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까치~

산골통신 2023. 6. 23. 10:37

까치가 짖는다...
울 작은 산골마을에 까치 서너 마리가 산다.
물건너 마을엔 까마귀가 대거 산다...
가끔 두 종족이 영역싸움을 하곤 하는데~ 희한하게 매번 물건너 까마귀들이 쳐들어오고 꼭 지고 간다~
뭔 이유로 까마귀들이 쳐들어와서 한바탕 싸우고 결국엔 쫓겨가는 모양새인데...
일년에 서너 번 그렇게 전쟁을 치르더라~

옛날에 울 동네 아이들과 물건너 아이들이 냇가를 사이에 두고  돌팔매질을 하며 싸울때도 울 산골 아이들이 이기고 돌아왔단다...
해서 이 골짝 아이들은 건드리면 안되는 걸로 굳어졌다는...

그 까치들이 아침마다 짖는다...
참새 딱새 박새 등등 새들은 좀 자잘하게 시끄럽고
한낮 뻐꾸기는 좀 외로움을 느끼게 하고
비둘기는 한가로움을...
소쩍새는 가슴을 저미게 하는데...

이노무 까치들은 좀 극성이다!!!
물건너 까마귀들과 숱한 싸움에서 전투력이 세졌는지~ 한번 짖기 시작하면 끝을 본다...

그래도 까치소리는 은근 기대를 갖게 한다...
뭔 좋은 소식이 있으려나... 희소식 좀 물고 와주렴...
하는 뭐 얼토당토않은 희망고문을 하게 한다는~

오늘도 식전 일을 끝내고 들어와 마당 평상에 앉으니 까치들이 한바탕 짖고 갔다...
참 쟈들은 어지간혀...

어제 오늘 국화 가지치기를 해주고 버리기 아까운 애들 골라서 삽목을 했다.
노랑국화 울긋불긋 소국 그리고 꽃송이가 얼큰 국화 세 종류다.
양이 많아 포트에 못하고 길쭉한 텃밭용 화분에 줄줄이 꽂았다. 나중 뿌리가 나면 다시 옮기더라도...

어제는 단오라 마을회관에 모여 닭도리탕을 시켜묵었다.
이젠 밥하고 국하고 반찬할 일손이 없다네~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60대와 중치기 70대 아지매 몇몇이 모여 상을 차리고 치우고 했다.
이 다음 복날에는 아마 식당으로 갈지 시켜묵을지 아마 그럴듯하다.
마을사람 다 모여봐야 밥상 여섯 개면 충분하더라...

단오에 풍물패 꾸려서 놀고 큰 소나무에 그네 매어 솔방울 따오기 그네뛰기 시합도 했었는데...
그 그네에 울 아이들이 잘 놀았었는데...
이젠 그네 매줄 사람도 없고 뛸 사람도 아이들도 없구나...

장마 오기 전 감자도 캐야하고
밭고랑 풀도 한바퀴 더 돌아야한다.
오늘내일 또 푹푹 찌겠구나~
어제는 일하기 참 좋았는데...

집 앞 문제의 전봇대에 까치 한 마리 시끄럽게 짖는 중...

첫번째 엄마닭 알 열개 중 병아리 여덟마리 까서 다섯마리 살았는데 두고봐야한다.
두번째 엄마닭네도 병아리 소리가 나는데 아직 안 들여다봤다. 내일쯤 둥우리 정리를 해줘야지...
세번째 엄마닭네는 7월 첫주나 되어야 까나올거다.
이번 애들 잘 키워서 나누고 해야지...

봉덕이의 뼈다귀 사랑~
물고 뜯고 씹고 아주 열심이다!
고구마농사도 야무지게 지어서 마당 여기저기 고구마덤불이 막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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