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제 홀가분하게 한 짐 덜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이 밭 저 밭 닭집 마당냥이들 봉덕이~ 돌아보고 챙겨주고
휘휘~ 눈인사 하고…
돌아보는 이 없어도 잘 지내고 있어서 고마웠고 두루 물도 주고 풀도 대충 뽑아주고…
열무랑 상추랑 뜯어먹어도 좋을 정도로 자라서 여기저기 담아주고
오늘도 나무꾼일터로 열무 한 박스 상추 한 봉지 호박잎 한 바구니 배추 한포기 등등 해보냈다.
서리 내리면 호박잎도 끝이니까 부지런히 뜯어먹어야혀~
가을상추를 신경써서 가꿨더니 요즘 쏠쏠하게 뜯어먹는다.
소국이 필락말락 별처럼 돋아나고 있더라~
해마다 식구들을 불려나가서 집 안팍을 모두 얘들로 둘러칠거다.
강제 독립시킨 아기냥이 여섯마리가 몰래몰래 집 마당으로 들어와 봉덕이랑 숨바꼭질하면서 지지봉이밥을 같이 먹고간다.
사냥으로 배를 채우기 힘겨웠나벼…
그냥 모른척~ 밥그릇을 채워놓곤 한다.
모자란 배만 채우고 가라~
손님밥상이 아니라 나무꾼과 산녀 저녁밥상이다.
그냥 있는거 대충 차린건데 도시에서야 놀래시겠지만 여기 산골에선 육류와 해산물빼고는 다 밭에서 나오는거라 그리 차리기 힘들지 않다.
나무꾼이 생선을 좋아해서 되도록이면 자주 한다.
우리가 이제 노후를 잘 보내야 아이들에게 폐가 안되는거여!
알아서 잘 챙겨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해야하는 거여!
서로를 닥달하곤 한다.
드뎌 지난주에 큰 일 하나 해치웠다!
무사무탈하게 자알 끝나서 아주 좋다!!!
산녀가 주문한 건 단 하나~
예식은 초스피드로 간단명료 깔끔하게 끝내고
하객분들하고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자는 것!!!
해서 여유있게 두루두루 인사 축하 덕담 나누면서 재미나게 즐겁게 웃으며 자알 치렀다!
다시 산골로 돌아와 그대로 뻗었다!
조용하다못해 적막하기까지한 산골에서 살다가 시끌벅적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들 부대끼다 오니 그만 진이 빠져서리~
역쉬 산녀는 산골체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