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나물밭 이사시키기~

산골통신 2023. 4. 11. 17:21

어제 하다 만 나물밭 이사시키기~
오전엔 비닐하우스 안에서 씨앗들하고 노닥거리다가 오후에 나물밭에 올라갔다.
대충 심을 곳을 미리 풀을 뽑아내어 손봐놓고 바구니에 부지깽이나물 뿌리를 담아 날랐다.
흙이 부드러워서 호미질하기도 좋고 촉촉해서 잘 살아붙겠더라.

산녀 일하는 모습을 본 동네 오라비 왈~
동서남북 풀들 군기잡느라 바쁘네~  라고...
맞아유~ 징글징글 풀들이 너무 잘 자라서 애먹네요~ ㅎㅎ

오후늦게 소나기 와자자 퍼부어 후다다 일하던 거 한쪽에 치워두고 집으로 뛰었다. 바람도 막 불어제끼고 비도 막 흩날리듯 뿌려서 이런 비는 우산도 소용없겠더라구.

와중에 샘가에서 네잎클로버 일곱송이 발견하다~
내 평생 네잎클로버 발견하기도 처음이고 그게 내집 마당일줄이야...
그동안 토끼풀 잡초라고 마당에 쳐들어왔다고 엄청 구박했는데~
이젠 구박하지 말아야 할래나~
손 씻다가 무심코 눈이 간 곳에 잎이 쟤가 어째 네개인거 같다?!
유심히 들여다보니 진짜 네개야!!!
참 희한타~ 첨 봤는데 그 옆에 또 있어! 그 옆에 또또~
그래서 일곱 개를 찾았네그랴... 세상에나... 비를 맞으면서 ㅎㅎ

이게 뭐라고 참내...
고이 갖고 들어와서 사진 찍고 책 하나 꺼내서 고이고이 사이사이에 넣어뒀다.

금동할매 편찮으셔서 병원에 가셨다더니 퇴원하셨다고...
이웃에 살아도 말 안 하면 모르고 지나가는게 요즘 세상이다.
뭐라도 드릴게 마땅찮아 댤걀 한판 싸들고 가서 들여놓고 왔다. 식사는 이제 잘 하신다니까 맛이나 보시라고...
아흔일곱 연세가 조심스럽다...
산골마을에 아흔 넘으신 분들이 제법 된다.

우리 밭 길 건너 큰 밭에 이웃이 복숭아 나무를 많이 심어뒀는데
수년 전에 도시 나가사는 아들이 당신 엄니 밭일하지 말라고 일부러 심었던 거다.
며칠전만 해도 분홍 복사꽃이 만발해서 멀리서 보고 참 이쁘다! 했는데...
오늘 보니 꽃이야 다 졌다고 해도 어쩨 밭이 휑하니 빈듯...
내가 눈이 침침해졌나... 왜 나무들이 안 보이지?!
하도 궁금해서 일부러 가봤네!
나무를 싹 베어버렸네!!! 세상에 놀래라...
어찌하려고?!
어르신이 아들네 집에 가시고 빈집이 되고 논밭도 묵어지고 하니 이 봉숭아밭도 치워버리는구나... 할 사람이 없나보다...
하긴 여기저기 묵밭이 늘어나고 작물이 심어진채로 버려진 밭들도 많더만...

열심히 허수아비를 만들어 밭가에 여럿 세워둔 밭도 묵어져있고...
오미자밭도 두 군데나 그대로 방치가 되어 버려져 있더만...
그렇구나...

일오재 마당에 핀 장미조팝꽃~ 멋지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 멋지다!


그리고 마당 장독대 옆에 핀 큰꽃으아리~
얘도 참 이쁘다!

세 송이나 피었네. 줄기에 비해 꽃송이가 너무 커서 참 신기하다.

날씨처럼 우중충해진 맘이 꽃들을 보고 조금 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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