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그런 계절이다.
그게 가을이지!
상추골에 가을까지 이어서 먹으려고 쌈채소를 종류별로 씨앗을 뿌려두었었는데 늦여름 지독한 폭우때문에 싹이 나는둥 마는둥 흔적이 없어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중 청상추가 소복하게 모여 자라고 있더라…
그래서 스물다섯 포기는 비닐하우스 안에 심었고 서른세 포기는 일단 작은 화분에 심어 썬룸 안에서 키우려고 한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이중 비닐보온을 해줘야 할테고 썬룸 안에서는 아침저녁 환기만 잘 시켜주면 될듯~
둘 중 하나라도 성공하면 겨우내 이른 봄까지 상추 걱정은 없겠다.
겨우내내 묵은나물이랑 김장김치만 먹고 살순 없잖여~
아 물론 시내 마트에 가면 널린게 초록초록이지만 여그 산골에는 그런거 없이 텃밭마트를 잘 운영해야한다!
도시에서 온 도도오만방자한 고양이 지지봉이 자매가 산골에서 마당냥이가 되어 산다.
2009년생이니 14살인가…
요새 좀 아프다!
지지는 이빨이 아파서 딱딱한 걸 못 먹고 다리가 불편해 절뚝거리며 걷는다.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서 툇마루 위 지놈 자는 숨숨집에 싸버리는 바람에 어제는 그걸 모조리 꺼내 빨아 널었다.
고양이 똥냄새가 오죽 지독해야지~
봉이도 다리가 좀 션찮고 뭐가 문제인지 하루죙일 구석탱이에서 잠만 잔다!
밥은 먹고사는지 먹은 흔적은 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봉덕이가 몰래 다 딱아묵었더라~
새로 담아주고 봉이만 먹을 수 있게 숨겨놨다!
꼬질꼬질 두 놈이 참 꼬라지가 봐줄 수가 없는데 동물병원에 데려가도 별 수가 없다는 말만 들었다.
아이들이 저 모습을 보면 참 마음이 그렇겠다… 10대때부터 키워왔는데…
털빗어주는 빗을 들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북북 빗어줬다. 처음엔 고롱고롱거리며 좋아하더니
다리와 꼬리로 가니까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네…
그래도 붙잡고 긁어줬더니 도망갔다.
산녀는 이제 맘을 내려놓고 쟈들을 어디다 묻어줄까를 생각한다.
니나내나 늙으면 가는거야. 좀이라도 편하게 살다 가는걸 바라는 거지…
그동안 거쳐간 고양이들이 참 많다.
강냉이를 처음 오일장에서 데려왔고 그 새끼들이 무시무시하게 늘어나서 난리가 났었고…
봉숙이랑 똘망이 삼숙이…
이름지어준 애들이 이젠 자연으로 돌아갔다.
똘망이도 여름까진 보였는데 그뒤 안 온다.
영역을 아주 옮겼는지 죽었는지 모른다.
산길을 걷다보면 스러져가는 사체들을 가끔 본다. 눈에 안 띄게 풀섶으로 밀어주고 오기도 한다.
그런거지 뭐… 니만 그렇고 나는 안 그러냐… 니나 내나 그렇게 저렇게 살다가는거지!
오늘은 어제 데쳐서 널어둔 고구마줄기 햇살 아래 마르게 다독거려주고
토란대 얼마만치 말랐나 건조기안 들여다보고~
다음부턴 토란대를 크기와 굵기별로 선별해서 말려야겠다.
마르는 속도가 다르니 너무 마르고 너무 안 마르고~ 문제가 있다.
그리고 말리는 온도도 고추는 50~ 60도인데토란대는 40~45도면 충분할듯하다.
그러니 고구마줄기는 40도 이하에서 천천히 말려도 좋겠구나…
건조기에 쓰여있는대로 할 필요는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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