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비와 비 사이~

산골통신 2023. 6. 29. 10:16

비가 오려고 꾸무럭 꾸무럭 시동을 걸고 있다.
큰비가 온다고 예보는 되어있는데 아직 시작을 안해서 둘레둘레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비가 오고 난 후 그 다음 비가 오기 전까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풀에 뒤덮이지 않을 수 있다.

약간은 서늘하고 약간은 후덥지근한 요상한 날씨의 반복이다.

마당가 자귀나무는 꼭 이럴때 만발한다.
꽃나무가 귀한 요즘 노란 모감주나무꽃과 분홍 자귀꽃은 참 멋지고 눈이 호강한다.

봉덕이는 요즘 늘어지게 잠만 잔다.
지지와 봉이에게 주는 간식을 하도 탐을 내서 가끔 주는데 이놈은 개밥보다 고양이밥을 더 먹고 산다.

14살이 된 도시에서 귀양온 까칠 지지와 징징 봉이는 요즘 아랫채 썬룸 마루칸에서 봉덕이와 한 공간에서 산다.
아랫채 방에서 키우다가 며칠전 그만 내보냈다. 이젠 산골살이도 적응되었으니 니들도 마당냥이로 살아라~ 했다.

봉덕이가 그간 삼숙이 새끼들을 다 내쫓아서 이짝 마당엔 지지와 봉이밖엔 없다. 가끔 삼색이와 뚠뚠이가 다녀가지만 그건 어쩌다 오는 거고...
봉덕이가 질투가 아주 심하다.
하지만 노쇠한 지지와 봉이에겐 함부로 하지 않는 걸 보면 지들 세계에서도 경로사상이 좀 있는듯하고...
지놈이 산녀 눈밖에 안 나려면 지지와봉이를 구박해선 안 된다는걸 터득한 모양이다.

지지는 아마 오래 못 살듯하다. 잇몸이 다 망가져서 밥을 잘 못 먹는다. 삐쩍 말라서 피골이 상접해있다.
아이들이 안타까운 맘에 병원에도 데려가봤지만 치료가 안되고 소용이 없단다.
그래서 먹기 쉬운 캔만 주고 있다.

도시에서 애완용품점을 하는 친구가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지난 것들을 왕창 보내줬다. 우리집에 개와 고양이가 많으니 이짝으로 재고정리 땡처리를 하라고 했다. 덕을 많이 본다~ 고맙다 친구야!

날이 잔뜩 흐리다.
뭔가 일을 더해야할 것 같은 그런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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