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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김치부치개가 땡겼다. 그간 느끼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말이다. 2년 묵은 김장김치를 독에서 꺼내와 반은 쫑쫑 썰어서 밀가루 반죽해서 개고 반은 돼지고기 넣고 들들 볶았다. 해마다 김장김치가 조금 남을 때도 있고 모자를 때도 있는데 2년 전 김장김치가 두어 통 남았더라. 그래 고이고이 묵혀두었지~ 작년 김장김치는 마지막 국물까지 먹어치우는 바람에~ 묵은지는 좀이라도 남겨둬야 한다. 이번 김장김치는 넉넉히 했으니 묵은지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싶었는데 초장부터 쑥쑥 줄어들어가는 김장독이여~ 이 뭔일?! 김치부치개와 김치볶음은 묵은지로 해야 맛나다! 아이들이 이번 김장김치로 했더니 제맛이 안 나더라면서 뭐라 하더라~ 산녀가 그간 먹었던 김치 중에 가장 맛있었고 기억에 남았던 김치는 몇년전 스코틀랜드에 ..

산골통신 2022.01.23

우와우~

저 빙판에서 미끄럼 타면 대박! 헌데 탈 사람이 없네 ㅎㅎㅎ 길로 모래둑을 쌓은 뒤로 길은 괜찮은데 안쪽 우리 일오재 마당이 난리가 났다. 물은 끊임없이 하염없이 흐르고 또 흘러내려온다. 겨울에도 이러니 여름엔 오죽하것어... 이 땅 밑이 온통 물구덩이라고 금동할매가 예전에 그러시더라구.. 금동할매네 마당 밑을 가리키며 그리 말씀하셨다. 그 땅속 물길을 잡아 빙 둘러 도랑으로 빼냈으니 이젠 땅 속 사정이 좀 보송보송 나아졌을겨... 서너 집 정도가 집 뒤안쪽 벽에 습기가 차고 결로가 생기고 했다는데 작년 여름부터 안 생겼단다. 흠... 역쉬 우리 판단이 맞았군! 매일 빙판이 날로 커지는 걸 지켜보는데... 뭐 겨울 다 가야 저게 녹지 싶다! 어제 3차 부스터샷을 맞았다. 보건소에서는 코로나 걸렸으니까 굳..

산골통신 2022.01.22

꾸무리한 날에는 불멍...

그냥 땠다. 불멍을 하고 싶어서.. 방안은 따끈... 찜질하기 딱 좋은~ 하루에 한번 적당량 갈비와 나무를 때면 기분좋게 잠들 수 있는 온도가 된다. 거기서 더 때면 웃목으로 겨올라가서 자야된다구! 서울에선 미친듯이 눈이 퍼붓는다고 한다. 여기 문경에도 눈이 이제 시작한다. 어여 불 고래 깊숙이 들이밀고 들앉아야겠다. 올해 눈은 그닥 쌓이지도 않고 자주 오지도 않는다. 아궁이 앞에 퍼질러앉아 불멍을 가끔 한다. 다른 날에는 어여 나무들 디밀어넣고 다른 일 하기 바빴는데 요새는 그냥 하세월 불 앞에서 멍때리고 앉았다. 솔가지와 갈비가 넉넉해서 맘껏 처때고 있다. 날이 서글프다. 아무리 불 앞이 따뜻해도 방안 만은 못햐... 이래서 다시금 벽난로 꿈을 꾸게 된다. 눈이 함박눈으로 바뀔 조짐이다. 제법 오겠는..

