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옥답이라고...
먼데 밭들은 묘목을 심어 버리고
집 가까운 밭들만 가꾸려고 작심했었다.
요즘 집에서 산까지 이어지는 천여 평 묵밭을 야금야금 파들어가고 있다.
생전 엄니가 그 너른 밭을 손수 가꾸셨는데 훌쩍 가신 뒤 그대로 묵혀져있다.
감나무 두릅나무 매실등 수백그루 심겨져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죽는 놈들이 생겨나고 차차 밭은 비어져 가고 묵밭이 되어갔다.
닭집근처부터 시작했다!
저 풀들을 나무꾼이 해결해주고 관리기나 트렉터가 들어가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애매한 난코스다!
그렇다고 삽과 괭이를 들고 하자니 이건 쓰잘데기없는 중노동이다... 말 그대로 삽질이다!
해서 수없는 고민과 잔머리를 굴린 끝에 야금야금 조금씩 파들어가기로...
풀은 낫으로 대충 쳐내고 그 위에 시꺼먼 부직포를 낑낑거리고 들고와서 좌라락 깔아
군데군데 고정핀으로 팍팍 박아버렸다.
이 뜨거운 햇살에 깔린 풀들은 며칠만에 싹 죽는다.
그대로 거름이 되는 것이지!
풀만 없다면 그뒤 일은 일거리도 아니다.
대충 거름 내어 갈아엎고 뭐든 심으면 된다.
오늘 한 곳은 한 삼십평 되려나~
들깨를 심을 예정이다!
그 위로 한 백평 됨직한 밭이 이어져 있는데 그곳도 이 방법으로 풀을 제거할 예정이다!
나무꾼이 예초기로 해주면 좋고~ 안해주면 낫질해야지 뭐!
일손없는 아낙네가 화전밭 일구듯이 하는 방법이다!
남들하듯 트렉터로 갈거나 제초제를 치면 되는 일을 ㅠㅠ 사서 생고생이지 뭐 ㅠㅠ
그 윗밭부터는 트렉터가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 할 여력은 없다.
산녀의 속셈은 문전옥답 텃밭용 뿐이다~
이런 무식한 방법을 써서 다시 복원시킬 밭은 이백여 평이면 충분하다~
얼마전 작은놈 외국인 친구가 다녀갔는데 그 친구 말이
니네는 부자라고~ 마운틴을 갖고 있다고!!!
그 소리를 듣고 웃었는데... 사실 이 산골짝은 밖에서 보면 그야말로 산이다. 그 산 귀퉁이를 개간해서 살고 있는 것인데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마운틴 그 자체라고!!!
한국에 한달 여행을 왔다갔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고 멋졌던 일이 여기 산골에서 하룻밤 잔거란다...
어메이징했단다!
가을에 필히 또 올거란다.
소나기가 그친 바깥세상은 불볕더위다!
허덕거리며 일하다가 쫓겨들어왔다~
닭집엔 암탉 세 마리가 알 서른여나문 개 품고 들어앉았다.
다음주 중에 둥지 두 군데서 병아리가 까나올거고
그제 수요일인가 고집 억수로 센 암탉 한 마리가 기어이 알 열두 개를 차지했다!!!
7월초에 까나올거다.
뭐 하여튼 차례차례 병아리 나오면 한달 키워서 장등아지매 다섯 마리 주고 나머지는 우리가 키우면 된다.
부화율이 한 70프로 되니까 그정도면 만족이다.
삼남매 아기고양이중 두 마리 암컷이 새끼를 낳았는데...
희한하게 공동육아다...
새끼는 여섯마리 엄마는 둘~
아장아장 마당을 뛰댕기고 논다...
엄마냥이 둘이아침마다 캔 내놓으라고 쫓아댕기는데 이러다 조만간 저 여섯마리 아기냥이들도 산녀를 아침저녁으로 쫓아댕기지 않겠나... 걱정이다!
이건 뭐 피리부는 사나이도 아니고 고양이들이 줄줄이 따라댕기는 산녀라니...
공동육아인게 틀림없는 것이 새끼들 발육상태가 다르더라구~
통통거리며 뛰댕기는 놈들이 있고
다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어기적거리며 댕기는 놈들이 섞여 살더라구!!!
두 마리가 한 일주일이나 열흘 간격으로 출산을 한 모양이여!!!
참 쟈들도 웃긴다. 지들이 태어난 헌 건조기 안 박스에 자매가 커서 동시에 새끼를 낳고 같이 키우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