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잠깐 나가도 땀이...

산골통신 2023. 8. 8. 20:18

식전에 잠깐 한바퀴~
해거름에 후딱 한바퀴~
그뿐 지속적인 일은 못한다.
나갔다 들어오면 무조건 샤워에 입었던 옷은 세탁기에~

기냥 땀이 뚝뚝 줄줄...
오늘 한 일이 뭐가 있다고 이러냐...

불암3호 김장용 배추 씨앗이 사흘째 아침에 저리 싹이 텄다.

참 생명은 신기하다.

마당냥이들이 밟고 다닐까봐 빈 포트로 덮어두었는데 이젠 벗겨줘도 되겠다.

뭐가 자라고 있으면 건드리지 않더라고...

한 구멍에 세 알씩 넣기는 좀 많고 해서 두 알씩 넣으려 조심했는데 어쩌다 막 서너알 씩 들어가기도 했더라.

나중에 솎아내어 새싹 샐러드 해묵지 뭐~ 아깝다거나 버릴건 없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흠뻑 주고 있다.

요새같이 뜨거운 날씨에는 금방 흙이 마르더라.

 

오늘도 이곳 저곳 물 주느라 바빴다.

그래도 다음날이면 물 줬나 말도 못할 정도로 마르더라...

 

그래도 오늘 입추!

일교차가 제법 있었던지 처마밑에 둔 화분에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이 고이던걸~

홈통 밑으로도 물기가 있고...

절기는 못 이긴다.

이제 가을 문턱 밟았다!!!

 

어정칠월이라~ 어정어정거리며 보내는 철이다.

가물어서 논에 물이 들어가고 물꼬를 닫아야 한다.

뭐 태풍 온다하니 다시 잠시 물꼬는 열더라도...

 

태풍 지나간 다음에 밭고랑 풀을 잡아야겠다.

풀 뽑는다고 호미로 흙 긁적이면 빗물에 밭흙이 다 쓸려가는 일이 벌어지니 큰 비 오기전엔 밭흙은 안 건드리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병아리들이 다 커서 전에 장등아지매가 부탁한 다섯마리 병아리를 잡으려고 닭집에 들어갔더니 닭들이 난리난리~

며칠전 수탉들 두번에 걸친 탈출 사건에 그놈들 잡아넣느라고 닭집을 온통 뒤집어놓은 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닭들이 산녀만 보면 기겁을 하고 도망친다.

 

첫배 병아리 네 마리하고 두번째 배 병아리 두 마리를 잡아서 박스에 넣어 배달갔다.

다섯마리를 부탁하셨는데 첫배하고 두번째 배 병아리가 크기 차이가 나서리~ 한 마리 덤!

 

전화를 하니 귀가 어두우신지 도무지 알아듣지를 못하셔!!!

그래 할 수 없이 병아리가 든 박스를 가지고 응달말로 갔지비...

 

암탉 한 마리 달랑 키우고 계시더라구..

수탉이 아니라 암탉이니까 같이 넣어 키워도 된다고 해서 닭장에 넣어주고 왔다.

 

"나랑 같이 살자~ 울집에 왔으니 자알 살아보자~ "

그러시면서 모이를 주고 물도 주고 참 좋아하시네!

 

산녀보고 잊지않고 병아리 까서 줬다고 고맙다고 인사하시네.

시중가격보다 반도 안되는 가격만 받았다. 

시중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는지라 더 주려고 하시는데 안 받았다.

마을에서 장사할 생각 없노라고~  그간 인정으로 그냥 드려도 되는데 안 받으실거이니 이것만 받겠다고 했다.

 

올해 산녀가 키운 병아리들이 마을에 세 집으로 이사갔다.

다들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한다.

그럼 됐지 뭐~

 

장마철엔 물 속에서 작물들이 크더니  이젠 폭염에 다 말라 비틀어져간다.

축축 늘어지고 잎이 말라 떨어지는 것도 있더라.

특히 수국은 꼴이 말이 아니더라.

물을 줘도 잠깐 뿐 소용없다. 원체 땅이 말라있으니...

 

태풍이 어찌 지나갈지 걱정이다.

비가 많이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

태풍이 와도 걱정~ 

온통 걱정이네 ㅎㅎㅎ

참 인간살이가 고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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