산골통신 2022.01.19

갈비

불쏘시개로 갈비만한 게 없다. 겨울이 닥치면 솔숲으로 갈비 긁으러 간다. 좀만 긁으면 금새 왕겨푸대 하나 그득찬다. 한겨울 군불 때는데 왕겨푸대로 두 푸대면 넉넉하고도 남는다. 이 골짝엔 아름드리 소나무숲이 많다. 산주인이 관리하는 것도 있고 참나무나 잡목들은 벌목을 간간이 해주기때문에 소나무들이 맘놓고 자라기엔 최적이다. 아까 잠깐 푸대 하나 울러매고 갈퀴 하나 들고 동미산으로 가서 한푸대 긁어갖고 왔지. 땔나무야 뭐 널리고 널린지라 잠깐 짬을 내면 하루이틀 땔거이야 아무 일도 아니고 그간 장만해둔 나무들도 많으니 간간이 불쏘시개용 갈비나 삭정이들만 줏어오면 된다. 겨울 한가운데라 소나무 삭정이들이 많이 떨어져있더라. 바람이라도 거세게 분 다음날이면 더하다. 폭설이 내린뒤 가보면 큰 가지들도 막 부러져..

산골통신 2022.01.18

빈집 써묵기~

울 엄니집이 10여 년 넘게 비어있다. 돌아가신뒤로 문을 닫아걸었다. 겨울 한파에 수도와 보일러 동파되면 안되니 간간이 관리만 해주고 있었는데. 산녀가 좀 싫어하는 냄새 중 하나가 빈집 냄새다. 왜그리 싫은지 그건 잘 모르겠는데... 그 썰렁하고 냉한 냄새는 참 사람을 서글프게 하고 눈물나게 만든다. 후일 집임자가 누가 될지 모르지만 우예됐던동 누구라도 와서 살게 되기까지만 산녀가 맡아 관리하고 있다. 헌데 뉘 올꺼나... 제발 누구라도 와라 좀... 육남매나 되는 자식들 어느 하나 오질 못하고 있다. 다들 오고싶은 맘은 굴뚝같으나 현실이 만만찮아 사는 곳을 떠날 수가 없다. 해서 일년에 서너 번 다녀가는 걸로 맘을 달래고 산다. 나중에 나이들어 온다하지만 여기서 더 나이들면 기맥힌데?! 옆집 사는 산녀..

산골통신 2022.01.17

또 빙판 공사 ㅎ

어젯밤 잘 자고 오늘 아침에 올라가보니 허허 참... 연탄재를 흩뿌려놓은 그 윗도랑에 얼음이 얼어 길로 넘쳐 나오더라... 힝... 결국 연탄재를 더 실어다가 막 뿌사서 열나게 뿌리다가 불현듯 일오재 공사하고 남은 구석탱이 모래가 생각나더라구!!! 고생고생 비탈길 오르막길 오르내리며 넘의 연탄재 싣고 올 일이 아니었던게야... 바로 일오재 마당에 모래더미가 있었는디... 아이구 잘됐다. 이게 왜 이제사 생각났누!!! 해서 마구마구 파다가 막 뿌려댔다. 이웃 하나 저 아래에서 멀거니 쳐다보고 그냥 가더라... 이웃 그놈은 이 길을 수시로 이용하는 놈이고 산녀에게 미운털 억수로 박아놓아 산녀를 고슴도치로 만든 장본인이다. 아 그래... 아무리 미워도 동네 길 빙판된것을 이 연약한?!?! 녀자가 어제오늘 이틀..

산골통신 2022.01.15

빙판이 왜?!

아쉬람터 연못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일오재 앞 도랑으로 흘러내려가는데 덮여진 도랑 도관 속 어딘가가 얼어... 계속 녹다가 얼다가 해서 도랑을 뒤덮고 그래도 흘러나오는 물이 그예 길로 물이 넘쳐 며칠만에 길을 빙판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걸 그냥 두고볼 수 없어서 그 얼음덩이를 뭘로 깨던가 녹이던가 하고 싶은데 연장도 없고 방법도 없어서 그냥 원시적으로 해결했다 ㅎㅎ 요새 산골 집집마다 연탄 때는 집이 많아서 연탄재는 널리고 쌨으~ 가까운 이웃 두 집에서 헌 연탄재 세 구루마 얻어다가 빙판 길 여기저기 던져서 깨부쉈다. 쇠삽으로 팡팡 내리쳐서 가루로 만들어 흩뿌리니 좋구만! 이 겨울에 땀나도록 일했네그랴... 여기 빙판이 되어버린 비탈길을 사람이나 경운기 오토바이 전동차 트럭 등등이 오르..

