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녀는 어제 오늘 삼시세끼 밥만 했다.
일은 장정들에게 다 맡기고~ 죽을 쑤던 밥을 태우던 몰라라 모르쇠로 밥만 하고 놀았다.
아 물론 텃밭일 이것저것 자잘하게 해야할 일들은 했지만!
일꾼들이랑 같이 나가서 일은 안 했다는 그런 이야기!
있는 반찬에 텃밭에서 따온 상추 깻잎에 나물 무침 등등으로 차린 산골밥상이다.
뭐 이쁘게 차릴 줄도 모르고 그냥 대충 담아냈다.
저녁엔 솥뚜껑삼겹살에 석쇠숯불구이에 취향대로 고기 궈먹고~
둘러앉아 모닥불놀이도 하고~
맨날 같은 반찬 주기도 뭐해서 교대로 나눠 차려냈다.
감나무 세 그루 감 다 따고
금화규 수확 다 하고 밭정리 말끔하게 해주고
수확한 금화규 작두로 썰어서 씻어 건져놓았다.
국화 화분 엄청나게 무거운 것들 대여섯개 옮겨주고~
또 뭐를 해줬나…
하여간 나무꾼 지휘아래 밀린 일들 다 해주고 떠났다.
떠나는 차 트렁크에 달걀이랑 감이랑 쪽파랑 고구마줄기랑 쌀이랑 등등 실어줬다.
마치 친정 다녀가는 기분이라고 그러드라!
앞으로 감 따는 일은 자기네가 알아서 할터이니 걱정말라고 큰소리 땅땅!
좋은 일이여~
일년 금화규 농사를 지어보더니 내년 농사 계획도 미리 세우더라.
이제 일머리가 생기는가벼!
말린 금화규를 방앗간에서 가루를 내어 환을 만들어와야한다.
이건 나무꾼이 맡아서 하기로 했다.
판매는 장정들이 알아서 할거고~
산녀는 말리는 일을 맡았다.
뭐 줄게 마땅치않아 쪽파나 고구마줄기를 주면 다듬어먹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
귀한 걸 주느냐고 얼마든지 다듬을 수 있단다.
그래서 쪽파 한 박스 고구마줄기 한 박스씩 실어줬다.
어디 <도> 한번 자알 닦아보쇼!!!
마음 수양 억수로 해야할겨요~ ㅋ
이제 밭일 큰거는 다 했다.
김장 무 배추야 뭐 일도 아니고
오늘 텃밭에 거름깔아 파뒤집어서 다듬어놓은
고랑에 월동봄동이랑 월동시금치랑 상추 씨앗을 뿌렸다.
춥기 전에 싹이 터서 뿌리를 내려야 겨울을 잘 날 수 있다네.
이렇게 밭에 일년 중 어느때라도 나가서 찬거리를 구할 수 있게끔 채마밭 관리를 신경써서 해야한다.
그러면 일년내내 나물반찬은 넉넉히 먹을 수 있다.
어제같이 손님들이 와도 텃밭마트 한 바퀴 돌면 만만하게 밥상 하나 거뜬히 차릴 수가 있다구…
큰아이가 근처 볼일이 있어 왔다가 돌산갓김치랑 쪽파김치 맛있다고 한통씩 싸갔다.
지난번 가져간 건 금새 다 먹어치웠다고~
쪽파밭에 가서 솎아 다듬어 씻어 바로 버무려서 한통 싸줬더니 너무 좋아하더라.
딱히 채식주의자는 아닌데 산골에 살다보면 도시 손님들이 오지 않는한 육류나 생선은 잘 안 먹게 된다.
채소만 해도 넘치니까 먹을게 널렸다.
이젠 도시 손님들도 산골식 채소밥상을 좋아라 한다.
이젠 그런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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