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 나물을 한 고랑 심었었다.
곤달비와 곰취 한 고랑 취나물 한 고랑 참나물 두 고랑 눈개승마 두 고랑 두메부추는 꽃이나 보려고 귀퉁이에 심었고~
그렇게 밭 하나를 산나물밭으로 이름짓고 건성으로 농사지었더랬지.
실은 밭이 너무 많아 줄이려고 일 안 하려고 나름 꼼수를 부린 것이지...
올해 큰 결심을 하고 큰밭 하나 중간밭 세 개를 묵히기로 했다.
밭농사 짓다가 골병들겠더라고...
논농사는 거의 기계가 일을 해주니까 사람 손갈 일은 크게 없는데 밭농사는 사람 손이 필수다.
해서 밭을 묵히는 이웃들이 제법 있다.
연세들어 호미를 놓는 어르신들도 많고...
산녀 또한 체력이 예전같지 않음을 수시로 느끼므로~
이젠 밭일을 줄여야 한다.
텃밭 세 군데만 남기고 모조리 나무를 심고 묵히기로 했다.
문제는 세 군데 텃밭이지...
여기서 그동안 자급자족했던 작물들을 다 키워야 한다는 거야!
그러면 기존 텃밭에 터잡고 살고 있는 애들을 교통정리를 해야한다는 거지!!!
집옆 텃밭은 지난번 보일러실 공사때 겸사겸사 정리가 되었고
닭집앞 밭은 대충 정리를 해놨고
이번에 손 댈 곳은 언덕에 있는 산나물밭인데 얘들이 문제여!!!
다 캐서 딴데로 이사를 시켜야 한단 말여...
어디로?! 몰러...
틈 날 때마다 한 고랑씩 이사를 시키는데
오늘은 부지깽이 나물 고랑을 이사시키는 중이다.
이 나물은 뿌리가 깊게 들어가지 않아서 호미로 찍어 들어올리면 된다.
일단 그 옆 헛고랑에 줄줄이 캐서 놓고 어디다 옮겨 심을지는 내일 생각하기로 했다.
하니까 되더라~
항상 처음엔 엄두도 안 나서 퍼질러앉아 살금살금 호미질 하다가 나중엔 하니까 되는구만 싶어서 끝까지 해치웠다.
거름 두 푸대 줄줄이 깔아놓고 일단 철수~
이로써 이 옆밭에 취나물과 눈개승마만 남고 나머지 산나물은 다 이사를 하는 셈이다. 취나물과 눈개승마 얘들은 갈 곳을 정해놓고 시작을 해야하니께 좀 두고 보자...
이제 이 밭은 올해 고추밭이 될거다.
고추는 연작을 하게 되면 안되는 작물이라 해마다 밭을 옮겨줘야 좋다.
며칠에 걸쳐 한 고랑 풀 뽑고 고랑 만들어 비닐 씌우고 또 며칠 있다가 시간 나면 한 고랑 풀 뽑고 씌우고
그렇게해서 이제야 네 고랑 다 하겠네~
세월아 네월아 했다. 하니까 되는구만!!!
상당 길가에 심은 흰겹명자나무꽃이다. 다른 명자꽃보다 늦게 피더라.
하도 이뻐서 그냥 주저앉아 보고 또 보고 했다.
올 겨울에 이쁘게 수형을 잡아 전지를 좀 해줘야겠다.
봉덕이 낮잠자는 장소다.
보일러실겸 썬룸 공사를 마치고 중문을 어거지로 해달아놨는데
유독 이 자리가 맘에 드는지 이곳에서 자주 낮잠을 자곤 한다.
근데 봉덕아 너 그거 아냐? 그 옆 꽃사과 나무 아래에 삼숙이 잠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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