼일터로 열무 한 박스 상추 한 봉지 호박잎 한 바구니 배추 한포기 등등 해보냈다. 서리 내리면 호박잎도 끝이니까 부지런히 뜯어먹어야혀~가을상추를 신경써서 가꿨더니 요즘 쏠쏠하게 뜯어먹는다.소국이 필락말락 별처럼 돋아나고 있더라~ 해마다 식구들을 불려나가서 집 안팍을 모두 얘들로 둘러칠거다.강제 독립시킨 아기냥이 여섯마리가 몰래몰래 집 마당으로 들어와 봉덕이랑 숨바꼭질하면서 지지봉이밥을 같이 먹고간다. 사냥으로 배를 채우..

산골통신 2023.10.17

산골 소박한 아침상

나무꾼이 일터에서 돌아오면 아침밥 포함 삼시세끼는 꼬박 차려준다. 맑은국과 담백한 찬을 좋아하는지라 주로 해산물과 나물반찬이 주를 이룬다. 손님들이 오면 신경써서 차리면서 왜 소중한 우리 가족들은 대충 먹냐고… 아이들이 와도 대충 먹는 법 없이 나름 차려준다. 물론 산녀 혼자 있으면 차려먹는게 구찮고 불편하니 큰 접시나 양푼 하나에 모두 때려넣고 비벼먹는게 최고고~ ㅎㅎ 방금 저녁도 대여섯 가지 나물반찬 넣고 맛난 비빔밥 한 그릇 해먹었다. 혼자 있으면 먹는게 부실해진다는데 산녀 사전엔 대충 부실하게 먹는건 없다! 반찬 묵어지는 일 없이 냉장고를 비워야 채워지니까 부지런히 해먹는다. 단감도 물러지기 전에 먹어치워야 하고 대봉시도 익는대로 얌냠 먹고 추석 인기선물인 견과류도 눈에 띄는 곳에 두고 오며가며 ..

산골통신 2023.10.10

돌밥돌밥~

산녀는 어제 오늘 삼시세끼 밥만 했다. 일은 장정들에게 다 맡기고~ 죽을 쑤던 밥을 태우던 몰라라 모르쇠로 밥만 하고 놀았다. 아 물론 텃밭일 이것저것 자잘하게 해야할 일들은 했지만! 일꾼들이랑 같이 나가서 일은 안 했다는 그런 이야기!있는 반찬에 텃밭에서 따온 상추 깻잎에 나물 무침 등등으로 차린 산골밥상이다. 뭐 이쁘게 차릴 줄도 모르고 그냥 대충 담아냈다.저녁엔 솥뚜껑삼겹살에 석쇠숯불구이에 취향대로 고기 궈먹고~ 둘러앉아 모닥불놀이도 하고~맨날 같은 반찬 주기도 뭐해서 교대로 나눠 차려냈다. 감나무 세 그루 감 다 따고 금화규 수확 다 하고 밭정리 말끔하게 해주고 수확한 금화규 작두로 썰어서 씻어 건져놓았다. 국화 화분 엄청나게 무거운 것들 대여섯개 옮겨주고~ 또 뭐를 해줬나… 하여간 나무꾼 지휘아..

산골통신 2023.10.08

찬거리 장만~

내일 손님 서넛이 금화규 수확하러 온단다. 뭐 반찬거리를 해놓지 않아서 괜시리 맘이 분주하네.만만한게 고구마줄기~ 껍질 벗기는게 성가시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래도 반찬거리가 되어주니 해야한다. 퍼질러 앉아 두어 시간 껍질을 깠다. 바로 데쳐서 세봉다리 만들어 두었다. 볶고 무치는 건 내일 하기로 하고~미역줄기가 생겨 볶아놓고 도토리묵 한솥 쑤어두고 며칠전 담은 열무김치 있고 고추찜이랑 고추부각도 튀기면 되겠고 참나물이랑 고춧잎나물도 있구나~ 노각오이랑 애호박나물도 하면 좋겠고~ 또 보자~ 국은 뭘로 하나… 배추가 좋으니 배추된장국이나 끓이면 되려나. 어차피 저녁엔 마당에 불피워 고기 궈먹을 거니까 쌈이랑 김치만 있으면 될거고~ 대충 이러면 되겠다. 댤걀도 있으니 부쳐주고 호박잎 좀 쪄볼까나~ 만만한게..

산골통신 2023.10.06

춥다구~

그제 나무꾼이 춥다고 보일러를 돌리더라. 갑자기 추워진 그런 느낌! 푹푹 찌는 여름과 서늘한 가을 사이의 환절기는 실종되었나벼! 오늘의 이장님 방송~ 65세 이상 무료 독감주사 맞으라고… 백신 소진시까지 맞을 수 있으니 신분증 갖고 나오시라고… 며칠전 다른 일로 진료 받으러 갔는데 그 병원에서 막 끌고가더니 주사를 놓아주던걸~ 이게 뭔 주사라요?! 독감요! 어르신 맞으셔야 해요!!! 히잉… 산녀보고 어르신이래… 최근 뉴스~ 산녀 염색했다! 인생의 이력서인데 왜 염색하냐고 안 한다고 버티고 버텼는데… 다음주 큰일을 앞두고 안 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뭐라 안 하는데 집안 어르신들이 난리가 나버렸어… 어째 자네가 나보다 더 늙었는가?! 이러시는 바람에 올 추석엔 온통 야단만 맞았다! 애들 봐서라도 염색하시..

산골통신 2023.10.05

너무 늦은 국화 심기

봄에 삽목해둔 국화 모종들을 심을 데가 없어서 못 심고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심을 시기를 놓치고… 상당 농막 뒷편 꽃밭에 심을 곳을 점찍어 뒀었는데 올 여름 많은 비에 그만 농막 뒤 축대가 무너져내려 꽃밭들이 파묻히는 바람에… 기존의 국화며 상사화 작약들이 그만… 그리고 올해 국화 심을 공간마져 토사에 파묻혀… 그래서 따로 심을 공간이 마땅치 않아 차일피일 미뤄졌더랬다. 그래도 작은 포트에 계속 살게 할 순 없잖아… 은근 근심거리였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하길 꼭 꽃밭에 심을 이유는 없잖아… 야들은 화분에서도 잘 자라니까 빈 화분들을 모조리 꺼내와서 밭흙을 세 수레 퍼오고 등등… 작정하고 앉아 한나절 국화를 옮겨 심었다. 노랑토종국화 알록달록소국 얼큰이국화 이렇게 세종류를 나눠 화분에 심어놨다. 앞으로 국화..

산골통신 2023.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