산골통신 2022.01.14

성급하게도...

늘 일을 찾아하고 일폭탄 뒷처리하느라 동분서주했던 몸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꽁꽁 묶여 지내다... 이젠 맘대로 일하기엔 몸이 안 따라줘서 지금도 주방 냉장고랑 구석구석 뒤집어엎다가 아이고... 옛날이여~ 이럼서 좀 쉬자하고 물러섰다... 냉장고는 신세가 훤해졌고 식품저장칸도 말끔하니 교통정리가 되어 이젠 뭐가 어디 있는지 알게됐다 ㅎㅎㅎ 찜솥 뚜껑 손잡이 하나 깨묵어서 헌솥뚜껑에서 손잡이만 분리해내어 갖다 조립하니 그또한 만족이고~ 다른 솥같으면 뚜껑 없어도 대충 덮어쓰면 되는데 찜솥이라 뚜껑이 안 맞으면 안되자노!!! 하마터면 버리고 새로 살뻔! 전같으면 일 시작하면 끝을 봤는데 이젠 쉬엄쉬엄 하게 됐다... 세월이 그리하라면 그리 해야지 말 잘들어야지 우예하노! 텃밭에 그냥 안 뽑고 냅둔 배추들이 아직..

산골통신 2022.01.11

일이 있으나 일이 없다.

늘 산골 겨울은 이러하다. 하루종일 책을 읽거나 멍때리기 산길 들길 무작정 걷거나 마구 싸돌아댕기기 그 외엔 할 일이 딱히 없다. 요샌 식구들이 오락가락하니까 끼니는 대충 두끼만 해먹고 말고 농사일은 찾아 할 일은 없고... 먹고자고밖에는 딱히 일이 없네... 아 물론 일을 찾으면 없지는 않지!!! 집 안팍 창고며 구석구석 헤쳐 모여를 한바탕 해서 새로 깔끔하게 정리정돈 꾸며도 좋겠고 주방 냉장고랑 찬장 뒤집어엎기를 해도 좋겠지... 워낙 농사철에 바쁘다는 핑게로 쌓아두고 무져두고 파먹기만 했으니 정리할 건 태산이여... 일을 찾으면 일이 있으나 뭐 일이 없다. 집안팍 헤쳐모여는 무신~ 냅둬... 이때껏도 잘만 살았는데 뭘.... 주방? 냉장고? 구제불능이여... 가사도우미 분이 주기적으로 출장와주면 모..

산골통신 2022.01.10

심심해서 하나 뚝딱~

울집에 하나 엄니집에 하나 있는데 이번에 사부작사부작 1년 여에 걸쳐 만든 아쉬람터 일오재 마당에 하나 솥뚜껑 삼겹살 구이용 아궁이를 만들었다. 엄니집에는 빨간 벽돌로~ 울집엔 브로크와 빨간벽돌로~ 일오재에는 그냥 냉가벽돌로~ 없으니 우째~ 이거 만든다고 내화벽돌을 돈들여 살 수도 없고 그냥 굴러댕기는 것들 줏어다가 대충 만드는 거지 뭐~ 그러니 이리 같은 모습이 없으 ㅎㅎ 날 좀 풀리면 삼겹살 궈먹기로 이웃들과 약속은 했는데 언제 하려나... 코로나 시국이라 이젠 뭘 하기가 여엉 거시기혀서리... 이러다 봄되면 할 수도 있으려나... 이웃끼리 모이는 것도 없어지고 코로나로 장기간 마을회관이 폐쇄가 되니 모일 장소도 없어지고... 이차저차 끼리끼리 외에는 교류가 뚝 끊어진 그런 느낌... 내야 뭐 워낙 ..

산골통신 2022.01.07