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다 했다.
고구마줄기 가마솥에 데쳐 건져 말리기~
아직 건조기에 토란대가 들어있어 가을 햇살에 말리고 있다.
총 8번 넣었다 꺼냈다~ 산녀 팔뚝 굵어지겠네~
자알 말려서 나눠먹어야지!
저기저짝 채소가 아주아주 귀하다는 이역만리에도 뱅기 태워 보내고 나무꾼 일터에도 보내고 기타등등 나누고 내도 묵고~
이제 뭔 일이 남았나…
들깨타작 미뤄둔거 해야겠구나~ 그건 내일 식전에 해야지. 왜냐하면 해 올라와서 타작하면 꼬투리까지 떨어져 나와서 일거리가 많아진다.
식전 이슬이 촉촉할때 두들기면 깨알만 튀어나오지~
그리고 마늘을 심을까 말까 고민이다.
마늘은 여기저기서 나눠줘서 아쉽지 않은데 마늘잎사귀가 쪼매 아쉽네~
고민 좀 해보고…
밭에 갔다 내려오다가 길 한 가운데 척~ 가로 드러누운 독사를 만났다.
너 한가운데 가로질러 막고 있으면 어카냐? 좀 비켜라~
안가? 툭툭 쳐도 꼼짝 안 하길래 이놈이 죽었나? 너 괭이 갖고 올거니까 그때까지도 안 가고 있으면 죽는다이~
서둘러 괭이갖고 와도 꼼짝도 안 하고 있어. 흠 툭툭 치니 얼레? 덤벼?! 히야 이놈봐라…
괭이로 걷어다가 풀섶으로 밀었는데도 힘이 좋은지 금새 피하고 미끄러져내려서 산녀쪽으로 빳빳이 고개 쳐들고 덤비네!
순간 갈등했네!
이놈을 죽여?!
올해초 결심한 게 무너지려하네…
제발 올해는 니 갈길 가고 나도 내 갈길 가고 서로 만나지 맙세! 안 죽인다고 했는데
저리 사생결단하고 덤비면 어카냐~
그래도 눈 딱 감고 괭이로 쳐서 풀섶으로 들여보냈다. 그제사 가버리네…
이노무 동네는 뱀이 너무 많아 ㅠㅠㅠ
다행히 올해는 마당에서 뱀은 한 마리도 못봤는데… 아이쿠 이 말도 조심해야한다 아직 겨울이 안 왔어…
마당냥이들이 사냥한 애들은 많이 봤는데 산녀 눈에는 안 보인걸 봐서는 올해 기후가 얘들한테도 기맥혔나보더라…
아직 찬이슬만 내리고 서리는 크게 내리진 않는다.
이러다가 된서리 맞아서 순식간에 하루아침에 작살나는 날이 오겠지만…
노각오이도 따서 장아찌 담궈야 하고
애호박도 딴다딴다 하면서 마저 안 따고~
쪽파도 솎아내서 김치도 담아야 하고
부지런을 떨어야 먹을게 생기는데…
아침 한나절 고구마 줄기 좀 데쳐널었다고 쭉 늘어졌다~ ㅎㅎ
그것도 일이라고 참내…
아참… 비닐하우스 안에 물 안 잠궜다!
어젯밤에도 마당 물을 안 잠궈서 밤새 콸콸~ ㅠㅠ
물 끓이다가 불 안 꺼서 불낼뻔~
닭집에 나물다듬고 난 찌꺼기 갖다준다고 가져가다가 그냥 온거…
이거 내 머리 속에 강력 지우개 하나 들어있나?!
왜 이러냐…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이가 갔다… (20) | 2023.10.30 |
---|---|
일을 찾아하는 계절~ (22) | 2023.10.26 |
가을가을… (12) | 2023.10.24 |
이제 다 잘 될거야! (28) | 2023.10.17 |
산골 소박한 아침상 (20) | 2023.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