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나물밭 이사시키기 끝!

산골통신 2023. 4. 12. 14:23

드뎌 끝냈다.
첨엔 못할 줄 알았으... 저걸 하기는 해야하는데 가능할까...
머리를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도리도리를 치며 하세월 보내다가~

어느날 엉디방석 하나 깔고 앉아 호미 하나로 덤볐지!
하다 못하면 말지 뭐 이카면서...

다행히 봄비 온 뒤라 흙이 포실포실 푹신푹신하야~ 호미질에도 힘이 안 들고 부지깽이나물이 원체 뿌리가 깊지 않고 옆으로 번져가는 애라서 캐기가 쉬웠다.

옆 헛고랑에 줄줄이 캐놓고 이틀에 걸쳐 옮겨 심었다.
그 윗밭에 가생이로 감나무 때문에 뭘 심어먹지 못하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가 딱 맞춤이라...


여기 다 못 심으면 그 맞은편에도 풀밭이 있으니 모종이 남으면 거기다 마저 심기로 하고 일 시작했지!
근데 웬걸~ 거기까지 심을 것도 없네~ 감나무밑에 모두 다 들어갔어! 잘됐다...

이제 나물들이 이사가고 남은 밭에는 거름을 펴놨으니 파뒤집어서 고랑 만들어야지.
이제 네 고랑이 만들어지니 고추 100여 포기 심으면 될거야.
그럼 우리 1년 먹을 고춧가루는 나오겠지!
나눠먹을 고춧가루는... 음... 모르겠다~ 그건...
자력갱생 알아서 하라고 통보했다마는...
언제까지 산녀가 그네들 것까지 책임져줄 수는 없잖아.

옥수수를 무쟈게 좋아라 하는 도시 지인들이 있다.
작년까지는 그냥 농사지은 거 나눠먹었는데 이젠 더는 안되겠다 하고 니들이 와서 직접 밭 갈아 심고 가꿔서 가져가라고 해버렸다.
내 몸이 언제까지 천하무적 무쇠도 아니고 못하겠다 그랬지!

그래서 이번 주말에 다들 와서 거름 깔고 밭 갈고 고랑 만들기로 했다네~

농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옥수수를 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아.
감자 심을 때 옥수수 심을 때 연락하래! 와서 심어준다고!!!
하이고 이살람들아~ 심는건 강아지도 할 수 있어!!!
그 전에 심을 밭이 장만되어야지! 맨땅에 헤딩하냐?

한소리 해버렸다!
그랬더니 이번주 와서 밭을 만들겠다네!
그래서 산녀가 그랬지!
그럼 옥수수 모종은 키워줄게! 밭장만하고 심고 풀뽑고 하는건 그대들이 하셔!!!
그러면 여름에 옥수수 다 가져가도 암말 안 할게!!!

마당 수돗가 옆 토끼풀이 쳐들어와서 저 난리가 났다.
제때 안 뽑아준 산녀의 게으름 때문이지...

거기에 네잎클로버가 있었네?!
오늘 아침에도 하나 발견!!!
진짜 행운이 찾아왔으면 참 좋겠다요~


나물밭 이사 다 시키고 털털거리고 내려와서 새로 생긴 썬룸에 앉아 복실이네 아저씨가 주고간 미니건빵 안주 삼아 켄맥주 한 병 까고 있다.
봉덕이가 호시탐탐 건빵을 쳐다보길래 한 줌 주고~

하루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 앉아 멍때리기 해도 좋잖아~
나라고 허구헌날 일만 하란 벱 있어?!

여기저기 풀들이 기승을 부려 호미질 해야 할 곳이 천지다.
특히 마당!!!
그냥 두고보고 있다~
잔디깎기로 한차례 밀어부쳤는데 디딤돌 사이사이는 안되니까... 언제고 날 흐린 날 잡아서 초토화 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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