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가을가을…

산골통신 2023. 10. 24. 08:42

이른 아침 안개가 자욱하거나
아랫채 지붕에 하얗게 서리가 내리면
음 오늘 낮에 따시겠다!
전날 해거름에 하루살이가 얼굴 주위로 몰려들면 내일 날이 덥겠네~

대충 날씨 파악하는 거다.
오늘 아랫채 지붕에 이슬이 내렸다.
날이 쌀쌀하다. 일하려다가 닭집에만 돌아보고 그냥 내려왔다.

어제 일하다 그냥 둔 토란대에도 밤이슬 아침이슬로 축축하다…
해가 올라와서 말라야 뭔 일을 하겠구나!
그냥 뒤돌아왔다.

이런날 들깨타작하면 최상인 날씨인데도 에라 오늘만 날이냐~ 베어놨으니 어데 가지 못할겨!
뽑아둔 고춧대궁들이 마를대로 말라있으니 걷어치워도 되련만~ 음… 쟈들은 따신 겨울 낮에 해도 된다 뭐!
대충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일을 미루기 일쑤…

저 다알리아를 구근을 캐야한다고라…
이제사 꽃을 피우는디…
쫌만 더 두고봅세요!!! 저 눈부신 미모가 아깝다카이요~

알록달록 소국이~ 참 이뿌다!
노랑국화는 아직이고 얼큰이 국화도 아직인데 얘들은 가장 작은 아이가 제일 먼저 피더라!

나무꾼이 보기좋게 문 앞에 놔달라해서리~
뒤뜰쪽 유리문 앞에 화분들을 놔뒀다.

내년에도 삽목 억수로 해야지~
포트에 하지 말고 바로 화분에다 해야지~
그러면 소복소복 소담스럽게 키울 수가 있더라고!!!

풀떼기밥이다.
청상추 적상추 치커리 엔다이브 열무 아삭이 상추 양상추 정구지~
이케 겉절이로 살짝 버무려서 달걀 두개 참기름 양념장 해서 한 양푼 비벼먹었다.
여름 끝자락에 상추들을 심어둔 보람이 있네그랴!!!

토란대를 잘라다 마당 그득 놓고 뚝뚝 잘라 쪼개 널었다.
햇살이 좋으면 그냥 마당에서 말릴까 했는데 금새 먹구름이 몰려온다.
에라~ 하늘이 말리는 일은 하덜말자!
바로 건조기로 직행!

무념무상 토란대를 다 치우고
고구마줄기하고 쌈박질 시작~

작년인가 그때는 그냥 저 잎달린 채로 데쳐 말려 먹었는데 여엉 나물 모양새가 너저분하더라고…
해서 올해는 손이 좀 더 가더라도 잎을 떼어내자 싶어서 무념무상 죽치고 앉아 잎 하나하나 떼어냈다.

하니까 되긴 되는구만!!!
양손 엄지손톱이 쪼매 아리아리 아프지만 이거야 뭐 하룻밤 자면 괜찮을거~
오늘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점심 먹는 시간 빼고 일했다.

날이 어두워지니 더는 일 못하겠고
내일 한데 아궁이 불 지펴서 가마솥 물 끓여 데쳐 널어야지!
겨우내 먹을 나물 두 가지 장만해놨다.
나무꾼 일터에 매일 밥 먹는 일꾼들이 예닐곱 명 된다하니 반찬거리 요긴하게 쓰이겠다.
곧 무 배추 나오고 시레기 우거지 나올거니까 겨울 나물반찬 걱정은 덜었다.

딸아이가 봉덕이 추울까봐 패딩조끼를 사보냈다!
먼저 사준 송아지옷은 이놈이 어따 벗어 내던졌는지 아직도 못 찾았다.
이제 겨울이 오니 노심초사 걱정이 되었던가봐…

아이구 개가 얼어죽었단 소리 못 들었다! 개들은 괜찮아 추위에 강해! 배만 따시면 살더라~
그리고 썬룸 안에 흔들그네가 지 차지인데 뭔 걱정?!
아무리 잔소리 해봤자 소용없더라…
에혀! 봉덕아~ 이번 옷은 내버리고 오지 말아라~ 이거 비싸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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