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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심심!!!

조금만 무리를 해도 금새 표가 나게 아프고 피곤한지라 어디 무서워서 일 많이 하겠나 원... 하루에 한가지씩 일을 하기로 맘먹고 아무리 햇살 좋고 시간 팡팡 남아돌아도 일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제까지는 나무꾼이 또 먼데(이번엔 땅끝~ 마라도 ㅎㅎ) 가기 전에 밀린 일 하고 간다고 고추밭에서 연이틀 살았는데~ 총 열세 바구니! 한 바구니당 2근가까이될듯~ 빼빼마른 고추들을 꾹꾹 눌러담아서 꽤 나올듯하다. 오늘 드뎌 건조기에 꾸역꾸역 처넣었다. 짧은 겨울 햇살이지만 널어 말려도 되겠다마는 추운날에 종종거리며 하기도 글코... 또 쪼그리고 앉아 일하지 말라고 해서리... 어제는 심야보일러 물통을 천막으로 둘러싸서 묶었다. 실내로 들여놔야하는데 장소가 없어 바깥에 두었더니 햇살에 바람에 삭아서 잔고장이 나고 ..

산골통신 2022.01.06

다시 일하다...

자의반 타의반 한없이 미뤄졌던 끝물고추 따기! 어느 햇살 좋은 겨울날 하자~ 그러고 미뤄졌던 일. 이리 오랫동안 미뤄지리라 뉘 생각했나 ㅎㅎ 한바탕 심신이 피곤했던 12월을 그럭저럭 보내니 한해가 가려하네~ 일단 이노무 해는 보내고보자 싶었지. 큰아이가 사업하는 일이 잘되고 있다며 저그 아부지 좋아하시는 굴이랑 과메기랑 참치회랑 와장창 보내왔다. 이번 연말연시에는 친구들이랑 동해 일출 보러가야한다고 못온다나... 딸아이도 프로젝트 발표일이 다음주 코앞이라 연구실에서 살아야한다고 못온다하고 막둥이도 인턴으로 채용되어 출근 준비한다고 그러고... 다들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을 해내고 있으니 그부분은 걱정이 없다. 한바탕 난리북새통을 겪은 뒤라 다들 조용조용 조심조심 살아가고 있다 ㅎㅎㅎ 새해... 첫날부터 ..

산골통신 2022.01.02

평범한 일상이란...

집으로 돌아왔다. 현대판 귀양살이가 풀렸다. 아이들은 일터로 훌훌 떠나고 나무꾼은 거의 3주만에 귀가라는 것을 했다... 가고 싶어도 못가는 집이라니... 졸지에 계획하지도 않은 팔도유람을 어거지로 해야만 했다나... 집에 돌아와 그날 저녁 밥상을 차려먹으며... 밥다운 밥을 먹어본다고... 물론 나가서 대접도 받고 맛난 식당에서도 먹고 했겠지만 마눌이 해주는 집밥 이상 가는 건 없었나벼... 이젠 어디 안 가고 조용히 집에서 살고 싶다고... (산녀 속으로 그게 가능한 일이 아닐걸... 당췌 되도않는 희망을 갖고 있구만~) 다시금 시작된 일상... 집이라는 것이 이리 좋은 것이었구나... 하루하루 지루할 법한 일상들이 이리 소중하고 귀한 것이었구나~ 그런 생각이 막막 들었다. 통증없이 걸을 수 있는 것..

산골통신 2021.12.29

버무리고 또 버무리다~

여름 중간쯤에 알타리 무씨앗을 뿌렸지... 뿌리자마자 지랄맞은 폭우에 다 쓸려내려가... 다시 뿌렸지... 그래도 미심쩍어 다른 텃밭 귀퉁이에 또 뿌렸지... 합이 씨앗 세 봉지!!! 그랬던 알타리무가 어찌어찌 살아나 이름값은 하더라구... 도시장정 하나가 알타리무를 좋아해서 한 군데는 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양이 적다고 뽑아서 다듬다 말고 냅두고 갔다. 그러곤 도시에서 열단을 사서 김치를 담았단다.. 뭐여?! 이게 양이 적어?! 도데체 얼마나 먹길래?! 그럼 이것도 먹고 사서도 먹으면 되지~ 두번 담그기 싫다고 마나님이 가져오지 말라 했단다... 해서 산녀가 미운털 하나 소심하게 하나 박아놨다! ㅎㅎ 그래 할 수 없이 그것도 우리가 담고 밭에 남은 것도 다 우리가 담았지 뭐~ 다듬기 구찮아 대충 ..

산골통신 2021.12.02

어마무시한 바람 또 바람...

밤새 바람소리 대단대단... 마당식구들 안 추울까 걱정은 되었지만 뭐 더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걍 들어왔다. 냥이들이야 따뜻한 곳을 기맥히게 찾아내는 재주가 있으니 걱정없는데... 봉덕이는 개집이 있으나 마나 흔들그네 위를 포기하지 않을거니께... 비인지 눈인지 분간안되는 것들이 마구 쏟아지고... 바람에 뭐가 굴러댕기는 소리들 속에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완전무장 뒤집어쓰고 마당엘 나서니 역쉬나~ 오만잡동사니들 굴러댕기네~ 잘 놔뒀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바람이 거셌던지 못 이기고 날라댕겼나벼~ 주섬주섬 거둬들여서 제자리 찾아 넣고 집안팍 살피고 한바퀴 돌았다. 닭집은 안 열어줬다. 이따 추운데 또 올라오기 싫어서... 참새들 수십마리가 닭집 안에 떼지어 살고 있더라... 닭모이를 같이 먹고 사는듯...

