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풀풀풀~

산골통신 2023. 8. 12. 13:29

긴긴 장마와 긴긴 폭염~
그리고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풀만이 남았더라!

식전 일하려고 나서보니 밤새 조금 비가 왔던지 축축하네~ 그래도 날 흐릴때 일하긴 좋아서 시작을 했지.
일하기 전 한바퀴 돌아본 금화규 밭은 태풍에 좌르르 쓰러져~ 꼴이 우습고~
밑의 사진은 태풍 오기 전 아침나절 찍은 사진이어라... 저 모습은 이제 없네!

 

울타리를 한 덕분에 고라니한테 상납은 피했고~
무사히 수확은 할 수 있겠다. 도시 친구들에게 이 사진들을 보내줘야겠다.
가을에 와서 수확하라고~ ㅎㅎ
마당 방티연못 연이 몽우리를 맺었다.
하필 태풍이 모질게 불어대던 그날... 발견했다. 비가 잠깐 그친 사이에 찍은 건데
바람이 막 불어제껴서 건진 사진이 별로 없다.

일하러 나가기전 한 바퀴 돌때 발견한 털 무더기들... 여기 저기...
이게 뭘까? 고양이들이 비둘기를 사냥했나? 이건 비둘기털이 아닌데? 닭털인데? 흠...
닭집에 서둘러 가보니 큰 닭들은 한나 두이 서이... 다 있는데 병아리들이 어째 없어?
한나 두이 서이... 세어보니 꼴랑 다섯마리? 이게 뭐야???????
 
하이고 이 망할 고양이들!
병아리 사냥한다고 밥주던 걸 끊었더니 이젠 본격적으로 병아리들을 사냥했구나!
어찌 들어왔지?
철망 이 느슨해진 곳이 있네!!!! 참 머리 좋다! 여기를 기어이 뚫고 들어왔구나!
철사로 이리저리 땜빵해놓았다.
어여 새 닭집을 지어야겠구나! 안되겠네~
 
뱀도 서너 마리 잡아다 먹다 남겨놓고~ 야들 어지간히 배가 고프구나!
긴 작대기를 들고 마당에 눈에 띄는대로 고양이들을 쫓아냈다. 안되겠어~ 니들 나가!
이러고는 같이 못산다! 
이제껏 똘망이를 봐서 니들을 냅뒀는데 유효기간 끝났다!

텃밭 풀을 뽑기 시작했다. 땅이 질어서 흙이 뭉텅이로 딸려올라오는데 
톱낫으로 뿌리를 끊어가며 뽑아냈다. 호미도 괭이도 다 소용없다. 
자잘한 풀들은 그냥 손으로 뽑히는데 바랭이와 독새풀 방동사니 등등은 낫질이 들어가야 한다.
쇠비름이 참 잘 자랐다.
참비름도 대파골에 많고~
봄풀하고 다른 게 뭐냐면~ 봄풀은 다닥다닥 자잘하게 자라올라오는데 
호미로 득득 긁어내면 되는 그런 풀들이고
여름풀은 그 수는 작은데 수세가 강해 풀 하나가 한평을 덮기도 하더라~
호미도 안되고 천상 낫이 들어가야한다.

누가 여기를 배추밭이라 할꺼나~
배추 다칠새라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주워냈다.
바구니에 담아 닭집에 던져줬더니 잘 갖고 놀고 먹더라.

대파 달랑 두 골 심었는데 참비름이 덮었다.
잘라다가 나물해먹어도 되지만 에그 이젠 보기도 싫네!

이리 뽑아놓고 보면 참 말끔하고 이쁘지...

잦은 폭우 덕에 밭고랑과 헛고랑 차이가 안 난다. 평평해져 버렸다.
땅 좀 마르걸랑 괭이로 고랑을 지어야지.

이 작은 텃밭 하나를 관리 못해서 저 지경을 만드냐 그래...
이런 텃밭이 네 군데 있는데 모조리 이런 상황이다 ㅎㅎㅎ
 
건너 이웃밭을 볼작시면 참 기맥히다.
얼마나 깔끔하게 해놓으셨던지 풀 하나 없더라.
제초제의 힘이다!
 
다시금 마당은 정글로 변했고~
나무꾼 오는대로 예초기를 짊어지게 해야한다.
다른 밭도 돌아봐야하는데 에라 천천히 하자~
풀 이길 병법? 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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