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경칩이라던데~

산골통신 2023. 3. 7. 19:57

개구리는 진작 뛰어나왔고 아쉬람터 연못에 헤엄치고 놀더라~ 도랑가에는 개구리알 바글바글!

언제 저리 낳았댜?!
개구리 뛰어나왔으면 뱀도 나왔겠다... 조심해야할 철이 돌아왔다. 이젠 괭이나 낫을 호신용으로 꼭 들고 다니고 목이 긴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한다. 조심하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다!!!


도시 어느 공원 물을 뺀 연못가에 가만히 앉아있는 고양이 한 마리...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지...

어제 갑자기 도시 나드리를 하고 왔다.
급한 볼일 수습하고 또 부리나케 산골로 돌아왔네...
하룻밤 자고 느긋하게 놀다 와도 되련만... 딸린 부록들이 많아 눈에 밟혀서 그냥 눈 딱 감고 잘들 있어라~ 하고 뒤 안 돌아보고 왔네.

산녀 하루 없는 티가 억수로 났단다...
산녀 없는새 다녀간 도시장정네 식구들이 닭집 문을 덜 닫았는지 닭들이 죄 나와 돌아댕기고 있었다더라~
꼭 한 가지는 사고를 치고가는지라 다녀간 뒤 한바퀴 돌면서 수습해야 하는데 마침 산녀가 없었네...

저녁참에 금동할매 막내아들이 전화하길~
어이 친구! 닭 내놓은겨?!
으잉? 아니! 뭔 소리여?
닭이 온통 나와 돌아댕기네!!! 어여 와보소!
아이구야~ 나 지금 먼데 있어! 못가!
어이어이~ 알았소! 그럼 내가 다 해결할게~ 걱정마소!

그후 다 잡아넣고 문 닫아걸고 막고 사진을 찍어 보내주네그랴...
이웃 잘 만나서 참말로 다행일세...

일 저지르고 튄 도시장정에게 한바탕 야단을 해봤지만 돌아오는 답은 모른다네... 안 그랬다네... 문 잘 닫았다네...
ㅠㅠㅠ

희한하게 산녀가 집에 있는 날엔 아무 일 없다가 꼭 없는
날 일이 터져... 이건 뭔 법칙인고!!!
해도해도 티 안 나는 일들~
하나라도 안 하면 금세 티나는 일들...
이러니 하루라도 일 안 할 수가 있나 그래...

오늘 아침 닭집에 올라가보니 암탉 한 마리가 밖에서 돌아댕기고 있구만~
어제 미처 못 들어간 놈이여!
밖에서 용케 들냥이들한테 안 당하고 있었네.
그놈 마저 집어넣느라 한참 하고~

오늘은 소국 화분 세 개 마당가에 땅파서 심고 물주고
자잘한 소국 묵은 가지들 쳐내고
하도 봉덕이 녀석이 상사화 싹 난 곳에 부어둔 왕겨더미를 파고 깔고 눕는 바람에~
왕겨 한 푸대 퍼와서 목련나무 밑에 부어줬다.
니는 여그서만 놀거라~ 저기는 상사화가 자랄 곳이야! 그만 뭉개라~

봄배추 씨앗 파종하고 캄파눌라 네 포기 모종 화분에 심어두고 화분들에 물 좌악 주고...
또 뭐했더라...

갈퀴가지고 텃밭 검부지기들 다 걷어내 무져두고 콩타작하고 난 찌꺼기들 고루 밭에 흩어 깔고
쪽파밭에 괭이로 북을 좀 줬다.

그러는데 마을 이웃 하나가 청첩장 하나 주고 간다.
딸래미 혼사 있다고...

아쉬람터 밭을 이웃 트렉터가 한바탕 갈아주고 갔다.
꼭 오늘 해달라는 게 아니었는데 마침 오늘 시간이 났는지 와서 후딱 갈아주고 가셨네!
트렉터 일년 일한 건 연말정산 해드리겠노라고 했다.

하루가 뭐 그렇게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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