산골통신 2021.12.01

나물 반찬들~

큰아이가 냉이를 참 좋아한다. 냉이를 한바가지 캐와서 다듬어줬더니 금새 저리 만들어 대령했다. 무슨 요리든 겁을 안 내고 척척 해내는데 엄마보다 낫다고 엄지 척을 해줬다~ 어제는 뭐를 뚝딱뚝딱 하더니 볶음밥을 해주는데 참 맛이 있더라고~ 군대 있을때 백종원 프로그램을 많이 봤더래... 그거 본 거 가지고 전역한 뒤에 이것저것 만들어봤더니 되더라네? 어렸을 때부터 집안일 부엌일 가리지 않고 시켜먹은 효과가 이제사 나는구만~ ㅎㅎㅎ 지금 도시로 독립해나가 살고 있는데 잘 해먹고 산다고 걱정말라더라~ 먼데 반찬들을 보낼 일이 생겼다. 뭐 대단한 건 아니고 나무꾼이 한 며칠 어디가서 신세를 지는데 먹는게 부실한 곳이라 민폐끼칠까 염려되어 쌀하고 김치 밑반찬 등등을 싸짊어지게 가게 하려고... 쌀 김장김치 깍두기..

산골통신 2021.11.29

별난 놈...

도도하고 오만방자한 도시냥이 지지 도시에서 집냥이로 살다가 졸지에 산골짝으로 이사?! 귀양와 반 마당냥이로 살고 있다. 한번 안아보려면 하악질에 괴성을 지르고 할퀴고 깨무는 바람에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어라... 한배 동생 봉이가 징징거리며 따라댕기면 한대 쳐서 혼내고 가버리는그런 성깔 더러운 언니다. 쟈 나이가 13살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할매여... 그러던 지지가 요즘 산녀를 졸졸 따라댕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닭집으로 뒷밭으로 텃밭으로 아쉬람터로 저 아래밭으로 완전 껌딱지가 됐다. 쟈가 왜 저러냐... 겁나네...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랴... 너 이제 가려고 그러냐?! 쟈 표정 좀 보소! 오늘 밭에 있던 배추들 다 거둬들였다. 폐비닐도 걷어버리고 싹 정리했다. 일손 있는 김에~ 배추를 ..

산골통신 2021.11.28

올해 배추농사 자알~

나름 배추농사 잘 지었고 잘 나눴다. 그러면 됐지 뭐~ 뭘 더 바라냐 ㅎㅎㅎ 이제 남은 배추들 뽑아서 한군데만 더 나눠주고 저장하면 된다. 다음주 중에 날이 잡혔다 소식오면 스무여나문 포기 절여서 실어보내면 된다. 오늘 백여 포기 절여서 실어갔다. 1박2일로 했으면 절이고 버무리고 다 할텐데 시간들이 없어서 그냥 절여만 갔다. 이웃 하나는 오늘 늦은 김장을 하나벼~ 자식들이 다들 와서 분주하게 하드라구... 오늘 날이 참 따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원~ 날이 꼬치같이 춥고 비라도 오고 바람불고 했어봐~ 날씨가 큰 부주했다. 배추뽑아 실어날라 소금물에 절여놓고 마당에 불피워 솥뚜껑 삼겹살 거하게 해묵고 근처 나드리 구경 하나 하고 잘 절여진 배추 바리바리 실어갔다. 덕분에 차려준 밥상 자알 묵었네 ㅎㅎㅎ 막판..

산골통신 2021.11.27

겨울채비~

김장을 끝내고 한숨 푹 쉰 다음~ 또다시 쌩쌩하게 일어나 일을 한다. 산녀 일하는 스타일은 사부작 사부작 꼬무락 꼬무락이다. 전엔 안 그랬다! 전엔 후다닥 툭닥 마치 불도저 밀어부치듯 일을 팍팍 해치웠더랬지!!! 일 순서 정해놓고 마치 전투 치르듯... 안 하면 큰 일나는 것처럼... 그게 울 엄니 일 스타일이었더랬어. 그 밑에서 배웠으니 오죽할겨! 뒤에서 뭐가 쫓아오는 것처럼~ 부리나케 도망치듯~ 오늘 못하면 죽자~ 뭐 이런 식! 그랬던 일 스타일이 슬금슬금 변하기 시작~ 올해부터는 조심조심~ 살살 하게 되더라구... 뭐 그게 세월 아니것어?! 산녀라고 어디 철인인감... 철인 삼종경기 출전한 것도 아니고말씨~ 이제 김장이 1차 끝났으니 슬슬 월동채비를 완전히 해야한다구! 영하로 뚝뚝 떨어지면 고장나고..

산골통신 2021.11.25

김장전~투가 종료되다...

북한에선 김장도 전투라 한단다... 가히 이번 김장은 전투라 할만했다. 주말이라 거들어준다고 내려온 아이셋이 아니었다면 일하다 쓰러지지 않았을까... 일요일이 제사여서 그날 하루는 김장까지 하기엔 무리라 판단되어 미리부터 일을 시작했더랬다. 금토까지 김장을 마무리하고 일요일엔 제사준비만 차분히 하기로... 그랬던 계획이 첫날부터 어그러지기 시작... 금요일에 밭에서 배추를 뽑아나르던 나무꾼이 손님들과 함께 사라져... 혼자 꾸역꾸역 소처럼 일하다가 지쳐 그날 하루는 배추 절이는 것외엔 아무것도 못했다. 속양념들을 손 많이 가는 건 미리미리 준비를 해놨으나 마늘이 좀 부족할듯하여 두접을 마저 까야 했는데 그게 참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다행히 아이들이 맡아 해주어서 그럭저럭 넘어갔고 나머지 재료들을 ..

산골통신 2021.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