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무쟈게 덥다.
매번 땀으로 범벅이 되어 들어온다.
아침저녁으로만 일을 하는데도 그러하다.
쪽파밭을 다 만들어서 쪽파 종구를 다 넣고 흙을 다독거려 덮었다.
세 고랑은 구멍 뚫린 검정비닐을 씌워 심었고 두 고랑은 그냥 맨흙에 심었다.
결과를 보고 내년에 참고하려고.
오늘 아침에는 김장 무 밭에 무싹 솎아주는 일을 했다.
햇살이 금새 뜨거워져서 후딱 해치우고 그늘로 피신...
아침저녁 비닐하우스 안 배추골에 물 주는 일을 하고 닭집 갔다오고 늘 일과는 같다.
닭집 올라가는 언덕길 풀 좀 맘먹고 뽑아내고 텃밭 초입 풀들을 좀 걷어냈다.
하면 하는데 하기까지가 참 어렵네...
요즘 유난스레 몸이 피곤하고 힘이 없어서 마치 약먹은 병아리 모냥 비실거리며 살았다.
식은땀이 나고 기력이 없어서 그저 널브러져 있기 바빴다.
그와중에 백내장 수술한 눈이 침침해져서 가까운 것들은 잘 안 보이기 시작하고... 의사샘이 미리 이야기해주셔서 알고는 있었지만 참 그러하다...
다음주에 병원에 가야지.
이래저래 평생 병원하고 친하지 않았던 몸이 이젠 병원 없이는 안되게 생겼구나!
눈이 잘 안 보이니 폰이고 컴이고 할 수가 없더라...
그래도 힘이 없을 뿐 어데 아픈데는 딱히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라할까...
한달여 그런 증상이 있다하니 그저 견디는 수밖에...
가을 준비 밭일은 끝났다. 이제 남은 건 관리하는 것!
매일 아침 나물밭에 안부인사 여쭙고 두루 벌레 잡아주고 물 주고...
새벽으로 서늘하다. 솜이불을 꺼내야할까보다.
밤마다 듣는 풀벌레 귀뚜라미 소리가 유난하다.
계절 중 가장 좋아하는 가을이 왔다.
여름이 가장 견디기 힘든 철이다.
차라리 겨울이 좋다.
방금 솎아온 무싹으로 겉절이 해서 점심 묵어야지~
밭에 가면 늘 먹을게 나온다.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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