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두달여 마당과 텃밭은 그냥 내버려진...
풀도 뽑아주지 않고 벌레도 잡아주지 않고 그냥 말 그대로 방치...
산녀 건강 상태도 나무꾼 건강 상태도 그닥 안 좋아서 부부가 쌍으로 병원 나드리에 바빴다.
나무꾼은 어제 드뎌 결과가 나왔다. 다 깨끗하다고... 걱정말라고 그러네. 다만 문제의 증상은 정신적인 문제가 크다고 스트레스 받지 말란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약을 두달치나 받아왔다.
약보따리만 자꾸 커진다.
산녀는 평생 관리하며 잘 데리고 살라고 그러네.
산녀 약도 한달치 만만찮더라 ㅎ
돌아오는 길에 두 내외가 손을 마주잡고 허허~ 웃었다... 이젠 이런 세월이 왔으니 그려려니 하고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느냐고!
그 와중에 먼데서 온 다알리아 꽃이 드뎌 피었다.
화분에 심었다가 답답해 하는 것같아 소나무 밑 햇볕 잘 드는 곳에 이사시켰더랬다. 이제사 꽃이 피었으니 한동안 두었다가 가을에 시들면 캐서 구근을 저장해야지.
한참 이쁘게 필때는 봐주지 못하다가 이제사...
내년엔 좀 신경써줄게 미안...
무 배추밭은 약 80%가 살아남았다.
그간 폭우 비슷한 비가 잦아 밭꼬라지가 엉망이다.
상당의 연못 물이 넘쳐흐른다. 도랑의 물이 땅 속에서 물길을 바꿨는지 연못으로 흘러들어 그만 과부하가 걸린 모양.
물이 넘칠까 싶어 어느정도 물 수위가 올라가면 관을 통해 밖으로 흐르게 했는데 그 관이 어찌 막혔는지... 손을 좀 봐야겠네.
온천지 물이다.
올 겨울에 포크레인 공사 일거리가 제법 되겠다.
고춧대를 뽑아야하겠는데 지고추 찜고추를 따지를 못했다.
농사일이 이젠 버거워졌다.
기력이 없으니 그저 집안에만 있게 된다.
지인이 충고를 해준다.
그럴땐 일을 안 한다는 죄책감같은거 갖지 말고 그냥 쉬라고...
일을 다시 하고 싶을 때까지 아무 생각말고 쉬라고...
한국인들은 그걸 못한다고!
그래서 건강을 해친다고...
한달여 탱탱 놀고 있다.
농사일은 쪽파 심은 뒤로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셈이다.
그저 설렁설렁 눈도장만 찍고 고개를 돌리고 만다.
이러다가 언제고 발동이 걸리겠지...
그때까진 몸과 맘 하자는 대로 하자...
지금은 그저 아무것도 하고싶지않다.
추석이 다가오는데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않다.
추석 지나고 큰 일도 잡혀있는데 그냥 믿거라 맡겨놓고 있다.
이렇게도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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