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일이 이렇다.
대충 계획대로 되기도 하지만 순간순간 툭 툭 튀어나오는 일들이 생긴다.
오늘도 그러했고 어제도 그러했다.
어제는 밭 두 군데를 갈아 고랑을 만드는 일을 했는데 밭이웃 내외가 자기네 텃밭도 갈아달라고 하는 바람에 그거 갈아주고 고랑만들고 하다가
그예 고맙다고 끌려가 저녁까지 얻어묵었다.
도시에서 이사온 분들이라 농사는 여엉 모르신다.
1부터 알려드려야 한다.
그동안 작은 텃밭에 뭔가 이것저것 심어드신 모양인데 고랑도 없고 그냥 평평한 맨땅에 호미로 긁적여 심어놓은...
그걸 나무꾼이 작은 고랑 여섯개밭으로 쨘! 변신시켜줬다.
오늘은
아침나절에 미나리 좀 베어오고 나무꾼 일터에 이것저것 싸보내는 일하느라 분주했는데
마을 이웃 전화~
고추 모종 가져가라고~ 당신네는 어제 다 심었다고...
우린 올해 100포기만 달라고 했는데 300포기 남았으니 다 가져가라고~
허걱!!!
저 올해 고추 농사 팍 줄일건데요~ ㅠㅠ
어쨌든 남았고 다 가져가라하니 다 가져왔다!!!
고추모종 300포기를 앞에 두고 머리 싸매고 곰곰...
저걸 다 우짜냐...
할 수 없이 고추농사 지어야겠구나~
전격적으로 밭 구획정리한 것을 뒤집어엎어 다시 정리했다.
언덕밭에 고추 200포기 다 심고
텃밭에 100포기 심자!
그러면 다른 작물들은 어디로 가나~
오이랑 토마토랑 가지랑 고구마랑 들깨랑 등등~
다시 심을 곳을 정해줘야겠네.
어제그제 밭 만들어 비닐씌워놓은 아쉬람터 밭에는 밤새 고라니들이 들고뛰어놀았는지 여기저기 그 발길질에 비닐이 구멍이 나고 찢어지고 난리 난리 개난리...
또다시 울타리를 쳐야만 할래나...
산골 이웃들 밭에는 온통 노루망이라고 초록 울타리로 둘러쳐져 있다.
오늘은 좀 쉬면서 마당 풀 좀 밀어버리려했는데 느닷없이 고추를 심게 되었다는~
그냥 모종 두고 나중에 일손 있을때 같이 심어도 되긴 하지!!!
그래도 된다구~
하지만 내일 비가 온다네?!
흠 그럼 또 얘기가 달라지지...
마을 이웃들이 어제오늘 고추 심은 이유는?!
바로 내일 비가 오기 때문이지~
심은 뒤 비가 오면 잘 살아붙거든!!! 비온 뒤 밭에 들어가기는 쪼매 거시기하지...
농사는 하늘보고 일해야하고 하늘이 시키는대로 해야한다구...
해서 할 수 없이 혼자 고추 300포기를 다 심었다는 그런 이야기~
또 그리고 아침에는 미나리를 한 차 베어갖고 왔다.
나무꾼 일터로 보낼 건데 다듬을 시간이 없어서 그냥 바구니에 담아갔다.
가서 거기 사람들이 다듬을 거라네~
하이고 다들 미나리 보고 기절하실건데?!
다 어찌 다듬을려고?!
아니나달러~ 나중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미나리 다듬느라 정신없이 열공 중이라는... 참내!!!
저 차에 담긴 미나리 중 한 바구니만 남기고 다 가져갔다~
우물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줄기가 대단하다.
맑은 물이 끊임없이 콸콸 소리를 내며 솟아난다.
미나리 굵기가 예전만 못해서 좀더 기다렸다가 모내기 할 즈음에 베려고 했더니 미나리 인기가 너무 좋아 여기저기서 막 베어간다.
도시장정들도 이번주나 다음주에 베러 올 예정이다.
산녀도 몇 군데 보낼 곳이 있어 짱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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