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이제 여름

산골통신 2023. 6. 7. 20:14

덥다.
그늘만 찾아댕기고 션한 아침저녁으로만 일을 하게된다.

식전에 수세미 두 판 심을 밭고랑 장만하고 물 흠뻑 주고 수세미 모종을 날나리 심었다.
내년엔 저짝 놀고 있는 저짝 밭에 비닐하우스 골조를 꽂아 수세미터널을 만들어야겠다. 수세미랑 조롱박이랑 그런 애들만 심을 수 있게~
두 군데 만들어서 호박이랑 오이덩굴도 올리고 그러면 좋겠다.

어데가서 머슴 하나 보쌈을 해와야 내 하고싶은 일들을 하고 살 수 있겠구마는... 심히 안타깝네!!!
하루 일 끝내고
해거름에 평상에 앉아 맥주 패트병 하나 까고 있다.

고추밭 구석 풀 한고랑 잡고~ 오늘 일 땡쳤다.
들깨가 싹이 안 튼다... 이 뭔 일인지 모르겠다.
두번이나 씨를 뿌려도 안 터서 이웃집에 씨앗 얻으러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다.
내일모레까지 안 트면 실패이니 더 기다리지 말고 쪽박 하나 들고 씨앗 꾸러 가야겠네!!!
그간엔 집에 있던 들깨씨를 파종해왔는데 작년에 씨앗 하나 사서 뿌렸더니 야들이 유전자조작인가... 후세를 안 보려고 하네...
감자도 씨감자를 사서 재배했다가 이듬해 그애들을 싹틔워 심었더니 올해 감자농사 엉망이다!!!
앞으로 이 지구는 식량전쟁으로 난리가 날거다.
다국적 종묘회사들이 곳곳에서 횡패를 부리고 있으니 해마다 그들이 파는 씨앗을 사서 심어야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작년 올해 겪고 있는 이 사태가 바로 증거다!!!
그들은 전쟁준비를 마쳤고 뒷짐지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을게다.
우리는 그냥 속수무책으로 두눈뜨고 당하고 살고...

큰 소나무 두 그루 있는 밭에 복분자랑 산딸기 구지뽕 아로니아 체리 등등이 살고 있다.
체리는 아직 안 열렸고 구지뽕이랑 복분자는 많이 달렸으니 안 익었고 산딸기가 무쟈게 열렸네...
주섬주섬 서너 주먹 따서 입에 털어넣었다!

매일같이 와서 따묵어야지!!!
복분자도 좀 있으면 자알 익겠다~

내년에 체리 열린다고 해서 사다 심었는데 몇해가 지나도 안 열리는 체리나무...
이번에도 속았나!!!

아쉬람터밭에 심은 옥수수는 잘 자라고 있다.
금화규는 수백포기 8고랑 심었는데 꼴랑 10포기 겨우겨우 숨붙이고 살아있더라...
고라니가 아주 별미로 자알 잡수셨어!!!

다시 파종한 금화규 네 판을 이번에 심고 고라니망을 둘러쳐야겠다.
둘러친다고 야들이 안 들어올까 싶지마는...
그래도 뭐라도 해봐야지.

텃밭에 근대싹을 야곰야곰 뜯어먹더니 맛이 없나 더는 안 오더라...
고라니들은 새싹을 좋아하지 자라면 안 먹더라!

아쉬람터 연못 잉어 식구들은 잘 살고 있다.
먹이를 뿌려주면 참 맛나게 먹는다. 바글바글이다!
수달이나 왜가리가 더는 오지 말아야할텐데...
갸들도 키워서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으려나...

내일부터 매실따기에 들어간다.
매실액 담을 통도 장만해야하고 이것저것 일이 많다.
이번주 들이닥칠 세 팀이나 되는 손님들에 대한 아무 대책을 안 세워놨다.
이젠 머리에 과부하가 걸려 그냥 되는대로 할란다...
산녀가 꼼짝 안 하면 자기네들이 알아서 하겠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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